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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낙원에 산다

풀밭에 내려준 거북이가 한나절을 헤매다 작은 못을 만난다. 따질 겨를 없이 풍덩 물 속으로 뛰어든다. 더는 그 못에서 벗어나거나 달아나려 하지 않는다. 다시 없는 낙원이요 천국이 그 곳이라고 느낀 때문이겠다.

불행 중 다행이란 말이 있다. 결코 바라지 않던 사건사고나,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나 일에서 벗어나 자유롭기에 아직 살아있지 않은가. 몸이 고달프고 힘들 때는 쉬어야 한다. 마음이 고달플 때는 망각에 기대야 한다.

몸은 먹거리로 버티고 마음은 사랑이 감싸주기에 서로 의지하며 살아간다고 한다. 한국은 짧은 동안에 큰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다. 그러나 생활이 편해지고 넘치는 물자로 정신무장이 해체돼 게을러졌다는 역설도 성립이 된다.

이 세대를 사는 사람들은 앞선 세대의 노고를 잊고 사는 것 같다. 전임자가 이룩한 성과를 이어받아 더욱 발전시켜야 할 터인데 말이다. 풍요로운 생활이 꿈과 희망을 앗아가는가, 삶을 권태에 들게 하고 반값이니 무상이니 공짜에 손을 내밀게 만드는 것 같아 안타까워진다.



오천 년 역사에 많은 시련을 겪어왔어도 비참할 때마다 인걸이 나타나 지혜롭게 헤쳐온 우리나라가 아닌가. 그런 인걸들이 그립다. 국민과 국가를 품을 줄 아는 그릇 큰 임이 그립다. 그런 임을 세울 줄 아는 정치가 보이나 싶어 날마다 신문을 뒤적이곤 한다.

지금도 거북은 낙원에서 노닐고 있으리라. 저녁 해가 2019란 일년을 몰아가고 있다. 몸 건강하고 정신 맑아 축복 중에 있어 감사한다. 그러나 밖으로는 시린 일들이 산더미다. 늦기 전에 작은 사랑을 보내야 할 곳을 찾아나서야 하겠다.


남철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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