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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 목사의 이민과 기독교]개척지에서 이룬 이민 교회들

최근에 이민 온 분들도 한인교회에 함께합니다. 그럴 때마다 자연스럽게 한국교회와 비슷한 점도, 또 새로운 점도 이야기하게 됩니다. 미국에서 지낸 시간이 쌓여갈수록 우리의 믿음과 교회가 고국과 꼭 같을 수는 없겠지요.

미국 독립 이전에 노르웨이 출신 초기 이민자들은 퀘이커 교도들이었습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는 루터교 국가였고, 소수 교회는 사회적으로 핍박의 대상이었습니다. 스웨덴도 사정이 다르지 않아서 감리교도, 몰몬교 등 소수 종교인들이 신대륙으로 이주를 선택했습니다.

1800년대에 이민이 증가하고 그 패턴에 변화가 왔습니다. 종교적, 사회적 이유로 이민했던 초기와 달리 경제적 이유의 이민이 증가했습니다. 농경지가 매우 제한적이었던 스칸디나비아에 비해 서부 개척시대의 미국은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었습니다. 목재와 철강 산업이 위기를 겪으며 실업자들도 늘어갔기 때문이었습니다.

시카고나 미니아폴리스를 중심으로 중서부가 이들에게 인기였습니다. 1860년대에 노르웨이 출신 이민자들이 6만명에 달했고, 스웨덴 출신은 그 두 배를 헤아렸습니다. 넓은 땅과 많은 기회가 있다고 전하는 초기 이민자들의 안내도 당시에 호소력이 있었습니다. 서부 개척지의 어려운 환경을 견디어낼 수 있다면 농업과 상업에서 그 보상이 따랐습니다.



이민자들이 본국에 보낸 보고에는, 신대륙은 종교적으로도 유대인들의 약속의 땅이었던 가나안으로 비유되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원하는 믿음을 실천하며 예배할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고국에서처럼 신앙을 지키며 예배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들의 어려움은 교회를 인도할 목회자가 부족했다는 점이었습니다. 갑자기 증가한 이민자들과 넓은 지역에 거주하는 이민 환경에 반해, 고국으로부터 온 목회자는 소수였습니다.

목회자 부족으로 나타난 첫 변화는 스스로 교회를 이루고 예배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민자들이 모여 교회를 세우고, 예배를 준비하여 진행하고, 성찬의 테이블을 손수 제작하고, 손에 닿는 보잘 것 없는 도구들로 종교활동을 이어가야 했습니다.

다른 대안은 근처의 교회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영어에 익숙해진 이민자들이 영국 성공회나 다른 교회에 참여했습니다. 개신교 신앙의 유사성을 발견하고, 영적인 필요를 채우는 교회를 찾는 이들이 늘어갔습니다. 무엇보다 고국에 목회자를 보내달라는 편지를 계속하면서 어려운 교회를 이루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다음 세대 스칸디나비아 이민자들과 함께 온 루터교 목사들은 고국과는 다른 교회들을 마주했습니다. 자유와 도전의식으로 변화한 이민 교회들, 영어권 교회로 옮겨간 이민자들, 그리고 더 이상 교회의 소속이 중요하지 않은 정착민들을 지켜보아야만 했습니다. 미국 이민자들의 교회는 그렇게 미국 속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해 갔습니다.

어떠한 교회를 선택하든 신앙은 이민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서부 개척지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던 이들에게 영적인 필요는 더 절실했을 것입니다. “고국에서 많은 가족들과 문명 가운데 살던 이들이 이곳 개척지에서 외로움을 통해 신앙이 자신의 영혼에 얼마나 소중한지를 배웠습니다.” 체험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고백일 것입니다.

이민교회가 고국과 다르게 발전한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영어권 미국교회로 옮겨가는 이들도 늘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민생활을 통해서 신앙은 인간의 영혼에 꼭 필요하다는 체험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분명해 지네요.
[교회사 박사, McCormick Seminary]


김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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