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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민 칼럼] 종교의 아이러니




인간 삶에는 이해하지 못할 일들이 늘 존재한다. 종교간 전쟁이 그런 모습 중의 하나다. 반듯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전쟁의 뒷 배경에는 종교가 그림자처럼 존재했었다. 인간의 심성훈련을 통해 생명의 존엄성을 높여 인류평화를 정착시켜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종교가 살상을 전제로 하는 전쟁의 뒷면에 안개처럼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은 참으로 인간은 무엇이고 종교는 무엇인가하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하는 일이라 여겨진다.
전쟁에 종교가 배경으로 존재했었다는 것은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는 일이다. 구약시대 유대민족들이 가나안 땅으로 진군해 갈 때, 이들을 방해하는 지역국가들과 무수히 싸웠던 기록이 성경에 나타나 있다. 야훼신을 배경으로 한 아브라함 후손과 바알신을 배경으로 두었던 팔레스타인 등 주변국가들과의 싸움이 바로 그것이다.
큰 상황에서 종교가 전쟁의 뒷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었던 것은 중세 11-12세기 유럽을 흔들었던 십자군 전쟁을 빼 놓을 수 없다. 십자군 전쟁은 기독교와 이슬람과의 대립으로 무려 200년 동안이나 종교간 신의 이름으로 자행되었던 전쟁이다. 그 전쟁을 일명 성전, 즉 거룩한 전쟁 (Holy War) 이라 하는데,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종교정신이 오히려 인간의 생명을 파괴하는 것으로 그 종교성을 유지해 갔다는 아이러니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독립전쟁(1775-1783)도 사실은 카톨릭계인 영국의 국교인 성공회로부터 신앙의 자유함을 얻기 위해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온 개신교(청교도) 계와의 투쟁이 그 배경으로 되어 있다. 미국의 독립전쟁은 뜯어보면 같은 엄격한 국교의 지도를 받는 신앙과, 반대로 신앙의 자유성을 주장한 청교도들과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뒷면에 자리잡고 있었다 할 수 있다.
제 2 차 세계대전 발발도 히틀러의 유대교라는 종교를 신봉하는 유대인들이 미워 시작되게 된 전쟁이다. 히틀러가 어느 정도까지 유대인들을 미워했는가 하면, 유대인 말살의 홀로코스트에서 유대인 6백만명이나 살해할 정도였다. 이러한 사건 뒤에도 역시 유대인들의 종교가 배척의 대상으로 안개처럼 자리잡고 있었다 할 수 있다.


1990년 의 걸프전만 해도 기독교와 이슬람의 종교적 싸움의 색채가 짙다. 외형적으로는 쿠웨이트를 침략한 이락의 사담 후세인 제거를 위한 것이라 하지만, 그 배경에는 사무엘 헌팅톤의 “문명의 충돌”에서 말 한바 같이, 서양과 중동의 문명이라 할 수 있는 기독교와 이슬람 두 종교간의 기 싸움이 상징적인 배경으로 내면에 자리 잡고 있었던 전쟁이다.
종교가 국가간 정치영역에 뒷 그림자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제정일치, 즉 정치와 종교가 결합되었을 때에 가장 큰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가들은 종교를 권력투쟁에 끌여 들여 헤게모니 장악시도를 하고 있고, 종교역시 정치를 앞세워 세력을 확대하려 한다. 한 예로, 신라가 동아시아에서 부흥성장하는데에는 불교가 절대적 힘으로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고, 20세기 중동의 이슬람 국가들의 발전도 제정일치 통치체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석유판매를 통한 경제적 힘까지 갖추게 되어 세계 최강대국 미국에 도전하고 있기도 하다.
일본학자 사이토는 이 시대를 움직이는 다섯가지 실체 중에 종교가 그 중의 하나라 했다. 그만큼 종교는 인간 개인 하나 하나뿐만 아니라, 국가마저 움직이는 막대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종교가 지금은 우주 과학세대에 밀려 큰 관심을 갖지 못하지만, 어쨋든 생명을 구하는 종교가 재산파괴와 더불어 인명살상의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으니 참으로 적절한 이해를 구하기에 혼란스럽다. 결국, 종교가 잘못 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 말 할 수 밖에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이 신앙을 갖는 것이고 전쟁도 인간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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