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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주의 살며 사랑하며]질곡의 순간을 넘어 평강으로

꽃잎은 순간에 날려 땅에 떨어지고, 순간에 손에서 미끄러진 접시는 바닥에서 산산 조각이 나는가 하면, 한 순간에 큰 사고가 나고, 순간적으로 마음을 치고 들어온 영감 혹은 실의가 있기도 하고, 또 순간에 뜬 문자메세지 하나가 환등기에 들어가는 슬라이드 한 장처럼 전 장면을 바꾸듯 생의 한 획을 긋기도 한다. 깃털처럼 가볍게 존재를 드러낸 인생의 그 찰나에서 우리는 숨쉬기를 잊고 감탄하거나 장탄식으로 받으며 다시 숨을 찿는다.

평생을 의지하고 살아온 소중한 이의 목숨이 날리는 꽃잎처럼, 손에서 미끄러지는 접시처럼 위태로움을 느낄 때 시편 94편 18-19절을 고백하는 이는 복인이다: “여호와여 나의 발이 미끄러진다고 말할 때에 주의 인자하심이 나를 붙드셨사오며/ 내 속에 근심이 많을 때에 주의 위안이 내 영혼을 즐겁게 하시나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또 사랑하는 사람이 이러저러한 이유로 세상을 떠나가는 것을 경험할 때 우리는 딛고선 토대가 흔들리는 어지러움과 함께 무력함과 아득함을 감당해내야 하는 시험대에 선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와 그리스도”라고 하는 시기적절한 책을 쓴 존 파이퍼 목사는 2005년에 전립선 암 선고와 함께 의학적으로나 감정적인 불확실함을 겪은 그의 일생의 위기를 전하고 있다. 그와 그의 아내는 소망이 하나님께 있다고 믿었는데 그럼에도 그 소망은 하나님께서 육신을 치유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아니었으며 그보다 더 확실한 반석 같은 토대였다고 고백한다. 파이퍼 목사는 하나님의 음성을 한번도 직접 들은 적은 없지만, 하나님은 당신의 말씀 즉 성경을 통해 그에게 말씀하신다는 확신이 있었다.

암이라는 진단을 증명할 조직검사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하나님이 그에게 데살로니가 전서 (5:9-10)의 말씀으로 말씀하셨다: “하나님이 우리를 세우심은 노하심에 이르게 하심이 아니요. 오직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게 하심이라. 예수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사 우리로 하여금 깨어 있든지 자든지 자기와 함께 살게 하려 하셨느니라.” 존 파이퍼 목사는 이 구절을 다음과 같이 다시 썼다. 하나님이 그에게 말씀하시기를 “존 파이퍼야, 이것은 노함으로 인함이 아니다. 죽든지 살든지 너는 나와 함께 할 것이다”였다.



또 존 파이퍼 목사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전에 바로 대답을 주셨는데 “그것은 바로 예수님 덕분이라고. 예수님의 죽으심에 의해 우리 모두를 향한 진노가 모두 사라졌다고.” 성경이 그렇게 말씀해준다고 썼다. 씨 에스 루이스는 그의 저서에서 예수가 죽으실 때 그 분은 이 세상에 오직 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 바로 우리 개개인을 위해 죽으셨다고 고백했다. 믿어지는가? 예수가 우리 하나 하나를 위해 죽으셨기에 하나님은 모든 것이 불확실한 어둠의 순간에 파이퍼 목사에게 그렇게 말씀 하신 것이다. “죽든지 살든지 너는 나와 함께 할 것이다.” 존 파이퍼 목사는 이 진리는 바로 자신의 발아래 있는 확고한 반석이라고 하면서 우리의 발 아래도 그 반석이 있음을 말해주고 싶다고 간증했다.

이 나라에 와서 언어를 배우면서 나는 Every cloud has silver lining이라는 영어 구절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좋아했다. 그것은 아무리 어둡게 보여도 소망이 있다는 의미다. 아무리 두려운 시점에서도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상기시켜주는 아름다운 문구가 아닐 수 없다. 인생은 비단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위협이 아니어도 마치 삶과 죽음 사이를 흔들거리는 자락의 한끝을 밟는 듯한 순간을 연출해 낸다. 두려움과 황망한 순간을 넘어 영원에 대한 소망을 주신 창조주를 믿는 것보다 더 큰 위로와 확신이 있을까. 감사의 고백이 절로 나올 때 주가 주시는 위안이 넘친다: 평강으로. [종려나무 교회 목사, Ph.D]


최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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