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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뒷심을 내야합니다”

짧은 시간 강력한 확산력을 가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최초 보고로부터 6개월, 팬데믹 선언 이후 4개월이 지났다. 경제활동 제제조치가 시작되고 모임이 중단되고 Shelter in place가 시작되었다. 익숙하지 않던 단어들이 이제는 낯설지가 않다. 어느덧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어 버린듯 하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대한민국은 방역우수국가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초기단계는 신천지 집단의 집단감염으로 난항을 겪었지만, 병적일만큼 집요한 추적조사와 탁월한 의료보험 제도에 힘입어 빠른 시간에 추가확산을 막아냈다. 2002년 사스(SARS) 바이러스와 2012년 메르스(MERS) 바이러스를 경험하면서 쌓인 노하우와 국가주도의 의료보험체계, 그리고 방역당국에 자발적으로 협조한 시민의식으로 ‘방역선진국’이라는 찬사까지 받았다. 소위 ‘국뽕’에 취할만 하다. 외국에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중국과 한국, 이탈리아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을 때, 미국은 바다 건너 불구경을 하고 있다가 뒤늦게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현재 가장 많은 확진자 및 사망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누적집계 확진자 수가 300만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13만명을 넘었다(2020년 7월 6일 기준). 압도적인 1위 국가다. 규제완화 조치가 풀릴 즈음만 해도 좀 진정되나 싶었는데, 지금은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을에 2차 대유행을 예견하고 있는데, 이대로 2차 대유행을 맞게 되면 정말 큰일이다.



며칠 사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자 변형에 관한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유전자 염기서열에 따라 S, V, L, G, GH, GR 6가지 종류로 분류했다. 초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S나 V그룹이었지만, 최근 재확산 되고 있는 바이러스는 GH그룹 바이러스라고 한다. 이전에 비해 감염률이 6배가 높아졌다고 한다. 갈수록 태산이다.

하지만, 어떤 바이러스가 되었든 방역 기본 수칙은 변함이 없다. 사회적거리두기와 비누로 손 자주 씻기, 개인 마스크 착용하기. 이것만 철저하게 지켜도 지금의 확산세는 현저하게 줄어들지 않을까? 적어도 나는 지켜낼 수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가는 마트나 상점에 가보면, 아직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상점 입구에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안내문구를 붙여도 소용없다. 며칠 전,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한 백인 청년이 마스크도 쓰지 않고 들어왔다. 점원이 마스크 착용을 부탁하자, 왜 나에게 마스크를 강제하냐며 되려 화를 냈다. 점원이 마스크 착용이 법이라고 말하자, 자기는 마스크가 없으니까 마스크 못쓴다고 버텼다. 결국 점원이 직원용으로 비치해 둔 마스크를 건내 주니까 마지못해 마스크를 쓰고 주문을 했다.

규제 완화조치가 시행되면서 사람들의 긴장이 많이 느슨해진 느낌이다. 지난 3개월간의 규제에 대한 보상심리(?)일까? 참을만큼 참았다는 피해의식일까? 여전히 개인방역 수칙을 잘 지키는 사람들도 있지만, 알게 모르게 긴장이 풀린 사람들이 많아진 것처럼 느껴진다. 당장 나만 해도 그렇다. 하루 10번 이상 손을 씻어 대다가 이제는 8번, 7번, 점차 손 씻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어느새 코로나 바이러스의 상황이 익숙해졌다.
코로나 사태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라면 올 가을 2차 대유행이 올지도 모른다. 치료제와 백신은 아직도 개발 중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자신을 위해, 그리고 이웃을 위해 개인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해야 할 시기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코로나와 같은, 아니 코로나보다 더 끈질기고 집요한 원수 마귀를 마주하며 살아간다. 원수 마귀는 우는 사자와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는다. 한 번 찍고 두 번 찍어도 안 넘어가면 넘어갈 때까지 찍어댄다. 1000번을 버티면 1001번 다시 찍는다. 전염력도 강하다. 옆 사람의 편법과 부정을 몰래 몰래 따라한다. 중독성도 강하다. 한번 죄의 맛(?)을 알면 좀처럼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레위기의 말씀은 개인과 공동체에서 부정의 확산을 병적일 만큼 집요하게 차단하고 있다. 거룩함을 유지하기 위해.

예수님을 믿고 은혜로 가득할 때는 죄의 유혹을 이기기가 어렵지 않다. 그런데 뒷심이 부족하면 밀리는 법이다. 은혜를 받는 것 못지 않게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수님은 요한계시록을 통해 에베소 교회를 책망하셨다. 처음 사랑을 버렸기 때문이다(계 2:4). 시간이 지나 점차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이단과의 치열한 싸움을 하는 동안 처음 열정을 잃어버렸다. 이단을 대적하기 위해 교리적으로 윤리적으로는 성숙했지만, 오랜 싸움에서 예수님을 처음 믿었을 때의 감동과 열정이 전만 못했기 때문에 예수님의 책망을 받았다.

성도들에게 있어서 가장 경계해야 할 의식 중에 하나가 ‘이 정도면 됐다’는 생각이다. 큰일 날 소리다. 신앙생활에 있어 이 정도면 충분한 것은 없다. 우리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다 갚을 수 있을까? 이 정도면 베푸신 은혜에 보답할 수 있을까? 주님 만나는 그 날까지 그 은혜를 갚을 길이 없다. 주님 오시는 날까지 한결 같아야 한다. 주님 만나는 순간까지다.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무엇보다 주님을 사랑하는 열정과 헌신은 처음과 끝이 똑같아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의 믿음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를 원하신다(엡 4:13). 이 땅에서 우리의 사명이 끝나면 그때 비로소 주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실 것이다. “이제 됐다.” 이 말씀은 주님만 하실 수 있다. 그때까지 우리는 결단코 멈출 수 없다.

기도가 또한 그렇다. 쉬지 말고 기도해야 한다.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기 때문이다(살전 5:18). 살아 숨쉬는 동안 주님과 기도로 교제해야 한다. 주님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우리에게 말씀하신다면, 우리는 기도로 주님께 응답해야 한다. 때로는 우리의 문제와 필요를 위해 기도할 때가 있다. 마찬가지로 응답이 올 때까지 쉬지 말고 기도해야 한다. 하나님의 뜻이라면 언제가 되었든 반드시 응답하신다. 이것은 하나님의 약속이다. 만일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면 기도 중에 하나님의 뜻을 알려주신다. 그리고 우리의 기도는 점차 바뀌게 될 것이다. 그때까지는 쉬지 말고 기도해야 한다. 뒷심을 내야 한다.

성경은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 4:23)고 말씀한다. 우리의 마음을 지키는 일이 지혜로운 삶이다. 우리의 말과 행동이 마음에서부터 나온다. 순간적인 생각에 했던 말과 행동은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 마음, 처음 생각, 처음 열정을 지키는 일은 쉽지 않지만, 무엇보다 중요하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변덕이 심한(?) 우리네 마음과 같이 변화무쌍하다. 그러나 기본은 항상 같다. 기본이 중요하다. 제아무리 변화무쌍한 바이러스라 하더라도 옮겨지는 길목을 차단하면 스스로 소멸되기 마련이다.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개인방역을 준수하여 사회적 거리두기, 손 자주 씻기, 마스크 착용하기를 생활화 하면 혼란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문제는 우리의 마음이다.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뒷심을 내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대하는 우리의 마음과 행동도 뒷심을 내야한다. 영적 싸움에서도 처음 사랑을 간직하고 뒷심을 내야한다. 최후 승리를 얻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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