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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절감 효과 떨어져 가격경쟁력 약화 우려"

[경제 이슈] '멕시코산 20% 관세' 논란에 한인기업도 긴장

자동차·가전 등 한국기업 183개 진출
일부업체선 생산시설 미국이전 검토도
한인 봉제업체도 최소 100여개 운영
"페소 가치 다시 상승하면 경영 어려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논란이 '20% 보복관세' 엄포로 이어지면서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지상사들과 한인 기업들도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비록 27일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5~20%의 관세'를 언급해 다소 완화된 입장을 보였고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이와 관련 공개적인 발언을 중단키로 합의했지만 불씨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멕시코 진출 한국기업



한국기업들이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전자제품, 자동차 등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 경쟁력 약화는 뻔하다. 한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총 183개로 연간 매출이 220억 달러에 달하며 이들 대부분은 미국으로 수출된다.

전자와 자동차 등 멕시코에 생산시설을 둔 한국 지상사들은 이번 사안을 심각히 받아들이면서도 대응 방안에는 말을 아끼고 있다. 아직 방안이 구체화 되지 않은데다 섣불리 계획을 발표하는 것도 무리수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동시에 외교적으로 문제가 풀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는데 희망을 걸고 있는 셈이다.

삼성과 LG 등 대기업들도 대책 마련에 부산한 모습이다. 삼성은 점진적으로 멕시코 티후아나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도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조성진 부회장도 지난 주 "트럼프 정책이 사실로 굳어진다면 불이익이 확실한데 미국 생산에 대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자동차 기업들도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와 기아차의 미주법인 관계자들은 "이번 사안은 본사 해외영업부서에서 전담하고 있어 할 말이 없다"며 극도로 조심하는 분위기다.

기아차는 멕시코 누에보 리온 공장에서 올해부터 올해 25만대의 차량 생산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를 통해 미국내 판매량도 올해보다 8% 증가한 69만9000대로 잡고 있다. 따라서 '20% 보복관세'의 현실화 가능성에 대비해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한천수 기아 CFO는 이번 주 초 언론 인터뷰에서 "미 행정부의 결정이 불분명하고 자주 바뀌면서 대책 마련에도 애로가 많다"며 "정책이 정해지는 데로 단계적인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독일과 일본차량에 적지않은 국경세가 부과될 것이라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연방센서스 통계에 따르면 미국이 멕시코로부터 수입하는 물량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부품은 두배, 자동차는 15배, TV는 8배 가량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만약 미국의 보복관세가 멕시코의 '카운터펀치'를 맞게 된다면 물가 대란이 촉발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멕시코 생산 한인 의류업계

"줄 잡아서 멕시코 국경도시의 가공산업단지인 마키아도라에만 한인봉제공장이 100여 개는 될 겁니다. 그들이 지금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주목하고 있어요. 5~20%의 국경세를 물리겠다고 하면 그만큼 사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거든요."

트럼프 정부가 연일 보호무역을 강조하고 멕시코 생산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선언하면서 멕시코에서 의류를 생산하는 한인업주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더구나, LA의 높은 인건비와 엄격한 노동법 단속을 피해 최근 2~3년 사이 공장을 이전한 업체들은 채 자리도 잡기 전에 또 다른 복병을 만난 터라 상실감이 크다.

아직까지 트럼프 정부는 20%의 관세를 국경세 명목으로 일괄적으로 적용할지, 아니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 따라 품목별로 적용할 지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다. 하지만, 어쨌거나 무관세 혜택만큼은 없애겠다는 방침은 확실해 보인다.

현재, 한인 의류업체들은 가주 샌디에이고 국경도시인 티후아나, 애리조나 유마 국경 너머의 노갈레스, 텍사스주 엘파소 국경도시 후아레스 등지에 100여 업체가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업체들은 평균 100명 이상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다. 현지 법정 최저임금은 시간당 94페소. 현재 1달러에 21페소 정도라 시간당 5달러 미만이 적용된다. LA의 미니멈웨지가 시간당 12달러(26인 이상 작업장, 25인 이하는 10.50달러)이니 절반 이하다.

2년 전 티후아나 지역으로 봉제공장을 이전한 한 업주는 "멕시코 마키아도라에도 미국에서 옮겨 온 공장들이 몰리면서 인건비가 법정임금의 2~3배는 치솟은 상태다. 여기에 20%의 관세까지 붙는다면 결국 소비자가격이 오를 것이고 그로 인해 업종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물론, 멕시코 이전 업체들은 인건비를 달러로 지급하고, 강달러 현상이 유지되고 있어 고관세 상쇄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의류제조 과정이 보통 중국산 원단을 들여다가 커팅을 해서 멕시코로 보내고, 현지에서 소잉작업 후 다시 미국으로 들여다 파는 것이라면 이중의 오른 관세부담 걱정도 있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도 45%의 관세를 들먹이고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에 봉제공장을 운영 중인 씨유먼데이의 이윤세 사장은 "관세부과가 어쩔 수 없다면 최소한의 적용을 바라며, 대신 멕시코 이전 한인 업체 간에라도 생산비 절감을 위해 지나친 인력 스카우트 경쟁을 자제하는 등 슬기롭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문호·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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