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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설] 소녀상 훼손, 우리는 무엇을 했나

사진 한 장이 우리를 울렸다. 분노케 했다. 지난주 25일 본지 1면에는 글렌데일 소녀상을 클로즈업한 사진이 실렸다. 신문을 보는 순간, 애국심이 치밀어 올랐다. 소녀상 얼굴 코 주변에 개 배설물을 발라놓은 모욕적인 모습이다.

독자 제보를 받은 본지 사진담당 김상진 기자는 지난 24일 위안부 관련 전시회를 여는 글렌데일 도서관을 찾아 개 배설물이 묻어 있는 소녀상을 발견했다. 소녀상 주변의 화분은 깨져 있었다. 배설물이라고 제보를 받기는 했지만 처음에는 진흙으로 생각했었다. 과연 누가 이렇게까지 추악한 짓을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서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냄새를 맡아 보았다. 개 배설물이 확실했다.

신문이 사진이 나간 뒤 독자들의 "이럴 수가"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등 격앙된 목소리가 신문사에 쇄도했다. 한인사회 대부분의 언론매체가 이를 인용 보도했다. 한국 내 언론은 물론 이곳 LA타임스와 CBS방송도 뉴스화했다.

글렌데일 경찰국은 "한 달 사이 3번째 훼손 사건이 발생했다"며 혐오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결정적 증거인 주변 CCTV는 녹화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사건은 민감한 시기에 발생했다. 최근 격화되고 있는 한일 경제갈등, 글렌데일 소녀상 건립 6주년, 위안부 결의안 통과 12주년 등이 잇따르는 시점이었다. 그렇다고 범인을 일본계라라고 특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언론매체에 소녀상 관련 기사가 쏟아졌지만 오히려 시간의 흐름 속에 무덤덤하게 바라봤던 한인들에게 이번 사건은 큰 교훈을 준다. 역사의 정의와 바른 역사 알리기에 다시 집중해야겠다는 자성의 계기다. 소녀상을 그저 일개 동상, 나하고는 별 상관없는 일로 소원하게 생각하는 잘못은, 수치이자 모욕이라고 배설물은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녀상을 찾아 그 존엄한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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