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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의 인종차별 넘어 평화의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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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8/02/28 미주판 19면 기사입력 2018/02/27 19:25

신현식 기자의 대륙 탐방

나치를 피해 숨어 살며 한손에 일기장을 들고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바깥 세상을 내다보는 안네 프랭크의 동상. 안네 프랭크는 1944년 8월 체포돼 강제수용소로 이송됐고 1945년 3월 1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나치를 피해 숨어 살며 한손에 일기장을 들고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바깥 세상을 내다보는 안네 프랭크의 동상. 안네 프랭크는 1944년 8월 체포돼 강제수용소로 이송됐고 1945년 3월 1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안네 프랭크 인권 기념관(Anne Frank Human Rights Memorial)

요즘 작은 도시에서도 자연식품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인구 밀도가 낮은 몬태나주 헬레나시에 있는 자연식품을 파는 작은 마켓에 들렀다. 손님도 종업원도 몇 명 없는 한가한 가게였다. 여행 중 필요한 식품을 구입하고 계산대에 섰다. 마른 체구에 수염을 잔뜩 기르고 문신을 한 젊은 직원이 계산대에 서 있었다. 눈도 마주치지 않고 말 한 마디 없이 계산을 끝내더니 물건을 봉지에 담지도 않고 사라져 버렸다. 어처구니 없었다.

물건을 주섬주섬 꾸려 나오며 항의를 할까하다 매니저도 같은 부류일 것 같아 불편한 마음을 누르고 가게를 나섰다. 자동차로 미국 각지를 여행하다 보면 인종적 편견과 차별을 체감할 수 있다. 미국은 유럽에서도 사라진 '백인우월주의'를 아직 떨쳐 내지 못하고 있다.

2011년에 유색인종 신생아 수가 백인 신생아 수를 앞질렀다고 한다. 캘리포니아는 유색인종이 전체인구의 과반수된 지 오래다. 2042년부터는 유색인종이 백인보다 많을 것이라고 인구조사국은 예측하고 있다. 이런 위기감 때문인지 1000여 개 이상의 백인우월주의 단체들이 해를 거듭해 세를 불리고 있다.

안네 프랭크 인권 기념관은 안네 프랭크를 추모하고 인류의 평등, 평화와 인권신장을 위한 교육의 장소로 2002년에 만들어 졌다.

안네 프랭크 인권 기념관은 안네 프랭크를 추모하고 인류의 평등, 평화와 인권신장을 위한 교육의 장소로 2002년에 만들어 졌다.

아이다호주 제일 도시인 보이시는 전국에서 살기 좋은 도시 10위 안에 드는 곳이다. 보이시는 차분하고 세련된 느낌의 예쁜 도시였다.

아이다호주 제일 도시인 보이시는 전국에서 살기 좋은 도시 10위 안에 드는 곳이다. 보이시는 차분하고 세련된 느낌의 예쁜 도시였다.

시내 중심에는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운동을 벌이고 있는 바스크족이 이민와 정착한 거리도 있었다. 바스크족 문화센터와 박물관의 모습.

시내 중심에는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운동을 벌이고 있는 바스크족이 이민와 정착한 거리도 있었다. 바스크족 문화센터와 박물관의 모습.

2015년 6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흑인교회에 침입해 총기를 난사해 9명을 살해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21세 범인 딜런 루프가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남부 상징물과 기념물을 철거해야 한다는 운동이 일어났다. 2017년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남부연합의 로버트 리 장군 동상 철거에 반대한 인종차별주의 단체와 인권단체가 충돌했다.

시위에 나선 인종차별주의자 제임스 알렉스 필즈는 반대 시위대를 향해 차를 돌진해 1명을 죽이고 19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이 시위로 35명이 부상당하고 경찰 2명이 헬기 추락으로 사망해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자 인종, 계층 간 갈등이 증폭되며 미국의 민심이 분열되고 있다.

아이다호는 요즘 벌어지고 있는 인종차별주의자들의 시위에서 KKK를 압도하며 악명을 떨치고 있는 아리안 네이션의 본부가 있는 곳이다. 1970년대에 리처드 버틀러라는 인물이 캘리포니아에서 아이다호주의 헤이든 레이크로 이주해 신나치주의를 표방하는 '아리안 네이션'을 세웠다. 아이다호주는 주민 대부분이 백인이며 보수주의 색채가 강해 인종차별주의자들이 모여든다는 안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감자생산으로 유명한 아이다호 주도인 보이지를 방문했다. 보이지는 전국에서 살기 좋은 도시 10위 안에 드는 곳이다. 작고 아담한 옛건물들이 높지 않은 현대식 건물들과 어우러진 차분하고 세련된 느낌의 예쁜 도시다.

1862년 보이지 인근에 금광이 발견되면서 유럽의 여러 민족이 이민 와 살기 시작했다. 시내 중심에는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에 살며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운동을 벌이고 있는 바스크족이 1800년대 말부터 이민 와 정착한 거리도 있었다.

아이다호주 대부분의 선량한 시민들이 오히려 아리안 네이션과 같은 인종차별주의자들로 동일시되는 피해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다호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듯 시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아이다호 안네 프랑크 인권 기념관을 건립했다.

2002년 건립된 이곳은 '안네의 일기'로 유명한 1945년 나치의 인종주의에 희생된 안네 프랑크를 추모하고 인류의 평등, 평화와 인권신장을 위한 교육의 장소로 만들어졌다. 나치를 피해 숨어살면서 한손에 일기장을 들고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바깥 세상을 내다보는 안네의 동상이 있다. 24미터 길이의 돌 담장에는 유엔의 인권헌장 등 세계 인권보호 관련 어록이 새겨져 있다.

안타깝게도 안네 프랑크 인권 기념관에 2017년 5월 두 번이나 인종차별주의자들의 기물 훼손 사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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