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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호 역사칼럼] 누가 진정한 난민인가

[애틀랜타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8/27 16:36


삶의 터전을 떠나서 다른 나라에서 떠도는 사람을 우리는 흔히 난민(Refugee)이라고 부른다.. 난민이 되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대개 정치적, 사회적, 혹은 경제적인 이유로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로 위험한 지경에 처한 경우가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생명이 위태로우므로 살던 곳을 떠나 다른 나라를 떠돌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흔히 전쟁이 발발한 곳, 사회가 불안정한 곳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

시리아의 내전으로 인해서 시리아 난민들이 떠돌이 신세로 전락하여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으로 퍼져 나가는 바람에 큰 국제적인 논쟁거리가 되었으며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그런가 하면 예멘의 내전을 피해 나온 난민들이 제주도에 상륙하여 한국 정부에 골칫거리를 안겨주고 있다고도 들려온다. 그런데 최근에 미국에서는 중남미 국가들로부터 미국으로 입국하려는 난민들의 어린 자녀들을 미국 정부가 강제로 분리 수용한 처사가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

난민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과거를 지니고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고대 유대인의 난민 역정이다. 기원전 539년 유다가 바빌로니아에 패망하여 많은 유대인이 바빌로니아로 잡혀가면서 유대인들의 1차 방랑이 시작되었다. 그러고 나서 지금으로부터 약 2000년쯤 전에 로마에 반기를 들고 반란을 일으켰다가 패하는 바람에 전 세계로 뿔뿔이 흩어져 살게 되었다. 유대인들은 20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그야말로 난민 신세로 세계 각지를 떠돌아다닌다고 보면 된다.

어떤 의미로는 미국의 역사 자체도 난민으로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다. 영국에서의 박해를 피해 목숨을 걸고 신대륙으로 모험을 하며 건너온 청교도들도 실제로 난민이나 마찬가지이다. 반대의 예로 미국의 원주민이야말로 일종의 난민이다. 콜럼버스 항해 시대 이후에 유럽으로부터 이주한 사람들에게 밀려난 미국 원주민들은 원래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야생동물도 제대로 살지 못할 척박한 땅에서 아직도 고단한 난민의 삶을 나날이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미국 원주민에 대한 처우를 빼고는 미국은 역사적으로 난민에 대해 관용을 베푸는 편이다. 조상들이 난민으로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왔으니 당연하다 싶지만 말이다. 여하튼 미국은 유엔 난민고등판무관(UNHCR)이 정해 놓은 국제 난민 기준을 대체로 잘 준수해 왔다. 난민 지위 신청자가 종교, 사상, 국적, 인종, 특수 집단 등의 이유로 박해를 받는다는 것이 인정되면 미국 정부는 난민으로 받아들여 준다. 물론 난민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단순히 미국 입국 목적으로 신청하는 예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난민 여부를 가리는 작업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매년 미국으로 난민 신청을 받는 사람의 수가 10만 명을 넘는다. 최근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이 받아들이는 난민의 수가 다른 나라들이 받아들인 난민의 수보다도 많다고 한다. 현재 세계적으로 난민의 지위에 있는 사람의 수가 1500만 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중 77%가 미국에 난민으로 입국했다고 한다.

중남미 난민은 중남미 각국의 정치 불안, 사회불안, 경제적 빈곤으로 인해 생겨난 난민이다. 정치적인 박해, 갱들의 살해 위협, 가난이 이들을 조국을 버리게 만든 원인이라고 한다. 이들은 주로 콜럼비아,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등의 국민들이다. 물론 이들이 모두 미국으로만 난민으로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상당히 많은 수가 조국과 인접한 국가에 난민으로 이주하고 있다. 다만 미국으로 오는 사람들은 기왕 난민으로 남의 나라에 얹혀살 바에야 풍요로운 미국으로 이주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다 보니 먼 길을 오더라도 미국으로의 입국을 원한다.

그런데 이번에 문제가 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난민을 받아들이는 데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슬람교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제쳐두고라도 중남미 난민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트럼프 정부는 난민 신청을 위해 미국에 입국한 중남미 난민들을 우선 불법 입국한 것으로 간주한다. 그러다 보니 난민 신청을 위해 입국하자마자 바로 범죄자 취급을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범법행위를 한 사람을 가족, 특히 자녀로부터 격리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태도이다. 이런 처사에 관해 전방위적으로 비판을 받자 트럼프 행정부는 자녀를 부모로부터 격리하는 것을 표면적으로는 일단 중지했지만, 실제로도 그렇게 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난민을 받아주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라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난민이 생기는 원인을 없애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난민이 생겨나는 국가의 정치, 사회, 경제가 안정되도록 도와주는 것과 같은 노력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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