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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태권도 미래 바꾸고 있다”

인터뷰 // 온라인 품새 유럽 오픈 우승 양복선 관장

“항공·숙박료 부담 없어 참가자 두 배로”
유튜브 동영상 강의로 ‘코로나 타격’ 만회
원격 지도 가능성 주목 지도자 증가 추세

제1회 온라인 대도 유러피언 품새 챔피언십 대회에 출전한 양복선 관장이 자신의 도장에서 촬영한 품새 동영상. 하단에 세계 각국에서 동시에 채점 중인 심사위원들의 얼굴이 보인다. [대회 유튜브 동영상 캡처]

제1회 온라인 대도 유러피언 품새 챔피언십 대회에 출전한 양복선 관장이 자신의 도장에서 촬영한 품새 동영상. 하단에 세계 각국에서 동시에 채점 중인 심사위원들의 얼굴이 보인다. [대회 유튜브 동영상 캡처]

코로나19 사태는 세상의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언젠가 사태가 진정되면 많은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겠지만, 또 다른 많은 분야에선 획기적인 변화가 일 것이다. 그 분야 중 하나로 태권도를 꼽는 이가 있다. 어바인에서 양관장 국가대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양복선 관장이다.

양 관장은 지난 5월 4~10일 열린 제1회 온라인 대도 유러피언 품새 챔피언십 대회에 출전, 남자 50세 미만 부문 금메달을 땄다. 이어 제이칼리쿠 세계 온라인 품새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했다.

지난해 가주, 전국 대회는 물론 팬 아메리카컵, 월드컵 대회 등 출전한 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건 양 관장은 올해 들어 본의 아니게 ‘온라인 챔피언’으로 거듭났다.



양 관장이 인터넷의 위력에 주목하게 된 것은 자신의 경험 때문이다. 그가 예측하는 ‘태권도의 미래’에 관해 들어봤다.양 관장은 다른 태권도장 관장들처럼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았다. 도장을 열 수 없게 돼 고민하던 양 관장은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그는 직접 제작한 동영상으로 관원을 지도하고 관원이 올린 비디오 클립을 보고 자세를 고쳐줬다.

코로나 사태 이전 150명을 훌쩍 넘겼던 관원 수는 썰물처럼 빠졌다. 그래도 노력한 덕분에 초기 20명 정도였던 관원이 조금씩 늘었다. 그러던 중 온라인 품새 대회 개최 소식을 들은 양 관장은 즉시 참가 신청을 했다. 온라인 대회지만 규정은 오프라인 대회처럼 매우 엄격했다. "두 종류 품새 동작을 연속해서 한 번에 촬영한 동영상을 주최 측 웹사이트에 업로드했다. 편집한 흔적이 보이면 즉시 실격이다. 중간 휴식 시간에도 카메라 앵글 안에서 쉬어야 했다. 앵글을 벗어나도 실격이다.”

주최 측은 공정한 판정을 위해 각 대륙 출신 심판 7명을 선정했다. 이들은 시차와 관계없이 같은 날짜, 시간에 동시에 인터넷에 접속, 함께 동영상을 보며 채점했다.

양 관장은 “대회 참가자는 물론 주최 측도 크게 만족해했다"고 전했다. 유럽 대회엔 통상 500명 가량 참가했는데 온라인 대회 참가자 수가 무려 1200명을 넘겼다는 것. 양 관장은 “항공료, 숙박비가 한 푼도 안 들고 참가비만 내면 됐기 때문이다. 오고 가는 시간도 절약된다. 특히 어린 학생을 둔 부모 입장에선 보호자가 동반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양 관장은 “온라인 대회의 장점은 국제 대회는 물론 광활한 미국 내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방, 차고, 뒷마당, 공원, 도장 등 언제 어느 곳에서든 동영상만 찍으면 세계 어디에서 열리는 대회에도 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온라인 대회가 많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라인 대회는 양 관장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제이칼리쿠 대회에 함께 출전한 아들 제이콥(8세 미만)과 딸 제시카(6세 미만)는 각각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온라인 대회 소문을 들은 오렌지카운티 외 지역 학생들의 지도 요청도 잇따랐다. 양 관장은 “현재 온라인으로 가르치는 관원이 50여 명으로 늘었다. 승급, 승단 심사도 온라인으로 하고 있다. 관원과 그 부모 대상 설문조사도 했는데 대다수가 당분간 온라인 지도를 받길 희망했다”고 전했다.

그는 “동영상 지도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도장에 나가지 않고도 태권도를 배울 수 있다는 뜻이다. 코로나 사태가 끝난 뒤에도 온, 오프라인 지도를 병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양 관장은 “품새와 달리 겨루기는 아무래도 상대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매일 겨루기만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온라인 지도가 상당 부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주위 젊은 관장 중엔 온라인 지도에 주목하는 이가 많다. 태권도인들이 함께 고민해 온라인을 잘 활용하면 태권도의 장래가 밝아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임상환 기자 lim.sanghwan@koreadaily.com lims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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