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성 목사의 이민과 기독교]
뿌리 뽑기와 다시 심기의 경험 속에서
이러한 이야기는 한국계 미국인들에게도 너무 자연스럽습니다. 한국의 통계는 기독교인 인구가 전체의 20%가 넘지 않습니다. 그러나 미국에 이민 온 한국인들은 통계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해도 기독교인으로 자처하는 이들이 50%가 훌쩍 넘습니다. 그러니 미국의 한국인들은 두 사람 중의 하나는 교회를 다니고 있거나, 다녔거나, 아니면 어떤 식으로 든 소속감을 가진 분들입니다.
무엇이 이런 변화를 만들어 내었을까요? 학자들에 따르면 이민은 인생의 크고 심각한 변화를 경험하는 과정이고, 많은 이민자들이 신앙심이 더 깊어진다고 합니다. 종교를 새로 가지거나 개종하는 경우도 포함해서요.
이민자들은 본국에 있을 때보다 종교가 더 중요해지고, 새로 정착한 곳의 원주민들보다도 더 열정적인 신앙을 보여줍니다. 종교기관에 더 자주 참여하고, 충성도도 높으며, 고국에서 가졌던 신앙이 삶의 중심이 됩니다. 한인교회의 교인들이 교회의 많은 활동에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교리의 내용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보면 일리가 있는 설명입니다.
이민은 떠남과 정착의 경험입니다. 지금까지 나의 뿌리가 되었던 문화와 경험을 떠나고, 아직 경험해 보지 않은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과정입니다. 우리가 학교를 졸업하거나 새로운 가정을 시작할 때 기대와 두려움이 교차하고 설렘과 불안이 얽혔던 것처럼 이민은 알지 못하는 새로운 경험 속으로 들어가는 큰 변화지요. 이를 뿌리 뽑기(uprooting)와 다시 심기(re-rooting)라고 표현합니다.
삶의 뿌리를 뽑아 새로운 땅에 심으니 이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요? 삶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미래에 대해 묻는 시간들이 이어집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서 생존과 꿈, 정체성과 외로움이 나의 문제가 됩니다. 그리고 더욱 삶, 죽음, 그리고 시간의 의미가 절실해집니다. 하나님이 더 필요하고, 교회가 더 소중하고, 신앙을 실천하며 사는 일이 더 가치 있게 됩니다.
그 중국 유학생을 다시 만날 수 있으면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국을 떠나 미국에서 살아갈수록 기도 없이 지내기 어렵다는 것, 교회가 새 땅에서 새 삶의 의미를 배우는 곳이란 것을 더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더욱 하나님을 의지할 수 있으니, 더욱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으니 이민은 축복일 수 있습니다. [교회학 박사, McCormick Seminary]
김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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