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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사모아의 추억

외로운 섬나라들이 떠다니는 남태평양의 밤은 고요하다. 하와이에서 남쪽으로 4시간을 날아 발을 디딘 미국령 사모아 섬은 잠들어 있었다. 팬암 747은 매일 밤에 와서 새 나그네를 풀어놓고 이튿날 헌 나그네를 싣고 하와이로 되돌아가곤 한다.

새로워서 낯설어서 신기해 하고, 때로는 겁에 질리고 놀라기도 하는 맛에 즐거히 사서 고생을 하는 나그네들이다. 손바닥 만한 섬나라에도 볼거리들은 많다.

폴리네시안 인종은 몸집도 눈도 크다. 마을간 투석전으로 돌팔매질이 유명하다. 날씬한 몸매에 큰 눈이 아름다운 처녀들은 사모아 청년들이 아끼지만 결혼하면 거의 몸이 불어 걷기가 힘들어진다. 토란과 비슷한 타로의 영양가가 너무 높다 한다. 박력 있는 불춤사위가 화려하고 순박한 마음씨에 믿음이 간다.

레인메이커 산(Mt. Rain Maker) 정상에 구름이 걸리면 비를 내려준다. 거의 매일 한 차례 온다. 집집마다 뒤뜰에 높다랗게 매단 물 꼭지가 샤워장이 된다. 이 산에서 수집한 공기는 미국의 오염도 측정치의 기준이 될 만큼 깨끗하다. 이곳 주민은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고 산다.



자연과 산업과 어족 자원이 풍족해 많은 한국 원양어선이 항구에 드나든다. 선원들은 4~ 5개월 바다에 떠있다가 땅을 밟아 긴장이 풀린다. 한잔 술에 노래를 부르고 싸우는 일이 많아 원주민들의 빈축을 사곤 했다. 바닷가 얕은 물에도 각종 산호초가 화려한 쇼를 하고 해삼이 바닥에 뒹굴며 기어 다닌다. 원 달러 비치(One dollar beach), 투 달러 비치(Two dollar beach) 등 해변 이름이 재미있다.

40년 넘은 일이다. 기회가 닿으면 다시 찾아 가고 싶다. 아름다운 섬나라의 야자수 그늘이 그립다. 얼마나 변해 있을까.


지상문 / 파코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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