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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관광객들이 찾는 분재의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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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8/01/31 미주판 13면 기사입력 2018/01/30 19:05

신현식 기자의 대륙 탐방

분재 박물관에서는 전시는 물론 분재강좌도 열고 있다. 사진은 분재, 분재소품, 회화작품을 한데 묶어 보여주는 전시다.

분재 박물관에서는 전시는 물론 분재강좌도 열고 있다. 사진은 분재, 분재소품, 회화작품을 한데 묶어 보여주는 전시다.

한인 작가 영 최씨가 만든 소품분재 작품. 소품분재는 쿠사모노라고도 부른다.

한인 작가 영 최씨가 만든 소품분재 작품. 소품분재는 쿠사모노라고도 부른다.

퍼시픽 분재 박물관 (Pacific Bonsai Museum)

텍사스 오스틴 친척집에서 며칠을 머물렀다. 반겨주고 마음을 써주는 친척이 고마웠다. 이민와 만나는 피붙이는 더욱 살갑다. 오클라호마주를 경유해 서부로 가기로 했다. 떠나는 날 아침 복잡한 감정을 눌러두고 몇 마디의 의례적 말들이 오갔다.

친척 손에는 어린나무 분재가 담긴 화분이 들려있었다. 손바닥에 올려놓을 수 있을 만큼 작은 화분이었다. 전해 받은 화분은 말로 할 수 없는 아쉬움이 느껴졌고 서로의 안녕을 대신 기원하는 듯했다. 여행 중 분재를 바라보며 그리운 이들의 기별을 물어보는 게 습관이 됐다.

식물은 주변환경에 맞춰 자란다. 분재는 그런 식물의 특성을 이용한다. 작은 화분에 키우며 가지치기, 뿌리 잘라내기, 접붙이기를 통해 모양을 만들어간다. 중국에서 시작된 분재는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전해졌다. 조선시대 분재는 소박하고 꾸밈이 없으며 자유분방한 멋을 특징으로 한다. 일본으로 건너간 분재는 축소지향적인 일본의 문화적 특성과 맞아떨어져 발전해 자로 잰 듯 정형화돼 있다.

1880년대 일본에서 이민온 도모토 토이치가 1915년 만든 분재작품이 전시돼 있다.

1880년대 일본에서 이민온 도모토 토이치가 1915년 만든 분재작품이 전시돼 있다.

식물은 환경과 관리가 적절하면 오래 살 수 있다. 2000년 가깝게 사는 레드우드도 많다. 일본의 3대 쇼군 도쿠가와 이에미츠가 생전에 아끼던 500년 된 오엽송 분재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분재다. 세계 2차대전 이후 일본 문화가 전세계로 퍼지면서 분재의 일본말인 '본사이'를 그대로 받아들여 미국에서도 본사이로 부른다.

워싱턴주 시애틀 남쪽 위성도시인 페더럴웨이시에 위치한 퍼시픽 분재 박물관을 관람했다. 분재 박물관답게 미국 각지에서 자라는 나무를 소재로 한 분재, 풀과 이끼, 돌을 소재로 한 분재 소품과 회화작품의 합동 전시도 열리고 있었다.

작품 하나 하나에 나무가 자라는 지역 생태계와 분재작품, 분재 소품, 회화에 대한 설명이 잘 돼 있었다. 한인 작가 영 최씨의 소품분재 작품이 전시돼 있어 더욱 즐겁게 감상했다. 일반 분재원이나 분재공원에서 볼 수 없는 분재 박물관다운 전람회였다.

퍼시픽 분재 박물관은 페더럴웨이시에 있다. 시애틀로 본사를 이전한 세계 굴지의 목재회사인 웨어하우저사가 워싱턴주 창건 100주년을 기념하고 지역사회공헌 차원에서 1989년 설립했다. 박물관은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매해 방문해 명소가 됐다.

퍼시픽 분재 박물관은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한국, 일본, 중국, 대만에서 수집한 150주 이상의 분재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매주 60주씩 돌아가며 야외 전시장에 전시하고 있다. 현대적 경향의 창작분재와 전통분재를 동시에 전시하며 분재강좌도 한다.

고려말 사람 전록성의 분재 시를 읊조린다.

"산속의 석재높이 나무 풍상 겪은 그 모습 화분에 옮겼더니 또 한번 감탄하네 바람은 속삭이듯 베갯머리에 와서 닿고 가지에 걸린 달은 창에 뜨기 더디어라 힘들여 가꾸기에 새 가지가 돋아나고 이슬비 흠뻑 젖어 잎마저도 무성하네 동량 재목 될지 두고 봐야 알겠지만 서재에서 마주보면 마음이 통하네."
퍼시픽 분재 박물관은 세계 굴지의 목재회사인 웨어하우저가 1989년에 지역사회공헌 차원에서 만들었다.

퍼시픽 분재 박물관은 세계 굴지의 목재회사인 웨어하우저가 1989년에 지역사회공헌 차원에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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