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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강요받고, 자녀 입양보내” 기지촌 여성 간담회

아틀란타한인교회서

“함께 살던 미군은 결혼할 수 없으니 날마다 낙태를 강요했어요. 꾹 참으며 아이를 낳고 길렀지만 결국 5살이 되던 해에 입양보내야 했습니다.”

애틀랜타를 방문한 엄숙자(69) 할머니는 4일 둘루스 아틀란타한인교회에서 열린 기지촌 여성 실상 간담회에서 오래전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입양간 아이가 언젠가 엄마인 나를 찾아 전화를 해왔지만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염치가 없다고 느꼈고, 적잖은 심적 고통을 느꼈다”며 “다시 연락이 끊긴 그 아이를 찾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데, 이렇게 미국에 온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엄씨는 16세에 경기도 송탄의 미군 부대 기지촌으로 팔려갔다. 포주는 엄씨를 화장시키고 옷을 입힌 뒤 손님들을 상대하라고 강요했다.



인권은커녕 최소한의 인간적인 대우 조차 받지 못했다. 엄씨는 “내 건강을 위해서가 아닌, 손님인 미군을 위해 1주일에 두번씩 보건소에 가야했다”며 “여간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였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한 미군과 만나 아이를 임신했지만 낙태를 강요받게 된 것이었다.

평택햇살사회복지회(원장 우순덕)의 주선으로 애틀랜타를 찾은 엄숙자 씨 등 기지촌 할머니 2명은 이날 교민신문 기자들과 교회 관계자들을 상대로 기지촌의 실상을 알리는 간담회를 가졌다.

우순덕 원장은 “1971년 한국정부는 미군에게 깨끗한 여성을 주기 위해 ‘기지촌정화위원회’를 만들어 여성들을 관리했다”며 “당시 성매매는 법으로 금지 되어 있었지만, 이러한 정부의 행동은 미군의 주둔을 위한 것 같아 보였다”고 말했다.

우 원장은 또 “정부는 기지촌 할머니들에 아무런 조치와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이들을 돕기 위해 2002년 6월에 ‘햇살센터’를 개원했고 이후 할머니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햇살사회복지회는 기지촌 할머니들을 위한 주거 공간 마련사업, 야유회, 의료지원, 법률지원 뿐만 아니라, 사람다운 삶을 위한 연극, 합창단, 뮤지컬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엄숙자 할머니는 ‘아몽’이라고 불렸던 현재 40세로 추정되는 아들을 찾고있다.

제보 및 후원 문의는 전화(82-31-618-5535) 또는 이메일(sunlitsc@hanmail.net)로 하면 된다.


박재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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