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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 영구 주택 정책이 오히려 노숙자 양산

임시 거주지 예산 줄면서
봉사 단체들 노숙자 내보내

지난 몇년 사이 노숙자 문제 대책이 단기 임시 주거지 보다는 영구주택 제공 쪽으로 방향을 바꾸면서외려 노숙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LA타임스는 15일 노숙자 급증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LA카운티가 노숙자들에게 영구주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노숙자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2015년과 2016년 사이 말그대로 거리에 나앉은 노숙자 인구는 약 1400명이나 늘었다고 보도했다.

LA카운티 홈리스 서비스국은 노숙자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부분적으로는 영구주택으로 프로그램이 전환되면서 노숙자 셸터 예산이 삭감되고 그로 인해 셸터 침대 수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파나마 호텔이다. 파나마호텔은 미국 최대 노숙자촌으로 꼽히는 LA다운타운 스키드로의 남성과 여성 노숙자들에게 지난 수십년간 셸터를 제공해왔다. 입주자들은 호텔 내 220개 룸에 최대 90일까지 머물며 호텔을 소유한 비영리단체 SRO(Single Room Occupancy) 하우징 코퍼레이션의 케이스 매니저와 심리치료사들의 도움을 받으며 자신의 삶을 정상궤도로 되돌리기 위한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 파나마호텔은 텅비어 있다. 내년 4월 영구 임대 주택으로 재개장하기 위한 리모델링 공사를 하느라 200명이 넘는 노숙자들은 거리로 쫓겨났다. 하지만 공사를 마쳐도 파나마 호텔에는 72명 밖에 들어갈 수 없다. 유닛수가 220개 룸에서 72개로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 동안 홈리스 서비스 단체들은 영구주택이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책이라고 입을 모아 왔다. 연방주거도시개발부(HUD)도 이같은 철학을 받아들여 재원을 영구주택 쪽으로 돌렸다. HUD의 브라이언 설리반 대변인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임시 주거지에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 정책이 비용 대비 효과가 크지 않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정책을 수정했다"며 "각 지역 정부들에게도 임시 주거지 정책을 버리고 영구주택으로 방향을 바꿀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 문제는 영구주택을 위한 예산이 따로 책정된 것이 아니라 임시 주거지 프로그램 예산을 영구주택 쪽으로 돌리면서 임시 주거지에서 쫓겨난 노숙자들의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놓고 경쟁을 하는 각 지역 홈리스 당국들은 당연히 임시 거주지 정책 대신 영구주택 정책을 택했고 지난해 LA카운티 홈리스 서비스국은 약 58개의 에이전시가 운영하는 임시 주거지 침상 2000여개에 대한 지원을 삭감했다.

올해는 더 많은 삭감이 진행중이다. 침상 뿐만 아니라 노숙자들에게 의약을 제공할 수 있는 면허있는 소셜 워커를 포함해 임시 주거지에서의 각종 서비스도 줄었다.

스키드로에서 노숙자 지원을 하는 바인가르트센터의 케빈 머레이 대표는 "시가 임시주택에 기금지원을 하지 않아 우리는 지난 5년동안 약 300개의 임시 주거 유닛을 잃었다"고 밝혔고 SRO하우징의 아니타 넬슨 대표는 "우리는 셸터든 임시 주거지든 영구주택이든 노숙자들에게 가능한 많은 주거지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인데 셸터와 임시 주거지도 문을 열어놓으려고 한 결과 수십만 달러의 기금 지원을 삭감당했다"고 전했다.

LA시 주택국의 카를로스 반네터에 따르면, 몇몇 비영리 개발사들이 현재 LA에서 매해 약 300개의 영구 지원 주택을 짓고 있다. 그러나 그 주택들은 이미 입주자 순번이 정해져 있다. 그는 만약 LA시민들이 오는 11월 선거에서 노숙자 지원을 위한 12억 달러 공채 발행안을 승인하면 영구주택 숫자는 그 3배가 될 수 있다며 그러나 그 기금의 지원을 받아 짓는 첫 아파트는 몇년은 지나야 오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일하이츠에서 노숙자 지원 활동을 하는 하우스 오브 루스의 제니퍼 가에타 수녀는 "집 4채 16개의 방에 최대 80명의 싱글맘과 아이들을 수용해왔는데 지원금 삭감으로 현재 침대 4개가 비어있다"면서 "노숙자 기금을 모두 만성적인 홈리스의 영구주택 지원 쪽에만 집어 넣는다면 결과적으로 이 싱글맘들이 갈 곳은 거리 밖에 없고 이는 새로운 홈리스 세대를 양성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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