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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리지필드의 대마초 재배시설

뉴저지주에서 나오는 영어로 된 주류 미디어를 읽다 보면 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몇 가지 있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뉴스가 계속해서 시도 때도 없이 나온다는 것이다.

영국 왕실의 엘리자베스 여왕한테는 정말 송구스런 이야기지만, 그 분의 왕실 가족과 관련해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시도 때도 없이 많이 나오는 것도 그 중 한가지다. 사랑 이야기, 아들과 며느리, 손자 손녀 이야기…. 왕실 이야기라 멋있기도 하지만 솔직히 개인적으로 영국 왕실 이야기는 별로 관심이 없다. 미국인들 상당수가 유럽에서 와서 왕족에 대한 본능적인 외경의 감성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좀 그렇다.

또 하나는 마리화나 뉴스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젊은 시절에 마리화나를 피웠거나 물론 현재도 피고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마 대부분의 한인들 역시 마리화나와 관련된 뉴스는 거의 관심이 없을 것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한인사회도 마약과 관련해서는 거의 '청정지역'이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주류 미디어에서는 어떤 때는 일주일에 두세 번은 마리화나 관련 뉴스가 나온다. 의료용 마리화나를 허용했다든지, 기호용 마리화나 허용을 앞두고 있다든지, 찬성이니 반대니, 정치인들 의견은 어떻다든지…. 거미 엉덩이에서 거미줄 나오듯이 뉴스가 이어진다.



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마리화나 뉴스가 한인들에게도 가까이 다가왔다. 바로 뉴저지주의 대표적인 한인타운 중 하나인 리지필드에 마리화나 재배시설(실내 농장)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뉴저지주는 현재 의료용으로 쓰이는 마리화나에 한해서 법적으로 진통제의 일종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환자들이 고통을 잊기 위해 마리화나를 피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뉴저지주는 최근 의료용 마리화나 수요가 늘어나자 주 산하에 있는 20여 개 카운티 별로 한 군데씩 재배시설을 만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인들이 많이 사는 버겐카운티에서는 리지필드가 선정됐다. 리지필드 타운 측은 대마초 재배시설을 짓게 되면 매출 규모에 따라 세금 수입이 늘어나기 때문에 적극적이다. 또한 만들어지는 재배시설이 한인 소유의 대형 수퍼마켓 근처로, 지어지게 되면 인근 철길 지역이 크게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런 결과로 최근 뉴저지 주정부과 리지필드 타운정부는 마리화나 재배시설 건설 계획에 대해 논의를 끝내고 조례 제정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리지필드는 물론 인근에 있는 팰리세이즈파크와 포트리 등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반대 의견도 나오고 있다. 마리화나는 마약의 일종으로, 지금은 의료용에 한정되고 있지만 조만간 기호용 마리화나 사용이 합법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결과적으로 리지필드 재배시설이 버겐카운티 마리화나 문화의 상징같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리지필드 인근 한인타운들에 사는 한인 청소년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범죄 증가에도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 개인적으로도 마리화나를 한 두 번 피우다 걸린 사람을 범죄자 취급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그렇다고 마리화나를 담배처럼 합법화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양다리 걸치기 모습이다. 어쨌든 세금 수입을 늘리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하지만 이래저래 근처에 마리화나 재배시설이 들어선다니까 나중에 도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이나 한 번 가보고 싶다.


박종원 / 경제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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