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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목회자를 향한 '맹신'을 경계한다

김성수 목사(서머나교회)의 죽음이 다시 논란이다.

남가주 지역에서 활동했던 그는 한인 교계에도 매우 익숙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맘때 갑작스러운 그의 죽음은 충격이었다.

당시 교회 측은 김 목사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실제 사인은 '자살'로 밝혀졌다. 망자를 두고 사망원인에 대해 왈가왈부하지는 말자.

다만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그가 죽은 뒤 1년이란 시간 동안 해당 교회가 보여준 비정상적인 모습이다.



서머나교회는 목사가 사망했음에도 새 목회자를 청빙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김 목사 생전의 설교 영상을 틀어놓고 교회를 운영해 왔다. 심지어 수백 명의 교인들이 LA를 비롯한 샌타바버라, 뉴저지, 서울(반포) 등 곳곳에서 죽은 사람의 영상을 보며 예배에 참여했다.

사망원인이 세간에 알려진 후에도 서머나교회측은 "김 목사의 사인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가 전하는 하나님의 말씀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어떤 방법으로든 신의 뜻만 취할 수 있다면 뭐든지 용납하고 상관없다는 극단적 태도가 엿보인다. 거기엔 성경, 신학, 상식, 이성 등 기준이 될만한 요소는 없다.

현실을 직시하고 이번 사태를 봐야 한다. 교계에 만연된 목회자를 향한 이상한 맹신이 또 다른 형태로 드러난 사례로 볼 수 있다.

오늘날 교계를 보자. 목사가 성추행을 해도, 어떠한 비상식적 모습을 보였어도 설교만 좋다면 교인들은 몰린다. 박사학위 하나 받겠다고 표절을 해도, 수천억짜리 초호화 건물을 짓고, 배임이나 탈세를 저질러도 그 대상이 '우리 목사님'이면 괜찮다.

깊이 생각해보자. 이런 목회자들이 다시 회복할 수 있게 돕지는 못하고, 회개의 절차마저 생략한 채 그대로 활동하게끔 비호하는 것만 맹신인가.

서머나교회처럼 "그 목사의 설교가 아니면 진리가 없다"는 식으로 죽은 목사의 영상을 보며 교회를 운영하는 행태도 목회자를 향한 맹신의 단면이다.

물론 신앙에 대한 갈급함으로 다른 목회자, 다른 교회를 찾지 못한 그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다만, 본질은 하나의 그릇에만 담길 정도로 절대 작지 않다. 진리를 찾겠다는 신념으로 죽은 사람의 영상만 보겠다면, 그 집념과 열정을 토대로 올바른 목회자나 교회를 찾아보는 게 더욱 건강한 모습일 것이다.

아무리 교계의 현실이 암울해도 어딘가에는 진리를 추구하는 건강한 교회가 분명히 존재한다.

'망자의 동영상 설교'는 더이상 사람들의 상식에 부합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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