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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주의 살며 사랑하며] 자유로운 영혼의 색감

새해가 시작되었다. 좀 더 나은 삶을 꿈꾸고 보다 나은 인생을 구축하려고 할 때 걸림돌이 되는 것은 거의가 과거와 관련이 있다. 아무리 진실이라고 해도 아픔을 주고 고통을 수반하는 기억은 새로운 출발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늘 가장 큰 부담으로 자리한다.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였던 폴 투루니에는 인간이 경험하는 세 가지 회색” 기분이 있는데 그것은 공허감, 죄책감, 초조감이라고 하였다. 그 가운데서도 죄책감은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하는 것이어서, 죄책감만 해결해도 정신질환의 75%는 즉각적으로 치료가 될 것이라고 하였다. 죄책감은 잘못이나 실수로 인한 것만은 아니다. 아무 잘못 없는 희생자나 불의한 일을 당한 사람의 경우에도 죄책감을 갖게 될 수 있다. 유명한 정신분석학자인 알리스 밀러는 거짓말이나 위선, 탈취를 당하거나 슬픔을 겪은 사람들은 마음의 상처는 물론이거니와 신체적으로도 류마티즘이나 두통, 결핵 같은 질병을 더 많이 겪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과거에 묶여 사는 삶은 기억을 확인 반복하는 삶이다. 과거의 기억으로 인한 속박과 죄책감에 따른 어두운 내면을 단번에 해결 받는 방법이 있다면 사람들은 얼마만한 돈을 지불하고 그 해결책을 사려고 할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귀한 것을 무상으로 받으면 선물이고, 선물이 높은 지위로부터 내려질 때 은혜라고 하며, 단순히 공짜로 주어질 뿐만 아니라 애정과 함께 주어지는 것을 은총이라고 한다.

교회에 다닌다고 모두 예수를 영접한 신앙인이요 하나님의 자녀인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기독교인은 예수가 빚을 갚아주고 자기를 노예의 신분에서 자유인으로 구원해준 것을 믿으며, 그래서 자신의 주인으로 받아들인 사람을 의미한다.



예수를 구주로 영접한 사람은 세가지 차원에서 하나님의 은총을 받은 사람이다. 그 첫째는 선재 은총으로 우리가 이 땅에 태어나기 전부터 있는 은혜다. 우리가 하나님을 찿기 전에 우리를 찿아오신 하나님의 은혜를 의미한다. 두번째는 칭의의 은총이다. 하나님의 선재은총에 응답해서 그분이 보내신 예수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하나님께서 그 사람을 “올바르다”고 인정하시고 하나님의 자녀로서 새출발을 하게 하는 은혜다. 우리가 죄책감을 갖고 죄의 노예가 되어있는 상태에서 자유롭게 해주심을 뜻한다.

그 좋은 예로,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준비할 때 마귀가 그의 서재에 나타나서 깨알 같은 글씨가 쓰인 종이 한 장을 루터에게 던져 주었다. 거기에는 루터가 잘못한 모든 죄목이 기억조차 못하는 내용까지 빠짐없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그것을 보는 순간 루터는 부끄러움과 수치심으로 앞이 캄캄해져서 맥이 탁 풀렸다. 마귀는 루터를 향해 “너나 잘하시지. 너 같은 게 무슨 종교개혁을 한다고…”하며 조롱했다. 당혹해하는 루터의 귀에 그 순간 주님의 음성이 들렸다. “루터야, 너의 죄는 내 피로 모든 깨끗하게 씻겼다. 아무도 너를 정죄할 자가 없다.” 그 순간 루터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라는 로마서 말씀을 기억해냈고, 힘과 자신감이 생겨서 책상 위에 있는 잉크병을 마귀에게 던지며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다. 네가 나를 정죄하려느냐?”라고 외치니 마귀가 즉각 사라졌다.

2018년을 기억 속으로 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후회나 회한이 남는 기억들은 다 떠나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잘못은 인정하고, 사과하고, 또 용서하는 것이 죄책감의 여지를 남기지 않고 떠나보내는 방법이다. 자유한 영혼에는 회색기분이 서성일 틈이 없다. 환하고 따뜻한 빛이 가득한 방에서는 회색보다 진한 흑색마저도 다른 색을 돋우는 액세사리 색상에 불과하듯이. 하나님께서 간섭하고 중재하는 것이 체험되는 친밀한 관계 속의 삶이 세번째 은총인 성화의 단계다. 자녀로 태어났으면 갓난이, 어린이, 어른의 단계로 성장하고 성숙해 가듯이 점차 그리스도의 제자로 영적 성숙을 이루어가는 향기 물씬한 장미빛 영혼의 색감, 2019년이 벌써 온통 화사하다. [종려나무 교회 목사, Ph.D]


최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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