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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제자들 미국으로 초청한 스승

미네소타 ‘EVS’김권식 대표... 1960년대 백령도 군복무 시절
야학 제자들 미국으로 초청...10일부터 11일간 동반 여행

1960년대 백령도 지역 학생들. 빛 바랜 흑백사진 만큼 세월이 흘렀다. [사진=신현원 제공]

1960년대 백령도 지역 학생들. 빛 바랜 흑백사진 만큼 세월이 흘렀다. [사진=신현원 제공]

한국전쟁 후 폐허가 된 대한민국 최북단 백령도에서 섬 아이들을 가르치던 이등병 야학 선생님과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제자들이 50여년 만에 미국에서 만난다.

김권식 대표

김권식 대표

미네소타 소재 태양광 회사 ‘EVS’ 대표 김권식 박사는 지난 해 10월 제대 후 50년 만에 찾은 백령도서 우연히 야학 제자를 만났다. 당시 야학 친구들끼리 정기적으로 만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선생님’ 김 대표는 미국으로 제자들을 초청했다.

선생님의 초대를 받은 초로의 제자 11명은 오는 10일 미국에 도착, 10박 11일간의 일정으로 옛 스승과 함께 미국 여행을 하면서 사제의 정을 나눌 예정이다.

1965년 서울대 항공학과 졸업 후 군 입대를 하게 된 김 대표는 당시 최전방 백령도에 배치됐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 10년 밖에 지나지 않은 때여서 누구도 백령도에 가려고 하지 않았어요. 공군 특기 훈련을 받은 저는 제주도와 강릉을 지원, 그곳으로 갈 것이라 기대했는데 저를 포함한 7명 정도가 백령도로 가게 됐죠.” 미군 수송기로 백령도에 도착, 지척에 보이던 북한 땅을 마주한 그는 최전방에 온 것을 실감했다고 한다.

1969년 2월 하사로 제대하기까지 그는 부대 옆 교회에 개설된 중등과정 야학 과정 ‘신우학원’의 선생님이 돼서 낮에는 근무하고 밤에는 학생들을 가르쳤다. 백령도에도 중 고등학교가 있었지만 학비를 내지 못해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군부대가 야학을 개설한 것이다.

군 복무 후 미네소타로 유학, 토목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김 대표는 EVS라는 태양광 회사를 인수, 미국 내 업계 ‘Top 5’로 끌어올렸다. 또 ‘미네소타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미네소타 올해의 경영인 상’을 수상하는 등 70대 중반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기업 활동을 이끌고 있다.

“오매불망 그리워하던 선생님을 50여년 만에 만난 것도 너무 기쁜데 또 저희들을 미국까지 초청해주셔서 뭐라고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선생님의 바다와 같은 사랑, 진심으로 감사합니다.”(주광민 신우학원 2회 졸업)

헐벗고 굶주렸던 시절, 푸른 청춘의 선생님과 꿈 많은 제자들이 50년 만에 함께 할 10여일의 여정은 반가움과 설렘, 기대로 가득하다.


시카고 중앙일보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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