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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선교사 파송 증가, 자랑 아니다

교계는 선교에 대한 관점을 변화시켜야 한다. 어느새 선교가 숫자에 갇혀버려서다. 이러한 관념은 선교가 양적 성장 및 성과주의로 흐르는 원인이 됐다.

최근 한국세계선교협의회(이하 KWMA)가 발표한 '한국 선교사 현황 조사(2013년 12월말 기준)'에 따르면 한인 선교사는 현재 169개국에 2만5745명이 파송됐다.〈본지 1월28일자 A-23면〉

전년(2만4742명)보다 1003명이 늘었고, 2004년(1만2159명)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파송 숫자는 두 배를 넘겼다. 역대 최고치다.

눈부신 수적 증가 이면에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과연 많이 보낸 만큼 선교사에 대한 현실적 처우나 지원 구조까지 탄탄해졌을까. 그들을 대책 없이 선교지에 등만 떠민 건 아닌지 점검할 때다.



이번 KWMA 조사도 다양한 관점에서 한인 선교사의 현황을 분석했지만, 결국 숫자의 분포를 두고 선교사의 중복 파송 문제, 선교사 재배치의 필요성만 제시했다. 결국, 재전략 수립을 통한 양적 성장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한 거다.

생각해보자. 선교사를 2만 여명 넘게 파송했지만, 그 중 확실한 지원을 받는 선교사는 과연 몇이나 될까.

한 예로 한국선교연구원의 '선교사 재정 상태 조사'에 따르면 선교사의 한 달 생활비(4인 가족 기준)는 평균 1457달러다. 이 중 781달러는 사역비로 지출된다. 그렇다면, 4명 가족이 단 676달러로 생활하고 있는 셈이다. 그마저 평균이란 점을 인식해야 한다.

그동안 교계는 최소한의 투자(지원)로 선교사를 오지에 보낸 뒤 가시적 결과물을 요구해왔다. 이는 선교사 입장에선 엄청난 부담으로 이어졌다. 문화와 언어가 다른 환경에서 적응도 힘든데다, 수십 년이 지나도 현지인의 마음을 얻는 게 보장이 안 되는 데 일단 열매를 보여줘야 했다. 그 결과 선교사가 미비한 지원 속에 무리한 선교로 인해 정신 및 육체가 탈진되거나, 주변 선교사와 불가피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위험성을 불러왔다.

그동안 교계는 보내는 전략은 탁월했을지 몰라도, 선교사를 장기적 또는 지속적으로 뒷받침하는 건 서툴렀다. 현재 정점을 찍은 선교사 파송 수치는 마냥 웃을 일이 아니라 오히려 교계가 부담을 갖고 고민해야 할 문제다.

게다가 보내는 데 치중했던 선교 전략은 종종 현실이 무시된 열정을 헌신과 혼동하게끔 했다. 나가는 선교사 이면에는 현실에 부딪혀 돌아오는 사례도 있다.

파송 선교사가 많다고 자랑할 시대는 지났다. 숫자는 단순 좌표일 뿐, 현실의 심층을 나타내지 못한다. 파송이든 성과든 선교사가 하나의 개체가 아닌 '숫자'에 묶인 현실이 안타깝다. 많이 보낸다고 능사가 아니다. 철저한 지원도 필요하다.

이제 선교는 숫자가 아닌 실상으로 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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