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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성탄 이색만찬…전통 풍습 담겼네

미사빵 나누며 손님용 빈 의자도 마련하고
'비늘이 동전 닮은' 잉어 요리로 풍요 기원

유럽은 전통적인 가톨릭 국가들이어서 크리스마스의 고전적 풍습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특히 성탄절에는 흩어졌던 가족들이 모여 음식으로 정을 나누는 최대의 명절이기도 하다.

리투아니아의 크리스마스 이브 만찬은 참석자 모두 흰 미사빵을 나눠 먹으며 소원 성취를 기원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식탁에는 반드시 빈 의자를 하나 더 놓는데, 혹시라도 찾아 올 손님을 위한 배려다. 이날 만찬에는 육류와 지방분이 없는 12가지 음식이 마련된다. 야채만두, 붉은 사탕무 수프, 잉어 요리, 강낭콩과 양배추, 삶은 감자, 과일차 등이 오른다.

동유럽의 체코, 폴란드는 주로 잉어고기를 성탄절에 먹는데, 내륙 국가여서 생선이 워낙 귀한 음식이기도 하다. 또 여기에는 재미있는 의미가 숨어 있기도 하다. 잉어의 비늘이 마치 동전 모양을 닮아서 새해가 풍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크리스마스 만찬에 잉어 튀김이 오른다.

서유럽 쪽은 고기파이를 즐겨 먹는다. 고대 그리스에서 전해진 고기파이는 영국까지 전해졌는데, 양돈업이 활발했던 지역에서 발달했다. 이 돼지고기 파이는 돼지의 다리와 허리 부분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맛이 매우 좋았다고 한다. 영국령인 호주와 캐나다의 대표적 크리스마스 요리이기도 하다. 동유럽에선 이 고기파이가 만두 모양으로 발전되어 '피에로기'라는 요리가 빠지지 않는다. 그 모양은 동양의 두툼한 고기만두와 흡사하다.



메인 요리의 경우 프랑스에서는 로스트 치킨이 주를 이루고 영국에선 단연 칠면조다. 여기에 곁들이는 그레이비소스와 크랜베리소스, 구운 감자와 양배추 등 미국 추수감사절 음식의 원조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의 경우는 생선과 해산물을 먹는다. 이는 성당에서 육식을 금하였던 날을 기념하여 굽거나 튀긴 오징어, 오븐에 구운 바닷가재처럼 다양한 해산물 요리들로 만찬을 즐긴다. 스페인 역시 크리스마스 이브에 육류 대신 바닷가재, 게, 새우 등과 같은 해산물을 먹는다. 독일은 숯불에 구운 소시지와 말린 과일, 구운 밤, 아몬드를 즐긴다. 독일이 성탄절에 아몬드와 사과를 먹는 이유는 트리 장식에서 유래했다.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쉽게 구할 수 있는 사과와 호두, 아몬드 등을 트리 나뭇가지에 매달아 두고 먹은 데서 시작됐다.

유럽의 성탄절 요리는 서민들의 소박한 삶이 짙게 배인 음식들이 성탄절 만찬에 오른다.

이은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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