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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바로 옆에 짓는 3기 신도시…당첨 '바늘귀'인데 서울 수요 분산 효과 있을까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10/06 08:26

1기 신도시, 서울 수요 분산 성공
분당 입주민 73%가 서울서 이전
그 뒤 지역우선공급 물량 크게 늘어
서울 당첨 확률은 많이 낮아져
근래 실제 당첨 확률은 30%대
서울 수요 분산보다 공급과잉 우려


1996~97년 1기 신도시 개발이 끝나갈 무렵 분당(왼쪽)과 일산 전경. 서울에서 가장 많이 옮겨간 신도시가 분당이었다.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정부는 지난 9월 21일 발표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에서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에 신도시 4~5곳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설명한 ‘인접’ 입지여건은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다. 1기 신도시는 1990년대 초반 만들어진 분당(성남), 일산(고양), 중동(부천), 평촌(안양), 산본(군포)이다. 서울 도심(시청 기준)에서 반경 20km 정도 거리다. 분당이 조금 먼 25km다.

현재 개발이 한창인 2기 신도시 10곳 가운데 반경이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인 곳은 위례 정도다. 그다음이 분당 옆 판교다.

서울 인접 신도시 개발은 서울을 겨냥한 주택 공급 확대책이다. 가장 심각한 서울 수요를 분산시키려는 목적이다. 서울에 대규모 주택 공급이 쉽지 않은 데 따른 보완책인 셈이다.

정부는 대부분 서울에서 너무 먼 2기의 한계를 인식하고 1기 신도시의 서울 수요 분산 성공이 3기에서 재연되길 기대할 것이다.

1기 신도시에 공동주택 28만여 가구 등 총 29만여 가구가 대부분 97년까지 들어섰다. 한 해 4만 가구 정도이던 경기도 아파트 입주물량이 92년 8만여 가구로 급증하더니 93~97년 연평균 11만 가구에 달했다.

같은 시기에 서울에서 경기도로 인구 대이동이 이어졌다. 전출에서 전입을 뺀 순이동자가 5년간 130만명이었다. 88~90년 한해 18~37% 급등하던 서울 아파트값이 신도시 공급 효과로 91년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자료: 통계청

93년 국토개발연구원(현 국토연구원)이 신도시 입주민 1381가구의 이전 거주지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서울이 61.8%를 차지했다. 해당 신도시 지역 20.8%를 포함해 경기도 33.5%, 인천 3.4%, 지방 1.4%였다.

서울에서 온 가구가 분당에 가장 많았다. 72.8%였다. 다음으로 일산 68%, 산본 55.5%, 중동 29.7%였다.

서울 안에서는 가까운 신도시로 흩어졌다. 분당으로 온 서울 가구의 45.5%가 강남·서초·송파·강동구였다. 일산은 은평·마포·서대문구가 35.4%로 가장 많았다.

서울 인구의 대이동이 가능했던 이유는 서울과 가까운 입지여건 못지않게 낮은 문턱이 큰 역할을 했다. 청약제도 말이다.

당시에도 정부는 해당 지역 거주자에 물량을 모두 우선 분양하는 지역우선공급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신도시 분양을 앞둔 1990년 지역우선공급에서 제외하는 신도시 특례를 도입했다. 해당 지역에 20%까지만 우선 공급하게 했다. 지역우선 비율은 분당(성남시) 10%, 평촌·산본(안양·군포·의왕시) 20%, 중동(부천시) 20%, 일산(당시 고양군) 10%였다.

하지만 그 뒤 지역우선공급제도가 강화되면서 서울의 신도시 입성 기회가 크게 줄어들었다.


신도시 특례는 97년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특례로 바뀌었다.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는 66만㎡(30만평) 이상인 공공택지를 말한다. 신도시가 330만㎡ 이상이어서 자연히 해당한다.

지역우선공급비율도 30%로 올라갔다. 2006년 3월 분양을 시작한 판교신도시가 30% 적용을 받았다. 30%를 판교가 속한 성남시 거주자에 우선 분양하고 나머지 70%가 서울 등 기타 수도권 몫이었다.

2010년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지역우선공급비율이 다시 조정됐다. 특별시(서울)나 광역시(인천)에선 해당 지역(서울이나 인천) 50%, 나머지 수도권 50%다. 경기도의 경우 해당 지역 30%에 기타 경기도 20%와 나머지 수도권(서울·인천) 50%가 생겼다.

이 기준에 따른 실제 서울 당첨 확률이 어느 정도일까. 30%대로 집계됐다. 서울과 인접한 공공주택지구 청약 결과를 조사해봤다. 지난 5월 26.3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하남시 감일지구 포웰시티의 서울 당첨자 비율이 36%였다. 지난 3월 청약경쟁률이 4.1대 1이었던 고양시 지축지구 중흥S클래스에선 35.5%로 집계됐다. 1기 신도시와 비교하면 당첨 확률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청약에 떨어진 서울 수요자가 3기 신도시에 들어가려면 상당 기간 기다려야 한다.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 수준에 따라 전매제한 기간이 3년에서 최장 8년이다. 분양 후 길게는 8년이 지나야 손바뀜이 일어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신도시 개발이 해당 지역에서 환영받지 못할 수 있다. 서울 주택수요 분산 효과보다 해당 지역 공급 과잉 부작용만 낳을 수 있어서다.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할 것이어서 해당 지역과 주변 지역 주택 수요자들이 대거 신도시로 이동하게 된다. 기존 주택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낮은 신도시 분양가가 기존 집값을 끌어올리기보다 주변 수요를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신도시 후광효과가 없는 셈이다.

판교 분양 시점에선 기대감에 분당 집값이 올랐다가 입주 후에는 수요가 판교로 쏠렸다. 위례신도시가 들어섰다고 송파구 등 인근 집값이 들썩이지 않았다.

정부가 9·21대책에서 공개한 소규모 택지지구들이 찬·반 논란 등으로 개발이 순탄하지 않다. 신도시는 더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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