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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수 속병 클리닉] 피 토했다면 내시경으로 정확한 진단을

토혈증(hematemesis)이란 구토와 더불어 혈액이 입으로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어떤 사람이 토혈을 했다고 생각될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한 가지 가려내야 할 것이 있다. 출혈의 위치가 소화 기관(위, 식도 등)인지, 아니면 기관지나 목 부분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어떤 경우에는 토혈인 것 같지만, 단순히 오랜 기침으로 인해 가래에 섞여 피가 나왔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결핵이나 심각한 폐렴, 폐암 및 여러 폐 질환으로 인한 객혈일 가능성도 있다. 그러므로 그 사람의 병력을 염두에 두고 증상을 잘 들어 본 후 판단을 내려야 한다.



토혈증의 원인 질환

토혈증을 일으키는 질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과음 후 구토를 많이 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의 하나로, 위의 부분 점막이 찢어져 출혈이 심해 토혈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질환을 말로리 와이스(Mallory-Weiss) 증후군이라고 하며, 내시경 검사로 확인이 가능하다. 말로리 와이스의 대부분은 자연적으로 지혈되나 어떤 경우에는 출혈이 지속되어 위험할 수도 있다. 출혈이 멈추지 않을 때에는 내시경 소작법으로 열을 가하거나, 클립 사용 및 약물을 투여하는 주사 요법으로 지혈이 가능하다.



둘째, 위나 식도에 위치한 정맥류(Varix)가 파열되어 큰 출혈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정맥류는 식도 점막의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굵게 팽창한 것을 말한다. 정맥류는 평상시 아무 증세가 없으나 내시경이나 조영술로 사전에 진단이 가능하다. 식도와 위에 정맥류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만성 간 질환(Chronic Liver Disease)으로, 간경변을 들 수 있다. 우리 한국인의 경우에는 B형 간염 바이러스와 술로 인해 생긴 간경변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식도 정맥류는 복수, 간성 혼수 등과 더불어 간경변으로 인해 생기는 문맥압 항진증(Portal Hypertension)의 주요 합병증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B형 간염 바이러스성 간염 환자가 많은데, 이 중 대부분은 자신이 자각할 수 있는 아무런 증세가 없다가 갑자기 복수가 차오른다거나 정맥류가 파열되어 피가 분출해 심각한 토혈로 병원 문을 들어서는 경우가 있다.

이외에 C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C Virus)로 인한 만성 간 질환도 위 식도 부분의 정맥류를 일으키는 주요 요인이다. 그러므로 만성 활동성 간염, 간경변과 식도 정맥류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요인을 가진 환자는 증세가 없다 하더라도, 정맥류의 유무를 판단하기 위한 검진을 예방 차원에서 받는 것을 권한다. 이와는 반대로 정기 위 내시경 검진을 받았다가 식도 정맥류가 발견되어 차후 B, C형 간염으로 인한 간경화가 있는 환자들도 있다. 정맥류가 발견되면 가능한 베타 차단제를 복용하여 문맥압항진을 감소시켜 정맥류의 파혈 가능성을 줄이도록 해야 한다.

출혈이 지속될 때는 경화 요법, 클립, 결찰 요법 등 주사 요법으로 지혈할 수도 있지만, 이런 경우 환자들의 예후가 나쁘며, 심지어는 이로 인해 사망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만성 간 질환을 진단 받은 적이 있으면 자각 증세가 없더라도 선별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위내시경과 복부 초음파 검사 등을 받아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위 식도 정맥류가 발견되었으면 출혈 가능성을 식별하여 예방 차원에서 치료할 수도 있다.

셋째, 여러 출혈성 궤양 등도 토혈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식도를 비롯하여 위나 소장의 궤양에서 심하게 출혈이 있을 때 구토와 더불어 토혈증을 일으킬 수 있다. 토혈증이 있을 경우에는 피가 위장관을 통과하면서 생긴 흑색 변이 나타나는데, 이 또한 소화 기관의 출혈을 시사하는 중요한 소견이기도 하다. 내시경 검사 시에 출혈이 있거나 최근에 출혈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전기 소작법 및 클립이나 약물을 투여하여 지혈시키고 출혈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이렇게 토혈증에는 여러 종류의 원인이 있으며, 확실한 진단과 치료는 환자의 현재 상태는 물론, 뒤따르는 예후를 결정하기 때문에 전문의의 세심한 검진이 요망된다.




현철수 박사=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생물리학을 전공하고 마이애미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조지타운 의과대학병원에서 내과 레지던시 후 예일 대학병원에서 위장, 간내과 전문의 과정을 수료하고 많은 임상 활동과 연구 경력을 쌓았다. 로체스터 대학에서 생물리학 박사,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스토니브룩 뉴욕주립 의과대학과 코넬 의과대학에서 위장내과, 간내과 교수를 겸임했다. 재미 한인의사협회 회장, 세계한인의사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뉴저지주 의료감독위원회 위원이자 아시안 아메리칸 위암 테스크포스(Asian American Stomach Cancer Task Force)와 바이러스 간염 연구센터(Center for Viral Hepatitis)를 창설해 위암 및 간질환에 대한 캠페인과 나아가 문화, 인종적 격차에서 오는 글로벌 의료의 불균형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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