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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목회자의 성적 타락, 교회는 책임 없나

미국 교계가 충격에 빠졌다.

최근 유명 대형교회 목회자들이 불륜 또는 외도 등의 문제로 사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본지 5월20일자 A-23면〉

올해만 벌써 3번째다. 현재 미국 교계는 이를 '위험한 전염병'이라 부르며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런 문제는 비단 미국 교계만의 일은 아니다. 한국은 물론 한인교계 역시 현실에 비해 잘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얼마 전 남가주 지역에서도 일부 한인 목회자들이 성문제 논란으로 의혹에 휩싸이거나 실제 문제가 드러나 사임한 일까지 있었다.



먼저 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교계가 함께 공감하고 인식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언론에 보도되는 사례보다 "외부에 '덕'이 안 된다"며 내부적으로 조용히 덮어지거나, 숨겨져 있는 문제가 훨씬 많다는 점이다. 만약 언론에까지 언급될 일이라면 이미 자체적으로 덮을 수도, 조용히 넘어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것뿐이다.

사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상당히 원론적인 부분부터 고쳐나가야 한다. 물론 여러 이유가 내재하겠지만 작금의 현실은 근본적으로 '목회자 가정'이 흔들린 결과라 본다.

왜 목회자들이 비윤리적인 문제에 빠질까. 우선적으로 가정이 탄탄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역이 주는 과도한 무게와 부담은 공허함의 공간을 생성시켰고, 이를 무의식 속에 '일탈'로 메꾸려 한 결과다. 이런식의 탈출구는 죄책감마저 무뎌지게 한다.

현재 한인 교계의 '사역 정서'는 잘못됐다. 목회자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가정의 가치를 소홀히 여길 수밖에 없는 구조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교회가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대로 '목사'이기 때문에 모든 걸 사역에 희생해야 한다는 그릇된 인식에 매여있다. 그들은 교회의 발전적 방향을 위해 전적인 헌신을 스스로 선택 또는 요구받아 왔다. 언뜻 보면 아주 열정적인 종교적 희생으로 비쳐지겠지만, 이는 자칫 가정이 흔들리는 발단이 된다.

기독교가 본질로 붙드는 성경에서는 남편과 아내를 '예수'와 '교회'의 관계에 빗대어 가정의 기본 개념을 설명했다. 그런 관계가 구현돼야 할 가정이 성경 적으로 기능 하지 못하도록 목회자를 일방적인 사역의 환경으로 몰아 넣은 건 아닌지 점검할 때다.

교회는 목회자가 가정에 충실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보장하고 도와야 한다. 모든 것의 근간인 가정만 행복해도 원인의 절반은 제거될 수 있다. 당장 교회 사역의 속도가 늦어진다 해도 멀리 보면 무엇이 교회에 이득인지는 금방 답이 나온다. 과연 가정에 충실하지 않는 목회자에게 그보다 더 큰 교회 공동체를 맡길 수 있는가.

오늘날 목회자의 성적 타락에는 분명 교회의 책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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