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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읽는 책

스무 살 무렵 나는 고전 음악에 빠져 살았는데, 그 시절엔 귀가 아니라 마음으로 음악을 들었다. 나는 음악에서 소리의 원형, 리듬의 음향적 완성을 느꼈다. 음악이라는 불후의 소리에 빠져 비참을 견디고 저 너머 내가 살아 보지 못한 아련한 세계를 동경했다. 이제는 내면의 고독 속에서 귀로 세계를 경청한다. 고막을 울리는 온갖 소리는 거기에 뭔가가 있음을 알린다. 귀는 단순한 청각 기관이 아니라 세계와 소통하는 정신 기관이다. 자연에서 나는 소리는 세계의 그리운 기척이다.

-장석주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중에서.















음악이나 소리가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있나. 같은 음악을 좋아한다는 건, 영혼의 유전자가 같다는 뜻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언어로 설명되지 않는 세계를 공유한다는 말이니까. "사람은 누구나 어머니의 자궁 속에 있는 태아 시절부터 음향적 세계에서 산다"는 시인에게 "소리는 만물이 저마다 살아 있다고 내는 기척이고 신호다." 북적이는 도시의 소음 속 큰 파도 소리가 그리운 여름 아침이다.


양성희 / 한국 중앙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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