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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사람들] 중서부 생활 40여년 배월순 권사

“자녀 11명 의사로 키운 ‘또순이’”

배두현-배월순씨 부부

배두현-배월순씨 부부

전남 광주에서 외과 병원을 운영하던 남편(배두현·86)과 함께 미국행을 선택한 배(김)월순(83) 권사가 시카고에 도착한 것은 추위가 극성을 부리던 1977년 초였다. 앞서 슬하의 5남매 교육을 위해 서울 유학을 고민하던 부부는 “서울로 갈 바에야 온 가족이 미국에 가자”고 결정했다.

하지만 40대 중반의 병원장 출신 배두현씨가 미국에서 의사 일자리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겨우 유타 대학에 자리를 얻었지만 전공을 바꿔 늦깎이 레지던트를 해야 했다. 6개월 만에 합류한 자녀들은 낯선 환경이 쉽지 않았고 간호사 출신

‘원장 사모님’ 배 씨도 양로원 간호보조원으로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다행히 3년 후 남편이 시카고 세인트 테레사 병원에 취업하고 시카고로 터전을 옮기면서 생활의 안정을 되찾았다. 슬하의 2남 4녀는 모두 의사가 됐고 사위, 며느리까지 포함하면 무려 11명이 의사로 활동 중이다.



“전남 영암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6.25 때 아버님과 형제를 잃고 15살 나이에 6남매의 가장 아닌 가장, ‘영암 또순이’가 되어야 했다. 하지만 8남매의 맏이로 ‘기도’를 쉬지 않던 좋은 남편을 만나, 집안을 잘 꾸릴 수 있었다.”
배월순 권사는 “미국에서 처음 생활한 유타는 인정이 많고 더 친절한 고향 같은 곳이지만 이젠 오래 산 시카고가 편하다”고 말한다.

자녀들이 장성한 이후 본격적인 사회 환원을 생각한 배 권사는 이후 합창단을 만들고 중서부 간호사협회, 나라사랑어머니회(글로벌 어린이재단), 문화회관, 평통 등의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덕분에 모교인 전남대의 자랑스런 동문으로 선정되고 지난 해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평생 봉사상’까지 수상했다.

“돌아보면 뿌듯하고 기쁜 일도 많았지만 가슴 아픈 일도 있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총에 감사할 뿐입니다.” 진실과 믿음으로 살려고 노력했다는 배 권사는 언제나 감사를 잊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요즈음 집앞 텃밭을 가꾸며 은퇴 후의 조용한 라이프를 즐기고 있다.


노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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