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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로운 분노' 약탈로 명분 잃다

주말 시위, 방화·약탈로 변질
새벽까지 물건 훔쳐 도주

일요일 샌타모니카도 피해
"92년 악몽…사태 더 안 커지길"

30일 LA 한인타운 서쪽 방향 베벌리 불러바드 일대에서 벌어진 시위현장에서 시위대가 LAPD 소속 경찰차량을 부수고 있다. 이날 3대의 경찰차량이 전소됐고 수십대의 경찰순찰차들이 훼손됐다. [김상진 기자]

30일 LA 한인타운 서쪽 방향 베벌리 불러바드 일대에서 벌어진 시위현장에서 시위대가 LAPD 소속 경찰차량을 부수고 있다. 이날 3대의 경찰차량이 전소됐고 수십대의 경찰순찰차들이 훼손됐다. [김상진 기자]

LA한인타운 8가의 옥스포드 센터의 전자담배 판매업소 등 4~5개 업소가 전날 자정께 약탈자들의 공격을 받았다.

LA한인타운 8가의 옥스포드 센터의 전자담배 판매업소 등 4~5개 업소가 전날 자정께 약탈자들의 공격을 받았다.

31일 샌타모니카에서 벌어진 시위현장. 이날 시위도 평화적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약탈 행위가 벌어졌다.

31일 샌타모니카에서 벌어진 시위현장. 이날 시위도 평화적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약탈 행위가 벌어졌다.

“아~ 어떻게 해”

탄식과 고통의 밤들 이었다.

경찰 폭력을 규탄하고 차별을 금지하자는 시위가 약탈과 방화로 변질되면서 끝내 LA카운티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한인들에게는 92년 폭동의 악몽이 떠오르는 두려움의 주말이었다.

시작은 베벌리 힐스와 LA 서쪽인 페어팩스 디스트릭트 인근에서 였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정의! 지금 바로 실현하라!”고 구호를 외치던 1만여명의 시위대가 오후 2시 행진을 시작했다.

LA서 가장 큰 쇼핑몰 중 하나인 그로브몰에 모인 ‘블랙 라이브즈 매터(Black Lives Matter)’ 시위대는 정오부터 3가, 페어팩스, 멜로즈길 인근에서 산발적으로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행진하는 도중 벽에 낙서를 하거나 일부 쇼윈도를 벽돌과 쇠파이프로 부수기도 했다. 경찰차도 3대 불탔으며, 메트로 버스를 포함해 수십대의 차량이 파손됐다. LAPD와 인근 도시 경찰력이 총 집결했음에도 이들의 폭력행위를 제압하지 못했다. 이어 시위대 행렬에 있던 일부는 해가 지면서 본격적으로 약탈 행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그로브몰에 있는 LAPD 안내부스가 전소됐으며, 그로브몰 소재 노스트롬, 레이밴 선글래스 점포 등이 약탈 당했다. 약탈에는 여성과 청소년들도 가담했다. 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차량을 동원해 팀을 이뤄 범행에 나섰다. LA시가 30일 7시를 넘기면서 전격적으로 8시 통행금지 명령을 내렸으나 약탈과 방화는 계속됐다.

경찰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멜로즈와 페어팩스 인근 총 10개에 달하는 점포가 전소됐다.

LA시가 주방위군 투입을 요청해 뉴섬 주지사가 이를 승인한 시간은 10시 쯤. 이 시간에도 약탈은 그치지 않았다. 새벽 2시까지 ‘치고 빠지는’ 약탈과 방화는 이어졌으며 도시는 불법의 밤을 견뎌야 했다. LAPD 마이클 무어 국장은 31일 오전 회견에서 "30일 밤에 연행된 530여 명 중 18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훈방 조치했다”고 전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베벌리 힐스, 컬버시티 등 개별 시정부가 통행금지 명령을 새롭게 내리거나 월요일까지 연장하기도 했다. 동시에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31일 오전부터 주요 지역 경비 및 방범활동에 주 방위군이 나섰다.

에릭 가세티 시장은 이날 오전 “평화적인 시위를 방패삼아 약탈을 조직적으로 벌이는 세력이 있어 보인다. 폭력행위를 일삼는 이들을 분리해 검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92년을 기억하는 한인들은 두려움과 공포에 떨어야 했다.

웨스턴 길에서 리커마트를 운영하는 양모씨는 “한인타운 피해가 아직은 미미하지만 순식간에 번질 수 있다. 치안 부재를 노린 범죄자들은 벌써 공격 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계획하고 있을 것 같다”며 당국의 대책을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31일(일) 정오에 시작된 샌타모니카 시위는 비교적 평화적으로 진행됐으나 오후 2시 쯤 일부 업소들에 약탈자들이 유리창을 부수고 상점 내 물건들을 무차별적으로 훔치는 등, 또다시 약탈 행위가 이어져 경찰이 일부 범법자들을 검거하기도 했다.


최인성 기자 choi.inseo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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