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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트럼프 카드'는 먹힐 것인가

트럼프 입김이 거세다. '국경세 부과'라는 한마디에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려던 대기업들이 줄줄이 꼬리를 내리고 있다. 에어컨 제조업체 캐리어를 시작으로 포드, 크라이슬러 등 멕시코로 공장이전을 계획했거나 준비 중이던 업체들이 잇달아 계획을 취소했다. 이들은 서슬퍼런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압력에 공장 이전 취소는 물론이고 미국 내 추가 투자 계획까지 발표했다.

어디 미국 대기업뿐인가. 도요타 자동차는 향후 5년간 미국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했고,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미국에 일자리 5만 개 창출을 위해 5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마윈 회장도 최근 트럼프와 회동한 후 100만 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상호 협력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초강대국 대통령 당선자가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 확보를 위해 해외 이전 기업에 국경세를 부과하겠다고 하고, 35% 이상의 고관세 부과를 통한 보호무역을 강조하고 있으니, 글로벌 기업들도 알아서 기는 추세다.

트럼프 당선인이 일일이 해당 기업을 콕 집어서 '해외 이전 불가'나 '고관세 부과' 등을 외치고 있으니 왜 아닐까 싶기도 하다. 더구나 해당 기업들은 트럼프와의 만남 후 면세 혜택 등을 약속받았다는 보도도 있다. 캐리어가 멕시코 이전을 포기하고 일자리 1100개를 지켜 내는 대가로 10년간 총 700만 달러의 세제 혜택을 받았다는 소식은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될 정도다.



그런데, 트럼프의 이런 수법과 행보를 어디서 많이 듣고 본 듯해 찜찜하다.

물론, 캐리어나 포드, 크라이슬러 등은 하나같이 '트럼프 정책과 상관없는 결정이다'고 말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꼴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여전히 한국 상황은 시끄럽다. 대통령의 '지인'이라는 최순실씨가 국정을 농단하고 국민을 희롱한 사태가 문제의 핵심이지만, 곁가지로 터져 나오는 권력자와 대기업 간의 냄새 나는 거래에 국민의 실망은 크다. 언론 보도와 국회청문회, 특별검사수사 등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은 기정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삼성과 현대, 한화, SK, 롯데 등 대기업들은 미르와 K스포츠재단 설립을 위한 대통령의 협조 요청에 전경련을 통해 800억 원 이상을 기부했다고 한다. 재단 설립 기금을 낸 과정을 두고 전경련 측에서 최초 자발적이었다고 했지만, 거듭 되는 수사에 청와대의 요청이 있었음을 실토했다.

당연히 기업들도 그 많은 돈을 그냥 냈을 리 만무하다. 삼성은 기부금 대가로 권력자와의 독대 과정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위한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지원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행보는 후계자 경영권 승계를 위한 중차대한 작업이었고, 대가성에 따른 대통령의 뇌물수수죄가 거론되고 있다. SK는 최태원 회장의 사면복권, 롯데는 면세점 사업 허가 등이 뇌물죄 수사 목록에 올라 있다.

트럼프의 '온쇼어 정책'에도 일반 기업들은 누릴 수 없는 엄청난 세제 혜택 등의 뒷거래가 있을 것이라는 것은 합리적인 의심이다. 멕시코로의 공장 이전은 제조기업에는 생산비를 줄이고 매출을 높일 수 있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권력자의 의지만으로는 쉽게 포기할 수없는 일이다.

일자리 확보를 통한 경기 활성화는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경제정책이다, 이를 위해 트럼프는 자신이 내보일 수 있는 '으뜸패(trump card)'를 꺼내든 것이다. 하지만, 일시적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경기후퇴를 불러 올지도 모른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김문호/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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