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중앙 칼럼] 힐러리 기소와 민주당의 딜레마

원용석 사회부 부장

지난 1년 동안 뉴욕타임스, LA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등의 오피니언 면을 보면 내용이 일관됐다. 도널드 트럼프는 절대 공화당 대선후보가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대다수 전문가는 트럼프가 중재 전당 대회에 끌려 들어가 결국 낙마 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트럼프는 지난 26일 1237명의 대의원을 확보하며 자력으로 공화당 대선후보가 됐다. 오히려 가뿐하게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명될 것으로 예상됐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중재 전당대회로 끌려갈지도 모르는, 180도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 현상'에 곤욕치르는 장면을 보며 막 비웃었던 민주당 지도부가 이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아웃사이더'인 버니 샌더스 돌풍과 함께 힐러리의 이메일 스캔들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던 모양새다.

샌더스 캠프와 지지자들은 민주당전국위원회(DNC)의 데비 와서먼 슐츠 위원장을 향해 정조준하고 있다. 슐츠는 위원장직에서 쫓겨날 판이다. 샌더스가 민주당 지도부를 흔들기 시작한 것이다. 힐러리를 향해서도 사정없이 강펀치를 날리고 있다. 지난해 토론 때 "그 망할 놈의 이메일"이라며 경쟁후보 비방을 꺼렸던 그가 달라졌다. 26일 지미 키멀쇼에서 힐러리에 대해 "거만하다"고 비판했다.



샌더스 캠프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바라보고 있다.

첫째는 일반 대의원 수에서 역전한 뒤 수퍼 대의원들을 자기파 사람으로 넘어오게 하는 것이다. 역대 경선에서 일반 대의원이 더 많은 후보가 대선후보로 지명되지 않은 적은 없었다. 두 번째는 힐러리가 이메일 스캔들로 기소돼 샌더스가 후보로 지명되는 것이다.

샌더스에 일단 희소식 하나가 날아들었다. 국무부에서 힐러리의 이메일 스캔들이 명백한 규정 위반이라고 결론 내린 것이다.

힐러리가 국무장관으로 일할 때 주고 받았던 이메일 기록을 전부 국무부에 제출하지 않고, 재임 중 사용한 사설 이메일 문제에 대한 국무부의 면담 요청도 거부했다는 사실이 국무부 보고서를 통해 공개됐다.

이 보고서에는 "클린턴 전 장관이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제작했거나 수신한 연방정부 기록물을 인쇄한 뒤 국무장관실의 관련 문서들과 함께 보존했어야 했다"고 지적한 내용도 포함됐다. 국무부 감사관실은 이 보고서 작성을 위해 존 케리 현 국무장관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콜린 파월, 콘돌리자 라이스 등 전임 국무장관 3명을 면담했지만 힐러리는 국무부 측의 면담을 거부했다고도 지적했다.

서버를 집으로 가져간 것, 5만5000개의 이메일을 지운 것도 규정 위반이다. 국무부 승인 없이 한 행위다. '규정 위반은 곧 연방법 위반이냐'는 게 현재 쟁점이다.

모든 시선은 힐러리의 기소 여부에 쏠려있다. 힐러리를 기소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사람은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이다. 린치 법무장관을 누가 임명했을까? 바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다.

오바마는 지난 8년간 자신이 세웠던 정책이 트럼프 당선으로 뒤집히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 또 법무부 직원들이 7만5000달러의 후원금을 힐러리 캠프에 건넨 것으로 최근 드러났다. 누가 누구를 응원하는지 계산이 나온다.

힐러리는 대선판에서 휘청이는 기득권의 마지막 보루다. 트럼프가 기득권을 그로기 상태에 빠트렸고, 샌더스도 계속 잽을 날리고 있다. 린치 법무장관이 힐러리를 기소한다는 것은 기득권이 마지막 보루를 스스로 뚫는다는 것과 같다. 그래서 힐러리 기소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