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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여성 지도자들, 대통령 딸이거나 부인이거나

[LA중앙일보] 발행 2016/07/04 미주판 12면 입력 2016/07/03 22:15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가 되면서 미국에서도 첫 여성 대통령 탄생이 가시화됐다. 하지만 미국에 앞서 세계 60여개국이 여성 총리나 여성 대통령을 뽑았으니 여성 국가지도자 배출에서는 미국이 한참 뒤쳐졌다고 할 수 있다.

왕가에서 태어나 자연스레 여왕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니라 선거에서 승리해 처음으로 국가지도자가 된 여성은 스리랑카의 시리마보 반다라나이케 총리다. 1960년 반다라나이케로 시작해 지난 5월 대만 첫 여성 총통에 취임한 차이잉원에 이르기까지 세계 정치가 '여성 시대'를 맞고 있다.

여성 지도자는 지역별로 특징이 있는데 아시아와 남미는 전직 대통령의 부인 혹은 딸, 여동생이 가족의 후광을 입고 당선된 경우가 많았고 유럽은 탁월한 정치력으로 최고의 자리에 올라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자국 정치사에 족적을 남긴 경우가 많았다. 클린턴도 당선되면 대통령 부인 출신의 대통령이 된다.

1960년대

세계 첫 여성 총리로 이름을 올린 스리랑카의 시리마보 반다라나이케는 1959년 남편이 암살당한 후 남편이 이끌던 당 총재로 영입돼 이듬해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총리의 아내에서 총리가 된 경우다. 봉건 지주 가문의 딸로 영국 옥스포드대에서 유학한 반다라나이케는 남편의 유지를 받들어 사회주의와 중립 외교, 민족단결을 표방했으나 친인척을 중용한 족벌 정치에 당 지도부 내분으로 5년 후 선거에서 참패했다. 하지만 첫 총리 경험을 바탕으로 1970년 다시 총리에 취임했으며 1994년 스리랑카 첫 여성 대통령에 당선된 둘째 딸 찬드리카 쿠라마퉁가가 엄마에게 총리직을 맡겨 2000년까지 총리를 3번이나 역임했다.

세계 두 번째 여성 총리는 인도 독립의 아버지로 초대 총리를 지낸 자와할랄 네루의 외동딸 인디라 간디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1966년 총리가 된 간디는 1984년까지 두차례 총리직을 역임하며 인종 갈등 무력 진압, 파키스탄과의 외교 갈등, 야당 탄압으로 '철권 독재자'라는 비난을 받다가 1984년 시크교도 경호원 총에 맞아 숨졌다. 엄마가 피살되자 큰 아들 라지브 간디가 총리에 임명됐으나 그 역시 1991년 선거 유세 중 반대파의 폭탄 공격에 암살됐다.

외국인 출신의 며느리 소냐 간디가 가문이 이끄는 집권 국민회의 당수가 돼 '황태자' 라훌의 총리 입성을 준비했으나 2014년 총선에서 하층민 출신 나렌드라 모디가 이끄는 인도인민당에 패해 인도 정치사를 지배해온 네루-간디 왕조의 맥이 일단 끊겼다.

1960년대 세번째 여성 총리는 이스라엘 건국의 어머니이자 첫 여성 총리인 골다 메이어다. 중동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면서도 1972년 뮌헨 올림픽 때 이스라엘 선수 11명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에 사살당하자 정보기관에 조건 없이 테러 관련자를 모두 암살하도록 지시해 원조 '철의 여인'으로 불렸다.

1970~1980년대

여성 총리에 이어 여성 대통령이 처음 탄생했다. 뮤지컬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로 유명한 에바 페론에 이어 후안 페론의 세번째 부인이 된 이사벨 페론은 1973년 남편의 러닝메이트로 대선에 출마해 부통령이 됐으며 후안이 노령으로 1년 뒤 숨지면서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그러나 경제파탄과 정치혼란으로 국민들의 폭동이 이어지면서 1976년 군부 쿠데타로 실각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1975년 독립운동 지도자 엘리자베스 도미티엔이 첫 여성 총리가 됐고 포르투갈도 1979년 마리아 루르드 핀타실고를 첫 여성 총리로 세웠다.

