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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 뉴스] '인간 관찰학'을 전공하라

[LA중앙일보] 발행 2016/01/25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6/01/24 16:48

'7살 아이들 65%는 지금 없는 직업을 갖는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일자리의 미래'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골자는 로봇(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체해 기존 직업을 사라지게 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람의 직업으로서 없어질 것으로 스포츠 심판, 텔레마케터, 법무사 등을 꼽았다. 다음으로 택시기사, 어부, 제빵사 등이 로봇으로 대체될 직업이다. 일반 사무.관리직과 제조.생산직은 추풍낙엽이다. 로봇은 앞으로 5년 내 선진국에서 500만 개의 일자리를 먹어치울 기세로 빠르게 인간의 영역을 잠식하고 있다.

직업의 사전적 뜻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해서 종사하는 일이다. 직업은 동사적(계속해서 종사) 의미에 실존의 뿌듯함이 녹아있고, 목적적(생계 유지) 의미에 실존의 불안감이 숨어있다. 사람과 직업은 분명 다른 범주에 속하는 것이지만, 통상 직업은 그 사람이 그 일을 수십 년 지속하기 때문에 둘은 마치 하나로 인식된다. 직업이 사람이고, 그 사람이 그 직업이다.

기존의 직업 중 살아남을 직업은 신(神)과 연관이 깊다. 성직자.의사.소방관.사진작가. 성직자.의사는 신과 인간의 중계자, 즉 인간 생몰(生沒)의 정신과 육체 분야를 각각 담당한다. 소방관은 생명을 구하고, 사진작가는 인간과 세상의 내면을 드러낸다. 지난해 연봉 정보회사 페이스케일(PayScale)이 가장 의미있는 직업을 조사한 순위 결과를 보면, 1위가 성직자 2위는 외과의사였다. 10위 내 직업군에 소방관도 들어있다. 반면 조사에서 자신의 직업을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직업군은 패스트푸드점 직원, 온라인주문 상품을 분류하는 피커(picker), 카지노게임 감독관, 차량 발레 직원, 법률보조원, 코인론드리 직원, 벽돌공 등이었다. 로봇들이 쓸어갈 직업군과 겹친다.

대학은 묘한 위치다. 성인이면서도 또 배워야 하는 학생들이 모인 곳이다. 전단계인 고등학교는 말 그대로 'High' school, 즉 스쿨 중에 높은 격이다. 원래 취지라면 이 정도만 나와도 사실 모든 일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대학을 가야하나?' 힘 빠진 고3 같은 질문이지만 앞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대학 가봐야 괜히 헛품만 팔게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의 대학졸업은 고차원의 한 분야 지식을 남들보다 더 오랫동안 배웠다는 증명이다. 직업은 그 증명 또는 노고를 직업군들이 비싼 값에 사고(연봉), 부려먹는 것이라고 단순화할 수 있다.

문제는 직업군의 거대한 시스템이 뒤바뀌고 있는 이 시대에 발을 잘못 디디면 무표정하고 밤낮없는 로봇에게 추월당할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소위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학과가 강조되는 시대지만, 로봇의 능력은 오히려 이 분야에서 최고일 수 있다.

"뭘 전공하면 좋을까요?"

"외과의사 해봐라. 만족도 높고, 돈도 엄청 번다"

"너무 어렵고, 오래 공부해야 되요."

"컴퓨터가 대세인데 그쪽으로 해봐."

"너무 많은 사람이 해요. 나중엔 로봇이 할 수도 있고."

"운동선수 어때?"

"갑자기 어떻게 해요. 그리고 힘들어요."

"컴퓨터 게임 그렇게 좋아하는데, 그건?"

"그냥 놀면 되지, 뭘 또 머리 아프게 만들어요."

"미술가는 어떠니? 유명해지면 작품값 장난 아니다."

"비참하게 일찍 죽어야 가격이 오르죠."

"근데, 어른들은 직업을 어떻게 선택했어요?"

"대부분 우연히, 갑자기."

"나도 그냥 그러면 되겠네요."

"(…) 참, 인간이 뭐하는 동물인지만 잘 살펴봐,

그건 나중에 꼭 써먹을 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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