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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목숨 바쳐 나라 지킨 6·25 영웅들, 마지막까지 가족 품으로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12/08 13:02



국방부 유해발굴 감식단이 비무장지대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 작업을 하고 있다. 정교한 발굴을 위해 수작업은 필수다.





국방부 유해발굴 감식단을 들은 적 있나요. 유해·발굴·감식단이 뭐냐고요. 유해는 유골(주검을 태우고 남은 뼈)과 같은 말이고요. 발굴은 묻히거나 숨겨져 있는 걸 찾는 작업, 감식은 찾은 대상 등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아내는 것을 가리키죠. 국방부 유해발굴 감식단은요. 6·25 전쟁서 나라를 지키다 죽은 이른바 '호국 영웅'의 유해 등을 찾아 그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작전을 부릅니다. 특수 상황서 사망한 유해 등은 어디의 누구인지 알아보기 쉽지 않죠. 유해발굴 감식단이 수작업 등을 포함한 작전으로 정교하게 유해를 찾고 이들의 유전자를 분석해 가족을 찾는 일은 신중해야 합니다. 어떻게 일을 해나가고 있는지 국방부 유해발굴 감식단 안순찬 팀장에게 들었습니다.




안순찬 국방부 유해발굴 감식단 조사팀장이 유해발굴 작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저는 2012년부터 국방부 유해발굴 감식단 조사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 DMZ 화산머리고지에서 유해발굴 작업을 하고 있고요. DMZ(비무장지대·非武裝地帶·Demilitarized zone) 내 발굴 작업서는 매립된 전시 폭발물에 대비하려는 목적, 북한과의 유효 사격 거리에 있기에 만일의 상황을 방지하는 목적 등으로 방탄복을 착용합니다." 안 팀장은 작업 중에는 검은 제복 위에 10㎏가량의 방탄복을 입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발굴 장소는 북한으로부터 300m 정도 거리라 소총 사격 거리에 다 들어옵니다. 카메라의 '줌(특정 대상을 자세히 보기 위해 초점을 맞춰 당기는 것)' 기능을 이용하면 서로 얼굴도 보이죠."

"6·25 전쟁 당시 약 13만 명이 돌아가셨지만 당시엔 수습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이제라도 늦었지만 그들을 가족 곁으로 모시는 숭고한 사업에 나서는 이유예요." 안 팀장에 따르면, 유해발굴 사업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영웅들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이른바 '국가 무한 책임 의지'를 실현하는 일입니다. "전사자의 넋을 위로하고 명예를 드높입니다. 또한, 유가족의 수십 년 걸친 아픈 마음 등을 위로합니다. 국가·국민의 신뢰 관계를 고취하는 일이죠." 안 팀장에 따르면, 11월 23일 기준 지역별 미수습 전사자 추정치는 남한 8만3000구, DMZ 1만 구, 북한 3만여 구입니다. 남한은 2003년부터 유해발굴을 시작해 이날 기준 1만 구 발굴했고 지난 11월 20일 기준으로 137명이 신원 확인됐습니다. DMZ는 2018년부터 발굴을 시작했으며 지난 11월 20일 기준 261구를 발굴, 그중 3명을 신원 확인했고요.




비무장지대에는 전시 설치됐던 지뢰 등 폭발물이 남아 있기 때문에 방탄복을 입는다.





미수습 전사자 유해가 많은 이유는 뭘까요. "전쟁을 중단한 후 나라 살림이 어려웠습니다. 복구와 경제 발전 등에 전념했죠. 여력이 없어 시신을 찾는 일에는 열중하지 못했습니다." 안 팀장은 아쉬움도 드러냈습니다. "전후 바로 창설했다면 많은 전사자를 확보했겠죠." 수십 년이 흐른 후 발굴하니 수습하지 못한 유해들이 있는 곳이 개발로 인해 많이 훼손됐고 동물에 의한 유실 등이 많아 찾기 힘들다는 설명입니다. 군인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군번줄이 있어도 찾기 힘든 걸까요. "군번줄로 불리는 이른바 '인식표'는 1951년 4월에 보급했습니다. 이미 전쟁이 발발한 후라 제대로 보급이 안 됐을 거고요. 당시 대다수 군인은 수통·수저에 이름을 새겨 신원을 알아볼 수 있게 했을 겁니다. 제대로 된 인식표가 없는 유해가 많으니 신원 확인이 어려운 거죠. 최종 목표는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건데요. 제일 힘든 일이죠."

발굴 지역 선정은 어떻게 할까요. "무작정 산에서 땅을 파는 건 아니고요. 조사를 합니다. 어딜 파야 할지 6·25 전쟁 당시 전사자 기록 등을 토대로 탐사지를 정하죠." 안 팀장에 따르면 전후 탐사지 주변에 살았던 주민도 찾아서 두 정보를 종합해 그 지역 탐사를 하고 흔적을 찾죠. 유품도 확인합니다. 이후 발굴 계획을 성립하고 작전에 착수합니다. 안 팀장에 따르면, 다른 절차도 있습니다. "폭발물·지뢰 등을 사전 제거한 후 발굴을 시작해야 합니다. 또, 지역별로 관공서장·단체·유지 등을 초빙해 의식 행사를 합니다. 종교 단체도 부르죠. 제사 지내는 형식을 거친 후 발굴을 시작하는 거예요."




유해 발굴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국민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숭고한 작전이라는 게 안 팀장의 설명이다.





발굴된 유해는 어떻게 할까요. "전문 감식팀이 유해를 분석합니다. 나이·성별·연령·원인·인종 등을 알아내는 거죠. 유품 분석, 피아 판단, 국적 판단 등도 하고요. 국군인지 미군인지 중국군인지 북한군인지 판단한 후 우리 국군은 현충원으로 모시고 중공군은 지난 2014년부터 중국으로 송환합니다. 북한은 송환 거부해 경기도 파주 적군 묘지에 매장합니다." 발굴 시 중요한 건 뭘까요. "어떤 모습, 어떤 자세로 뭘 착용하고 뭘 소지했는지 파악해야 하죠. 한 구 파악에 길게는 2주일 소요됩니다. 붓 등으로 하죠. 전투복은 삭아 없지만 단추, 겉옷 단추, 판초 단추, 허리띠 쇠 소재 버클 부분, 전투화 밑창 생고무 등은 남아 있거든요. 이런 게 몸 어디에 있는지 확인해야 국적 판단이 됩니다. 기록·영상도 남기죠. 감식을 완료하면 국적 판단을 합니다. 일부라도 아군으로 의심되면 타국으로 보내지 않아요." 신원 확인이 안 된 유골들은 어떻게 될까요. "국군은 확실한데 유가족을 아직 찾지 못한 분들은 유해발굴단 안에 따로 모십니다. 번호로 기록하고요. 번호만 있으니 안타깝습니다. 국민의 관심으로 유가족 DNA 확보 수가 많아져 가족을 찾고 번호가 이름으로 바뀌길 우리는 기다립니다."

글=강민혜 기자 kang.minhye@joongang.co.kr, 사진=국방부 유해발굴 감식단, 장소 지원=한국만화영상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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