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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수 ‘죽는 줄 알았다’” … 결정적 증언되나

다툼 직후 동승자들에게 언급
“마구마구 휘둘러…칼은 못 봐”
검사 “왜 배심원에 말 안했나” 추궁

“숨진 고씨와는 뉴욕서부터 알아”
‘주차장 신씨 차’는 설명 못하기도

피고인 강연태의 진술에 따라 재구성한 2011년 12월 8일 호스트바 종업원 고모씨 피살사건 현장. [그래픽=권새미]

피고인 강연태의 진술에 따라 재구성한 2011년 12월 8일 호스트바 종업원 고모씨 피살사건 현장. [그래픽=권새미]

애틀랜타 ‘호스트바 종업원 피살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돼 재판을 받고 있는 박동수씨가 살인에 가담한 것으로 의혹을 받는 시점에 “죽는 줄 알았다”고 동승자에게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지난 7일 오후 귀넷 카운티 로렌스빌에 자리한 귀넷 수피리어 법원에서 속개된 피고인 박씨의 5일째 공판에서 공동피고인 중 한 명으로 출석한 강연태(연태 강 힐)씨는 기억에 의존한 정황설명이 끝난 뒤 박씨가 이같이 말했다고 증언했다.

강씨는 검사가 사건 발생 후 옆좌석에 동승한 박동수씨가 “죽는 줄 알았다(I thought I was going to die)”고 말했다고 경찰관에게 진술한 사실이 있는지 묻자 “있다”고 답했다.

검사는 “어느 시점에서”라고 단서를 달았다. 이 때문에 박씨의 발언이 차에 치였기 때문인지, 난투극 중 생명의 위협을 느꼈기 때문에 나온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검사는 “왜 배심원들에게 말하지 않았나”라고 따져물었고 강씨는 “까먹었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강씨는 배심원들에게 “옆자리에 탄 동수형이 떨면서 ‘어떡하지, 어떡하지’라고 말했다"며 정황을 언급했지만, ‘죽는 줄 알았다’고 들은 경찰관 조사 당시 진술에 대해서는 배심원에게 이날 언급하지 않았다.

올해 1월 귀넷 지방검찰청에서 강씨는 사건 정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는 “영상녹화가 되는 가운데 검찰에서 진술한 적이 있나”라고 물었고 강씨는 “있다. 올해 1월로 기억된다”고 했다.

검사는 “영상을 다시 틀면 기억을 찾는데 도움이 되겠나”라고 물었고 “네”라는 답변을 얻었지만 법정에서 녹화 영상을 상영하진 않았다.

이날 공동피고인으로서 가장 마지막에 증인으로 출석한 강씨는 공동피고인 4명 중 최연소자다. 그는 술자리에서 나온 직후의 상황을 묻는 검사의 요청에 “그들이 비웃었다”고 말한 뒤 박씨와 숨진 고씨가 구면인 점을 처음 언급하기도 했다.

강연태씨는 “동수형이 말한 게 기억이 나는데 (두 사람을) 뉴욕에서부터 알던 사람이라고 말했다(He knew all of them from New York.)”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강씨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지금까지 처음 본 사이에 우발적 다툼에서 비롯된 살해로 간주돼 온 사건의 성격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강씨에 따르면 시비가 벌어진 뒤 플레즌트힐 로드와 평행하게 주차장 내에서 쇼티하웰 공원 입구 방면으로 떠나려 하다 출구가 없어 되돌아오는 차를 박씨가 가로막아서려다 절반쯤 깔렸다고 했다. 차에는 운전자 오씨와 숨진 고씨가 타 있었다.

놀란 공동피고인 신동호, 이승원씨가 운전자 오씨를 차에서 끌어 내리려 주먹다짐을 벌이는 와중에 차에서 내려 달아나는 고씨와 박동수씨가 대치했다는 것이다.

증인 강연태씨는 “동호형과 승원이형이 운전자를 끌어내리려 할 때 박씨와 피해자가 서로 몸이 뒤엉키며 ALDI(식품점) 방향으로 천천히 이동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대치했는지 검사가 묻자 “마구마구 휘둘렀다”면서 “시야에서 멀고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주먹으로 휘두른 것 같다”며 흉기를 목격하진 않았다고 진술했다.

강씨는 앞서 증언한 신씨, 이씨보다 사안에 따라서는 더 구체적인 정황들을 전했다. 싸움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주점 앞에서 한발 물러서 모두 지켜볼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검사가 그 이유를 묻자 “DUI(음주운전)”라고 답했다. 과거에 DUI로 적발된 전력이 있어 가중처벌 등이 우려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씨는 이날 맞은편에 앉은 피고인 박동수씨를 의식하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박씨 쪽을 바라보다 황급히 시선을 피한 적이 여러 번 있었고, 박씨가 고개를 숙이고 있을 때야 비로소 박씨 쪽을 응시하기도 했다.

강씨의 증언이 사실관계와 맞지 않는 점도 있었다. 강씨는 이날 별대포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 주점까지 “동수형을 뺀 다른 형들(신·이씨)과 택시를 타고 갔다”고 했다. 그러나 검사가 “사건 발생 뒤 타고간 신씨의 차가 어떻게 ‘날마다 좋은날’에 있었나”라고 묻자 “기억이 정확지 않다. 세 명이 타고 간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이날 검찰과 변호인은 증언의 신빙성을 놓고 치열한 법리 공방을 펼쳤다. 강씨에 앞서 증언한 당시 일행 중 맏형 신동호씨는 “무기수 김기성씨와 (보석으로 풀려나기 전까지) 함께 지내며 사건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는가”라고 검사가 물었지만 “없다”고 했다.

김기성씨는 박동수씨 변호인단이 신청한 증인이며 내주 출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함께 복역 중일 때 공동피고인들과 김기성씨 사이에 오간 대화가 박동수씨에게 유리한 정황을 제공할 것으로 변호인단이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검사가 대화를 나누지 않은 이유를 묻자 신씨는 “무서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박동수씨의 변호인 중 한명인 스콧 드레이크 변호사는 “김기성씨의 혐의를 아는가”라고 물었다. 신씨가 “살인 혐의로 알고 있다”고 말하자 드레이크 변호사는 곧바로 “당신도 같은 혐의를 받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박씨의 공판은 10일 속개될 예정이다.

박씨는 지난 2011년 살인사건 다음날 비행기에 올라 한국으로 갔다가 6년 만인 지난 2017년 11월 서울역에 잠복해있던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에 검거돼 미국으로 송환됐다.


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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