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기자 칼럼] 그들이 '가질 수 없는 미래'

지난해 초 뉴욕에 와서 처음 만든 친구는 젊은이들이 주축이 돼 환경운동을 하는 시민단체 '선라이즈무브먼트(Sunrise Movement)'에서 활동하는 20대 청년이다.

처음 만난 날 그는 내게 어쩌다 머나먼 뉴욕까지 와서 살게 됐는지 물으며 내가 본 세계 방방곡곡에 대해 취조하듯 캐물었다. 환경 활동에 대해 묻는 내게 한참 기후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던 그는 "그렇게 온 세상을 돌아봤으면 기후온난화가 다른 지역에서 영향을 끼치는지도 봤겠네?"라고 물으며 눈을 반짝였고, 창피하게도 나는 그 자리에서 말문이 막혔다.

보츠와나의 평야에서 코끼리를 봤다, 해수면보다 낮은 암스테르담에서 안네의 집에 갔다, 체르노빌에서 불과 몇 시간 떨어지지 않은 키예프에도 가 봤다고 자랑했건만, 그날 나는 그냥 생각 없이 좋은 것만 보고 사는, 무지하고 무책임한 어른이 됐다.

한편 지난 5월 취재한 팰리세이즈파크 고등학교의 김윤영양은 학교에서 기후변화 운동을 벌여 전체 학생의 25%가 참여하는 집회를 이끌었고, 학생들은 어른들에게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자며 수업 대신 집회에 참여했다. 김양과 친구들은 이후 메도랜즈 발전소 건립 반대 시위에서도 '우리가 가지지 못할 미래를 위해 왜 공부해요?'라는 팻말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그들이 보기에 명백한 인류의 위기인 환경 문제에 대해 '어른'들은 지나치게 관심이 없다. 많은 한인 단체 들의 활동 내용에도, 하루에도 여러 번 오는 제보 전화에도 환경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다.

하지만 주변을 보면 길에서 쓰레기를 줍거나 단체 행사에서 일회용품을 낭비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등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은 많은 한인들의 일상 속에 녹아있다.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대화의 주제로 보지 않는 것이 아닐까. 환경에 대한 이야기가 복잡하고 머리 아픈 일이자 지금 당장 직면한 먹고 사는 이야기와는 동떨어진 것으로 치부되는 것이다.

하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무더위와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태풍의 위력 등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들은 우리 일상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당장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현안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환경규제로 인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아니라 규제가 필요할 정도의 문제가 된 기후변화에 대해 논해야 한다.

학생들이 '우리가 가지지 못할 미래'를 걱정하고 나서느라 수업도 거부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은 다른 안건을 우선시 한 기성세대가 그들의 미래를 앗아간다는 비판으로 다가온다.


김아영 / 사회부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