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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장벽 모금 2200만달러 어디로 갔나

이라크전 참전군인 온라인 모금
5개월새 26만 명 참여 열띤 반응
사기 의혹에 가짜뉴스라며 반박

시민들의 돈을 모아 국경장벽을 세우겠다는 비영리단체 '위 빌드 더 월' 홈페이지 메인사진. [위빌드더월 홈페이지]

시민들의 돈을 모아 국경장벽을 세우겠다는 비영리단체 '위 빌드 더 월' 홈페이지 메인사진. [위빌드더월 홈페이지]

"여러분의 돈은 국가가 국경장벽을 세우지 않는 곳에 (장벽을 세우기 위해) 쓰입니다. 미래 세대를 위해 이 나라를 지키는 게 우리의 몫이에요."

이라크 참전용사 브라이언 콜페이지(37)가 지난해 12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올린 글이다. 미국 시민들이 직접 돈을 모아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에 있는 사유지를 사들여 장벽을 세우자는 취지였다. 본지 2018년 12월 21일자 A-12면>

그는 자신이 국가를 위해 싸우다 팔다리를 잃은 애국자고, 현재 국경지대에선 불법 마약과 성폭력이 만연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펀딩을 독려했다. 이 펀딩은 시작 나흘 만에 1200만 달러를 모으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게다가 콜페이지는 본격적으로 판을 벌여 지난해 말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비영리단체 '위 빌드 더 월(We Build The Wall)'도 만들었다. 이 단체엔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까지 자문위원장으로 합류했다.

그 결과 펀딩을 시작한 지 약 5개월이 된 이번 달까지 26만여 명이 참여해 총 2200만 달러가 모였다. 고펀드미를 통해 들어온 돈 뿐 아니라 우편을 통해 받은 돈과 휴대전화 케이스, 티셔츠 등을 팔아 얻은 수익금을 합치면 이들이 모은 돈은 더 많을 걸로 보인다.



그런데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던 이 프로젝트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후원자들이 온라인상에 '브라이언 콜페이지에게 매우 실망했다' '(국경장벽 건설) 진행 사진은 어딨냐' '사기라는 느낌이 든다'는 등의 글을 올린 것.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1일 "후원자들은 국경장벽을 세우겠다며 2000만 달러를 모금한 단체에 답을 원한다"고 보도했다. 모금을 시작한 지 5개월이 지나도록 언제, 어디에 국경장벽이 세워지는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 이들이 세울 장벽의 규모도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콜페이지가 국경장벽을 세우겠다고 주장하는 날짜도 매번 달라져 의혹을 키웠다.

지난 1월 콜페이지는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국경장벽을 건설할) 토지를 확보했고, 몇 주 내(in weeks)에 땅을 파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에도 구체적인 계획은 비밀에 부쳤다. 하지만 지난달 12일엔 "이번 달 말에 땅을 팔 것이고 후원자들을 행사에 초대도 할 것"이라는 트윗을 올려 착공을 언제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낳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버즈피드 보도에 따르면 콜페이지는 지난 1월 월터리드 육군병원, 브루크 군병원, 독일 란트슈툴 메디컬 센터에도 기부하겠다고 했지만, 세 병원엔 콜페이지의 기부내역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상황에서 콜페이지는 소셜미디어상 검열을 막자는 취지의 캠페인 'Fight4FreeSpeech'를 위한 후원을 새로 받기 시작했고, 인스타그램엔 그가 가족들과 함께 전용기와 요트를 타고 호화 생활을 하는 사진이 올라오면서 국경장벽을 위한 후원금이 개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의혹이 점점 커지자 콜페이지는 지난 13일 입을 열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이 모든 의혹이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국경장벽 건설을 막기 위한) '리버럴 테러리스트들의 전략'이며 요트는 후원금으로 산 게 아니라 펀딩을 받기 전에 샀다"고도 밝혔다. 페이스북엔 "나는 이 나라를 위해 팔다리를 잃었다. 난 우리 시민을 보호할 것을 맹세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와 함께 그는 국경장벽으로 사용될 철판을 제작하는 영상과 그들이 건설하고 있는 국경장벽으로 보이는 사진을 공개하며 국경장벽은 이미 거의 다 완성됐고, 사진은 완성된 후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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