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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이야기] '빛의 신' 코이누르

[LA중앙일보] 발행 2017/09/30 미주판 19면 기사입력 2017/09/29 18:50

해리 김 대표 / K&K 파인 주얼리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이 소식을 들은 내 콜롬비아 친구들이 달려와 해리를 해치면 너희 또한 온전할 수 없을 거란 협박과 설득으로 사건은 해프닝으로 마무리 되었지만, 그때 내 목을 눌렀던 총구의 싸늘한 느낌은 지금도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내가 그들의 입장이라도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한국인들의 사기사건은 그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당시 보고타에는 일본인이 운영하는 회사가 절반을 넘었고, 나머지는 콜롬비아 현지인 또는 유대인이 운영하는 회사가 대부분이어서 한국인의 구매력은 상대적으로 미미했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콜롬비아에서 중개회사를 운영하는 동안 사고를 친 외국인은 한국인들 뿐인 것으로 기억한다.

돈은 없어도 신용이 있다면 도매에서 물건을 받아와 손님에게 팔 수 있지만 신용이 없으면 아무도 물건을 주려하지 않는 것이 보석 시장의 생리이다. 그리고 보석은 워낙 고가라 자기 돈으로 모든 물건을 준비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신용이 중요하다. 그런데 일부 몰지각한 한국인들이 저지른 부끄러운 일 때문에 17년이 지난 지금도 현지 에메랄드 중개상 사이에서는 어글리 코리안의 이미지가 남아 있다.

내가 콜롬비아 회사를 문 닫은 후, 콜롬비아에 정부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 정식으로 운영하는 한인 회사는 거의 없다. 지금도 1년에 몇차례식 에메랄드를 구입하기 위해 콜롬비아에 있는 회사를 방문한다. 20년이 넘게 현지에서 일을 했기에 대부분의 중개상들은 나를 잘 알고 있지만 가끔 새로 시작한 중개상을 만나면 친구들은 나를 이렇게 소개한다. 해리는 코레아노라고, 하지만 믿어도 된다고. 참 서글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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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년 전의 기록에도 등장하는 이 다이아몬드는 1304년부터 역사서에 코이누르(KOH I NOOR)라는 이름으로 기록되기 시작한다. 코-이-누르는 페르시아어로 '빛의 신'이라는 뜻으로 "이것을 가지면 원하는 것을 모두 얻게 된다"는 전설과 함께 "남자가 가지면 저주를 받는다"라는 속설도 있다.

다이아몬드의 무게만 무려 105캐럿에 달해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가치를 지니지만 역사적 의미까지 더해지면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물건이 된다. 코이누르는 본래 인도의 카카티야 왕조의 것이었지만 여러 왕조를 거치면서 마지막엔 인도를 침략해 식민지로 만든 영국의 손에 떨어지게 된다.

당시 인도를 지배한 시크 왕조의 마지막 왕 둘레프 싱은 영국에 충성하겠다는 의미로 빅토리아 여왕에게 코이누르를 바치게 된다. 하지만 그때 당시 둘레프 싱의 나이가 13세에 불과해 인도 정부는 영국에서 독립한 후 왕의 의지대로 여왕에게 바친 것이 아니라 영국에 의해 강제로 빼앗긴 것이라며 오늘까지 끈질기게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남자가 가지면 저주를 받는다는 속설 때문에 영국 왕실은 빅토리아 여왕에서 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어머니 퀸 마더로 이어져 내려오다 2002년 퀸 마더 사후 지금은 타워 오브 런던에 보관 전시되었다.

영국은 약탈한 문화재는 돌려줘야 한다는 법이 있지만 2010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있을 수 없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코이누르를 돌려 줄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런 속사정에는 코이누르를 돌려 줄 경우 런던 대영박물관에 소장된 많은 문화재를 원래의 자리로 돌려 보내야 하는 아픈 역사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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