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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우리 애 학교냐”…혁신학교 공모 2주 앞두고 서울 곳곳서 갈등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5/16 19:47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곡초 앞에서 학부모들이 혁신학교 전환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중앙포토]





서울시교육청의 혁신학교 신규 지정 공모를 앞두고 서울 시내 일부 지역에서 학교와 학부모 간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학교 측은 혁신학교로 전환하면 예산이 증가해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학부모들은 학력저하 우려 등을 내세우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대곡초와 광진구 광장동에 있는 양진초가 혁신학교 전환을 놓고 학교와 학부모의 대립이 심화하고 있다. 대곡초는 전날 학교 앞에 학부모 100여명이 모여 혁신학교 반대 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학교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혁신학교 공모 관련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었지만, 학부모들의 불참으로 취소됐다. 대곡초 학부모들로 구성된 ‘혁신학교를 반대하는 엄마들의 모임’이 작성한 탄원서에는 현재 학부모와 인근 주민 등 1000여명 넘게 서명한 상태다. 양진초 학부모들도 현재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혁신학교 반대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일부 학교는 학부모들의 반대로 혁신학교 공모 신청을 하기도 전에 무산됐다. 대곡초와 함께 혁신학교 전환을 추진하던 강남 개포동 개일초는 전날 신청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17일 진행 예정이었던 혁신학교 설명회도 취소하고, 학부모와 교장이 소통하는 시간으로 운영했다. 이 학교는 설명회 후 23일부터 3일간 학부모 대상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었는데, 대곡초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이 알려지면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학교 지정에 반대하는 송파구 헬리오시티 입주 예비 학부모들이 지난해 12월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예비혁신학교 지정 반대와 조희연 교육감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반면 대곡초는 학부모들 반대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이 혁신학교 전환을 강행할 예정이라 갈등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대곡초 교장과 학부모들 간의 간담회가 이뤄졌지만, 양측은 기존의 입장만 되풀이했을 뿐 해결책을 찾지는 못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학부모는 “혁신학교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많으니 제대로 알아보고 준비해서 다음 공모에 신청하자고 교장에게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며 “학부모들이 이렇게까지 반대하는데 강행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학부모는 “왜 하필 우리 애가 다니는 학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 교육 때문에 대치동으로 이사 왔는데 혁신학교로 전환되면 다시 이사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 29일부터 이뤄지는 혁신학교 공모는 교원이나 학부모의 50% 이상 동의를 거친 후 학교운영위원회 심의에서 안건이 통과돼야 신청할 수 있다. 대곡초는 지난 7일 교원을 대상으로 한 찬반투표에서 90% 이상이 찬성해 안건 상정 요건을 갖춘 상태다. 서울시교육청은 다음 달 7일까지 각 학교의 신청을 받아 심사를 거쳐 혁신학교를 지정할 계획이다.

혁신학교는 진보 교육감들이 지난 2009년 도입한 학교 모델이다. 현재 전국 초·중·고 1만1631곳 중 13%에 해당하는 1525곳이 혁신학교로 운영 중이다. 2009년 도입 당시 13곳에서 100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3월 기준 213곳인 혁신학교를 2022년까지 250곳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혁신학교는 입시와 지식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토론과 활동 등 학생 중심 교육이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학력저하 논란이 많아 교육열이 높은 강남지역에서는 특히 반대 목소리가 높다. 현재 강남 3구에 있는 혁신학교는 모두 17곳인데, 강남은 초등학교만 7곳 있다. 자곡·세곡지구 등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조희연 교육감이 임의로 지정한 곳이 대부분이다. 일반 학교가 혁신학교로 전환하려면 학부모나 교원의 50% 이상 동의받아야 하지만, 신규 설립 학교는 교육감이 임의로 지정하는 게 가능하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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