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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사람들] 시카고 생활 40여년 서정송 장로성가단장

“보람 있게 헌신하는 단체 맡아 감사”

암울했던 1970년대 독재 정치를 목격하던 서정송(사진•68)씨는 가족 이민 길에 올랐다. 새로운 세상을 만나보고 싶은 간절한 마음과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면서 시카고에 도착한 게 1978년이다.

숭실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더 공부할 요량으로 노스이스턴대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했다. 하지만 문과에서 이과로 바꾼데다 영어 때문에 공부가 어려워 몇 번이나 포기하려고 했다. 그럴 때마다 그는 교과서 맨 앞 페이지에 써둔 ‘초지일관’이라는 문구를 되새기며 각오를 다졌다.

졸업 후 파트타임으로 컴퓨터 분야에서 일하던 그는 자영업이 최고라는 생각에 1983년부터 세탁업에 뛰어들었다.

비즈니스를 위한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택시 운전을 하던 그는 1983년 가을 교통사고를 겪었다. 그날 따라 운이 좋았던지 여러 차례 공항 손님을 태웠는데 저녁 무렵 다운타운으로 가던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당한 것.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고 차를 곧바로 폐차할 만큼 큰 사고였다. 하지만 운전을 하면서 틈틈이 읽기 위해 놓아둔 두터운 성경이 유리 파편을 막아주는 바람에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



평소 교회 성가대에 관심이 많던 그는 1997년 장로성가단 창립 단원모집에 응모해 이듬해 창단 멤버로 참여했다. 퍼스트 테너 파트를 맡고 있다.

20년간 헌신하던 2017년 가을, 성가단 부단장직을 맡아달라는 권유를 받고 처음엔 사양했지만 보람 있게 헌신해 보자는 생각에 마침내 승낙하고 말았다.

“제 스스로 사랑하는 합창단이고 하나님께서 주신 기회라는 생각이 들면서 결국 예스를 한 거죠.”올 초 내규에 따라 단장직을 승계한 서 단장은 오는 6월 열리는 연합합창제 준비에 바쁘다. 미주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남가주 장로성가단 등 6개 팀이 참여하는데 더 좋은 무대를 꾸미기 위해 지휘자, 반주자, 단원들과 함께 힘을 모으고 있다.
그는 “장로 성가단이야 말로 ‘삶을 아름답게 헌신하는 무대’라고 지칭하고 싶다”고 말한다. 나이 지긋한 장로들과 젊은 지휘자, 반주자가 조화를 이뤄 찬양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복음도 전파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교도소나 요양시설을 위문 방문, 선교와 공연을 함께 한다고 귀띔했다.

창단 20주년을 맞은 작년에는 이를 기념하는 책을 발간했다고 전했다. “무익한 종들의 증언, 장로성가단 20년사”란 책 제목처럼 종들의 증언은 계속되고 있다.


James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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