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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부의 ‘환대’가 부담스러운 한국 기업들

주정부, 선거 앞두고 투자유치 성과 적극 홍보
현대차·한화 등 과도한 미디어 행사에 속앓이
섣불리 투자 밝히기 보다 실리얻는 협상 필요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장벽을 피하기 위해 한국 기업의 미국 직접 투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한국 기업들은 주정부의 ‘환대’에 적지않은 부담을 느낀다.

지난달 29일 몽고메리에 있는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공장(HMMA). 현대차 관계자가 기자회견을 열고 3억8800만달러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함께한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 주지사는 취재진의 인터뷰 공세에 여념이 없었다.

사실 현대차의 이번 투자 발표는 새로울 것이 없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작년 1월 현대차는 일찌감치 향후 5년간 31억달러를 미국에 직접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액수의 10분의 1을 들여 생산 공정의 일부를 조정하는 작업이 이뤄졌을 뿐이다. 새 모델이 출시된 것도 아니어서 ‘알린 만큼 매출이 오른다’는 홍보 효과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싼타페 등에 공급되는 세타III 엔진과 엔진헤드 조립라인을 확장하는 이번 투자는 사실 트럼프 행정부 이전부터 예정됐던 것이라는게 자동차 업계의 전언이다.

이런 속사정 때문에 현대차는 적지않게 부담을 느꼈다. 미국에 제2공장을 건설한다는 미확인 소문에 대외적인 행보에 신중을 기해온 마당에 기자회견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앨라배마 부주지사가 직접 현대차에 전화를 걸어와 투자 내용을 언론에 공동 발표하자고 제안해 거절하기 힘들었다는 후문이다. 주정부로서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그간의 투자유치 성과를 적극 알리고 싶었을 것이다. 업계 소식에 밝은 한 관계자는 “총 31억달러 중 3억달러를 투자했다고 발표했으니 앞으로 남은 28억달러도 똑같은 수순을 밟아야 하는가 하면서 내부적으로 고민이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화의 큐 셀스코리아의 조지아주 투자 역시 비슷한 사정이다.

한화는 지난달 30일 조지아 휫필드 카운티 달튼시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내년부터 양산을 시작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기업이 보호무역 장벽을 피하고자 미국에 태양광 모듈 공장을 짓는 첫 사례다.

문제는 주정부의 ‘전시행정’이다. 한화는 아직 1차 MOU 단계에서 언론에 공표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고 2차 MOU가 체결될 때로 일단 미루기로 했다. 하지만 조지아 주정부는 네이선 딜 주지사 명의로 투자계획을 전격 발표한 데다 한화로선 2차 MOU 중점 논의 사항 중 하나인 주정부의 인센티브 제공 내용까지 공개된데 대해 적지 않이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칼 캠벨 달튼 휫필드카운티 공동개발청장은 “주정부가 재산세와 법인세 감면 등 총 3000만 달러 상당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언론에 공개해버렸다.

한국 기업들이 보호무역 장벽 극복을 위해 고심 끝에 미국에 공장을 세우기로 결정하지만 섣불리 주정부에 투자계획을 전달했다가는 속절없이 끌려다니게 된다. 협상을 주도할 수 있는 치밀한 계획이 필요한 상황이다.


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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