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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성지순례가 가린 현실…이스라엘

유대인에게 만남과 헤어짐은 '염원'입니다.

"샬롬(Shalom)".

흔한 히브리어 인사말 같지만, 그들에겐 계속돼야 할 갈망입니다. 평화의 부재는 현실을 낳았습니다. 두 글자에 내포된 뜻(평화)은 오늘날 이스라엘을 향한 묵직한 울림입니다.

이스라엘을 다녀왔습니다. 예수의 흔적이 묻어 있는 곳입니다. 성서의 사실적 배경이며, 기독교 '복음'의 발원지입니다.



역사의 온기를 취재수첩에 담고자 예루살렘과 베들레헴을 오가며 구석구석을 걷고 또 걸었습니다. 그럼에도, 수천 년의 시간을 흘려보낸 그 땅을 일주일이란 취재기간 내에 모두 적어낼 수는 없었습니다.

그만큼 종교와 종교, 전통과 세속, 역사와 현재가 얽히고 설킨 이스라엘은 한가지 명제로 축약될 수 없는 땅입니다. 그럴수록 현실을 보려고 했습니다. 현재는 역사에서 태생했고, 오늘은 어제를 드러내는 실존이니까요. 현실은 명확한 가시적 대상입니다. 그들의 인사말(샬롬)이 갑자기 귓가를 때린 이유입니다.

이스라엘 하면 '성지순례'가 떠오릅니다. 예수와 성경이 가져다준 신앙적 표상입니다. 다만, 그렇게 고착된 시각은 한시적 과거에 현대 이스라엘을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합니다. 달리 말하면 종교적 감성이 현실을 가리는 겁니다.

그동안 한인교계는 신앙적 틀에 시각을 고정한 채 이스라엘의 회복을 외쳤습니다. 이는 이스라엘을 추상적으로 보게 했습니다. '시오니즘(Zionism)'이나 '백투예루살렘(Back to Jerusalem·복음을 예루살렘까지 전해야 한다는 운동)' 같은 사상도 한 몫 했습니다. 수많은 기독교인을 맹목적이고도 무지한 상태로 선교 현장에 밀어 넣은 원인이기도 합니다.

그 땅을 이해하기 위해선 반드시 현실을 함께 봐야 합니다. 역사와 현재의 간극에서 균형적 시각을 말하는 겁니다.

신년 종교 특집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오늘'을 두 번에 걸쳐 보도했습니다. 그 땅은 오랜 역사로부터 비롯된 모슬렘과 유대인의 갈등이 오늘날 공존의 역설로 나타나는 곳입니다.

홀로코스트의 아픔을 간직한 유대인이 있다면, 콘크리트 장벽에 갇힌 팔레스타인 사람도 있습니다. 거긴 인권과 선교의 사각지대입니다. 그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인티파다(Intifada·민중봉기)로 가족과 친구를 잃은 상처도 안고 살아갑니다.

율법에 따라 정통 복장을 갖춰 입고 회당을 드나드는 유대인부터, 최신 조깅화에 아이팟(i Pod)을 들고 현대적 도시 한복판을 달리는 유대인 사이엔 괴리도 보입니다. 현존하는 이스라엘 문제는 복잡한 국제사회의 역학관계도 얽혀 있습니다.

이스라엘에 대한 맹목적 동경과 팔레스타인을 향한 편견을 경계합시다. 둘 다 진정한 '샬롬'이 필요할 뿐입니다. 그들의 인사에는 현실에 대한 탄식이 녹아있습니다.

'성지 이스라엘'이 전부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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