영국의 첫 여성 총리이자 여성 정치인의 대명사 마거릿 대처가 처음 총리직에 오른 것은 1979년이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긴축 재정으로 장기 불황과 인플레에 시달리는 영국 경제를 회생시켰지만 노동자들의 희생이 커 비정한 '철의 여인'으로 불렸다. 하지만 영국에서 유일하게 세 번 내리 총리를 지낼 만큼 강력한 리더십으로 윈스턴 처칠에 비견되는 정치인 반열에 올랐다.

1980년대에는 도미니카(유지니아 찰스), 몰타(아가타 바버러), 파키스탄(베나지르 부터)에서 첫 여성 총리가 탄생했으며 1980년 아이슬란드에서는 비그디스 핀보가도티르가 승계가 아니라 선거에서 승리해 세계 첫 여성 대통령을 기록했다. 핀보가도티르는 96년까지 4번이나 재임하며 국민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았으며 아이슬란드의 현대화와 관광산업 발전, 여성 지위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1981년 노르웨이에서도 그로 할렘 브룬트란트가 첫 여성 총리에 선출돼 대처와 함께 유럽 정계의 '유리천장'을 깼다.

필리핀에서는 1986년 독재자 마르코스에게 암살된 남편의 후광에 힘입어 코라손 아키노가 첫 여성 대통령에 당선됐고 파키스탄에서는 대통령과 총리를 지내고 군사쿠데타로 실각해 사형당한 줄피카르 알리 부토의 딸 베나지르 부토가 무슬림국가 첫 여성총리에 올랐으나 해임 후 재선을 노리다 자살폭탄 테러에 숨졌다.

1990년대

세계 16개국에서 여성 지도자가 탄생해 여성 정치인 시대의 본격 시작을 알렸다. 리투아니아(카지미에라 다누트 프룬스키엔), 니카라과(비올레타 바리오스 드 차모로), 방글라데시(칼레다 지아), 프랑스(에디트 크레송), 폴란드(한나 수호츠카), 브룬디(실비 키니기), 캐나다(킴 캠벨), 르완다(아가테 우위링기마나), 터키(탄수 질레르), 아이티(크라우데트 웰리), 뉴질랜드(제니 쉬플리), 라트비아(바이라 비케 프라이베르가), 파나마(미레야 엘리사 모르코소 로드르게스) 스위스(루스 드라이퓨스)에서 여성 총리와 대통령이 선출됐다.

1990년대의 대표 여성 정치인으로는 46세에 가톨릭 보수성향에 유럽 최빈국 아일랜드에서 첫 여성 대통령에 선출돼 90%가 넘는 지지율로 퇴임한 메리 로빈슨 대통령을 꼽을 수 있다. 수백 년 고달픈 역사 속에 조국을 떠나야 했던 수많은 아일랜드인과 그 후예들에게 조국의 빛을 밝히겠다는 뜻에서 7년 재임 기간 집무실 창문에 등불을 걸어두고 700년 적대관계였던 영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연 평균 10%의 고속 경제성장을 일궈냈다. 남녀평등과 여권신장에도 헌신해 로빈슨을 종신 대통령에 임명하자는 청원이 일었으나 그녀는 인권 운동가로 돌아가겠다며 아름다운 퇴장을 선택했다.

2000년대~

2001년 핀란드에서 '국민엄마'로 불리는 타르야 할로넨이 첫 여성 대통령에 선출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수위를 다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이르기까지 2000년대는 세계 정치에 거센 여풍이 불었다.

인도네시아, 세네갈, 우크라이나, 페루, 마케도니아, 모잠비크, 자마이카, 라이베리아, 몰도바, 크로아티아, 호주, 코스타리카, 덴마크, 네팔, 슬로바키아, 덴마크, 대만, 한국 등 유럽,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 세계 각국에서 매해 1~2명씩의 여성 국가 지도자가 탄생했다.

중남미에서는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을 포함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라우라 친치야 코스타리카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등이 나란히 당선돼 여성 대통령 전성시대를 열었다. 대만, 한국, 심지어 네팔에서도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2000년대를 대표하는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동독 출신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총리에 올라 3선 연임에 성공했으며 독일 뿐 아니라 정치, 경제적 난제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을 진두지휘하는 '유럽의 여제'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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