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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수 속병 클리닉] 변이 묽어 졌어요? 그럼 이렇게 하세요

‘옛날에는 묵직한 변이 잘 나왔는데 특히 지난 10년 동안에는 변이 퍼져 나온다’는 불편함을 호소해오는 경우를 흔히 본다. 어떻게 하면 이런 설사를 고칠 수 있느냐고 묻는다. 하루에 한 두 번씩 정기적으로 보는 대변이 설기가 있거나 아니면 퍼져 나온다고 해서 반드시 설사라고는 볼 수 없다. 이 중 대부분은 병리적 원인이 있는 설사가 아니다. 설사가`무어냐고 물어보면 답은 가지각색이다. 어떤 사람은 하루 대변의 횟수가 4~6번 이상이니 설사라 생각하는 반면 하루에 변을 한 번 보아도 묽은 변을 보면 이것을 설사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선진국의 경우, 일반 성인의 1일 대변양은 200그램 정도이며 이 중 70~80%는 수분이다. 200그램 이하의 대변량이라도 묽은 변을 자주 보는 것도 설사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대변양은 늘어나게 마련이므로 단순히 대변량이 많다고 반드시 설사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경우 대변량은 남성보다 적은 편이다. 음식물 외에도 스트레스, 복용하는 약 및 운동량에 따라 배변량은 달라질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설사(diarrhea)는 급성과 만성으로 분류한다. 1~2주일 안에 멎는 설사는 급성이고 2~3주 이상 지속될 경우 이를 만성설사로 볼 수 있다. 급성설사의 주요 요인은 감염성 질환으로 매년 세계적으로 특히 위생시설이 떨어진 후진국의 경우 4백만 이상의 5살 미만 유아들의 생명들을 빼앗아간다. 이러한 감염질환은 대부분 오염된 음식물이나 물을 통해서 발생한다. 특히 위생시설이 떨어진 곳으로 여행하는 도중에 발생하는 소위 여행자 설사병도 전형적인 감염질환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을 섭취했을 때 인체에 들어온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로 인해 설사병이 발생할 수 있다.



급성설사 (acute diarrhea)



급성설사와 관련된 주요 증상으로는 구토·복통·발열현상 등을 들 수 있다. 많은 경우 가벼운 복통과 하루 이틀 안에 멎는 설사가 대부분이지만 감염된 세균이나 바이러스 요인에 따라 어떤 경우에는 심한 구토와 설사로 인해 탈수현상이 생길 수도 있으며, 복통 또한 그리 심하지는 않더라도 며칠간 지속적으로 연장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급성 설사질환은 자기한정성으로 어느 정도 증세가 지속되다가 자연적으로 멈추게 되므로 집에서 휴식하고 탈수현상에 대비해 수분을 잘 섭취하면 되지만 때에 따라 지속적인 설사와 혈변이 동반될 경우에는 병원에서의 검진이 필요하다.



만성설사 (chronic diarrhea)

설사가 3~4주 이상 지속될 때 이를 만성설사로 볼 수 있다. 만성설사의 대부분은 과민성대장증후군이지만 많은 경우, 어떠한 만성질환이나 컨디션 때문에 발생할 수 있으므로 당뇨병 혹은 만성 궤양성 대장염 같은 특정된 유기질환의 요인을 살펴 보아야 한다. 만성설사는 그 기전에 따라 삼투성 설사, 분비성 설사 그리고 염증성 설사 세 가지 종류의 설사로 분류될 수 있다.
삼투성 설사는 섭취된 물질이 흡수될 수 없어 일종의 삼투성 물질로 작용해 장내에 있는 수분을 가둘 뿐 아니라 오히려 인체에서 장내로 수분을 빼어내서 설사를 유도한다. 이렇게 증가한 수분량은 대장의 흡수용량을 능가하므로 많은 양의 수분이 대변으로 배설되게 된다. 섭취한 지방분이나 탄수화물의 흡수 불량은 물론 일반인들이 자주 복용하는 마그네슘 같은 변비제를 비롯해서 껌에 들어가 있는 자일리톨이나 소르비톨 등 음식물과 약제품들이 삼투성 설사의 주요 원인이다. 이러한 물질들의 섭취가 없으면 자연적으로 삼투성 설사는 멎기 마련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분비성 설사는 대량의 수분이 배설될 뿐 아니라 음식물질의 섭취와 관계가 없다. 분비성 설사의 기전은 흡수작용이 억제되고 분비작용이 촉진되어 생기는 것으로 가장 심한 예로는 콜레라를 들 수 있다. 여행자 설사병의 주요 요인인 대장균 이콜라이(Enterotoxigenic E. Coli)에서 분비되는 독소도 콜레라와 비슷한 분비성 설사를 일으킬 수 있으며 때에 따라서는 심한 탈수현상이 벌어질 수 있으므로 정맥주사로 링거액을 공급 받아야 한다. 감염성 질환 외에 호르몬 분비작용의 장애로 인해 생기는 여러 질환들도 분비성 설사의 주요요인이 된다.



염증성 설사 (inflammatory diarrhea)

염증성 설사에서는 발열현상, 배 부위의 압통 그리고 혈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엄연한 혈변이 아니더라도 대변에서 적혈구나 백혈구가 발견되거나 장의 조직이 염증화되어 있을 수 있다. 급성적으로는 시겔라 같은 세균성 요인도 있지만 만성적으로는 크론병과 만성 궤양성 대장염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설사 치료 시 유의해야 할 점

설사병을 치료할 때에는 함부로 지사제를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세균성 및 바이러스성 설사 질환일 경우, 지사제 복용은 복통을 일으킬 수 있으며 설사병 그 자체를 지연시킬 수 있다. 급성설사일 경우 심한 발열현상·복통·혈변 그리고 구토현상이 없는 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여 탈수작용을 막으면 대부분 2~3일 안에 회복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1일 6~8회 이상의 묽은 변을 보아 탈수 현상이 있거나 심지어는 소변의 양이 떨어 졌을 때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 혈변·발열 및 복통이 있을 때에도 병원에 가야 한다.


현철수 박사=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생물리학을 전공하고 마이애미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조지타운 의과대학병원에서 내과 레지던시 후 예일 대학병원에서 위장, 간내과 전문의 과정을 수료하고 많은 임상 활동과 연구 경력을 쌓았다. 로체스터 대학에서 생물리학 박사,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스토니브룩 뉴욕주립 의과대학과 코넬 의과대학에서 위장내과, 간내과 교수를 겸임했다. 재미 한인의사협회 회장, 세계한인의사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뉴저지주 의료감독위원회 위원이자 아시안 아메리칸 위암 테스크포스(Asian American Stomach Cancer Task Force)와 바이러스 간염 연구센터(Center for Viral Hepatitis)를 창설해 위암 및 간질환에 대한 캠페인과 나아가 문화, 인종적 격차에서 오는 글로벌 의료의 불균형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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