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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를 바꾼 감자

[애틀랜타 중앙일보] 발행 2019/07/09  0면 기사입력 2019/07/08 15:49

우리는 ‘뜨거운 감자’라는 말을 가끔 쓴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쉽게 다룰 수 없는 곤란한 문제를 일컫는 말이다. 굽거나 삶아서 뜨거운 감자를 받았을 때 손에 잡을 수도, 입에 넣을 수도 없는 곤란한 지경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감자가 그만큼 우리의 주식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하겠다. 감자가 문명사회에 전해진 것은 수백 년에 불과하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항로를 발견한 이후에나 아메리카 이외의 다른 대륙에 전해졌다. 따라서 감자는 아메리카 대륙의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감자의 공식 영어 이름은 ‘Potato’이지만, 별명으로는 ‘Tater’, ‘Tattie’, ‘Spud’라고 부른다. ‘Potato’는 스페인어에서 감자를 뜻하던 ‘Patata’에서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Patata’는 아라와크 인디언이 고구마를 부르던 이름인데, 처음엔 고구마와 감자를 같은 종류인 줄 알던 스페인 사람들이 감자에 주로 붙여 불렀다. 지금은 영어에서 고구마를 ‘Sweet Potato’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고구마를 아직도 감자의 일종이라고 부르고 있는 셈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약 1만 년 전에 남아메리카에서 사람이 감자를 재배한 것으로 추정된다. 남아메리카의 잉카 문명이 번영할 수 있었던 것은 감자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감자는 재배가 손쉽고 수확량이 많아 많은 인구가 먹고 사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는 뜻이 되겠다. 원래 감자는 신대륙 발견 이전에는 아메리카 대륙에 널리 퍼져 있었다. 하지만 원산지를 추적한 결과 현재의 페루, 볼리비아 지방에서 아메리카 다른 지방으로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감자는 현재 인류 사회의 4대 주요 농산물로 꼽힌다. 그만큼 인류사회는 감자에 많이 의존한다는 말이 되겠다. 현재 세계에는 5천 가지가 넘는 종류의 감자가 있다. 그중에 주식으로 삼는 감자의 종류만으로도 1천 종이 넘는다. 아직도 남아메리카에서는 2백 가지가 넘는 야생 감자가 생존하고 있다.

컬럼버스가 아메리카 항로를 발견한 이후에 유럽에 전해진 감자는 유럽의 식량 자원으로 큰 역할을 했다. 우선 유럽 국가 중에 아일랜드가 가장 먼저 본격적인 감자를 경작하기 시작했다. 당시 1에이커의 땅에 심은 감자는 10명을 먹여 살리고도 남은 정도였다고 한다. 감자의 획기적인 수확성 덕분에 감자는 급속도로 유럽 전역에 퍼졌다. 그러나 유럽에 전해진 감자는 한 종류만 전해진 후에 종자 개량을 하지 않은 까닭에 세월이 지나면서 점차적으로 병충해에 약해졌다. 나중에는 유럽의 감자가 심한 병충해의 피해를 입어 수확량 감자기 크게 줄어드는 바람에 유럽에 대기근을 몰고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특히 1845년부터 1849년 아일랜드에 닥친 기근으로 100만명이 넘는 인구가 굶어 죽기도 했다. 이때문에 10년 동안 아일랜드 사람들은 200만명이 살길을 찾아 미국에 이민 보따리를 쌌으며 그 영향으로 미국에는 아일랜드 이민자의 수가 갑자기 늘기도 했다. 200만명의 인구는 당시 아일랜드 전체 인구의 4분의 3이었다고 하니 아일랜드 땅에는 인구가 10년 만에 4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감자의 영향으로 미국 인구의 구성이 달라진 셈이 되었으니 감자가 미국 역사에도 크게 영향을 끼쳤다고 하겠다.

미국 땅에 감자가 본격적으로 재배된 것은 1719년 뉴햄프셔 지방에서 이루어졌다. 그 후 미국 전역으로 퍼져 현재에 이르렀으며, 현재 미국에서 감자라고 하면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먼저 아이다호 감자를 떠올린다. 감자가 아이다호의 대명사가 된 것이다. 미국에서 감자의 생산량은 대개 북서부 지방에 집중되어 있다. 아마도 안데스 고랭지를 원산지를 둔 감자의 특성상 고랭지에서 제대로 자라고 병충해의 피해를 덜 입는 모양이다. 한국에서도 고랭지인 강원도 평창 지역에서 감자가 많이 생산되어 강원도를 ‘감자바위’라고 부르는 것처럼 말이다. 아이다호가 미국의 ‘감자바위’인 셈이다. 미국 감자 생산량의 30%는 아이다호주가 차지하고 그 뒤를 이어 워싱턴주가 25% 정도를 차지한다. 미국에서 감자의 연간 생산량은 총 2200만 톤 정도이다. 이것은 국민 한 사람당 연간 80kg 정도의 감자를 먹는다는 뜻이다.

감자는 특히 전분이 많은 식품으로 각종 비타민 등도 함유하고 있어 우리의 음식 재료로 널리 쓰인다. 그러나 싹이 난 감자에는 독이 있다. 사실, 감자는 감자 알맹이를 제외한 감자 포기의 다른 부분은 전부 독이 있다. 줄기는 물론이고 열매에도 강한 독이 있다. 벌레를 쫓기 위해 독을 온몸에 지녔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나마 감자 알에는 독이 없어 인간에게 혜택을 베풀고 있으니 참으로 고마운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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