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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대학 기숙사에서 다듬어지는 성품

송준석 교수/존 브라운 대학교(John Brown University)

지난주에 한인 학생 두 명이 필자를 갑자기 찾아왔다. 이들은 대학 1학년(Freshman)으로 이제 대학 생활에 적응해 나아가고 있는 학생들인데 이들이 필자에게 반가운 소식을 알려주었다. 대학 2학년부터 할 수 있는 기숙사 생활 조교(Resident Assistant, 이하 RA)에 이들이 지원할 예정이라는 소식이었다. RA에 지원하려면 추천서가 필요한데, 필자가 그 추천서를 작성해줄 수 있는지 물어봐서 당연히 써줄 것이라고 답해주었다. 필자가 이 소식을 반가워했던 이유는 기독교 대학에서 RA로 섬기며 배울 수 있는 것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많은 학부모와 고등학생은 대학 교육을 생각할 때 전공과 관련된 지식 습득을 주로 생각함을 필자는 발견하게 된다. 물론 전공에 대한 지식을 배우는 것은 대학에서 기본이고 아주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간과하는 부분은 전공 지식을 습득하는 것 외에도 대학에서 배우는 것이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중의 하나는 대학에서 형성되는 인격과 성품인데, 이를 매우 강조하는 대학도 있고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대학도 있다.

특별히 기독교인이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가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이기에 기독교 대학에서는 전공과 관련된 지식의 습득만큼 학생들의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아가는’ 인격 형성에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인격은 하루아침에 형성되지 않는다. 수업이나 독서가 인격 형성에 대한 이론을 제공할 수도 있지만, 그 이론을 가지고 사람들과 직접 부딪히지 않은 이상 훌륭한 성품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할 필요가 있다.

대학생들은 보통 하루에 평균 3~4시간 정도를 수업을 수강하는 데 쓰고 그 외 시간 중 많은 부분을 기숙사에서 보내게 된다. 보통 많은 학생이 처음으로 부모를 떠나 대학 기숙사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기숙사에서의 시간을 누구와 어떻게 보내는지가 학생들의 인격 형성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을 필자는 목격해왔다. 물론 기숙사에서 처음 생활하기는 쉽지 않다. 기독교 대학도 마찬가지이다. 완벽한 사람은 없기에 기독교 대학 기숙사에서도 학생들 간에 작고 큰 분쟁이 일어나는 것은 다반사이다. 하지만 대학 기숙사가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 학생들을 지도하는지에 따라 학생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천지 차이가 된다.



기숙사 생활이 어려울 때, 방을 같이 쓰는 사람을 바꾸는 것도 물론 해결 방안이 될 수도 있고 비슷한 배경을 가진 사람과 같이 방을 쓰는 것도 해결 방안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기독교 대학에서 강조하는 것은 학생들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다. 생각과 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하나가 되려면 용서함과 용서받음을 연습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기독교 대학의 기숙사는 이 연습을 하기에 최적화된 장소이다.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예수님 안에서 성품이 다듬어지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상급생들이 RA인데, 앞서 언급한 한인 학생들이 RA 자리에 지원한다고 해서 필자가 크게 반가워했던 것이다.

대학 진학을 앞둔 독자들에게 필자가 하고 싶은 조언은 가고자 하는 대학들의 기숙사 문화를 꼭 점검하라는 것이다. 공동체 생활을 통해 하나님을 더 사랑하고 그리스도를 더 닮아가는 인품이 형성될 수 있지만, 공동체 생활을 통해 죄악에 더 빠질 수도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필자는 이 조언을 꼭 하고 싶다. 그리고 필자의 소망은 한인 학생들이 가능하다면 다른 문화를 가진 학생들과 방을 같이 써보는 것이다. 단순히 방을 같이 쓰는 것을 떠나 서로의 삶을 공유하고 서로를 더 이해하고 사랑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다. 많은 한인 학생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다른 한인 학생들과 같이 사는 것을 필자는 보아왔는데, 이럴 경우 대학에서만 누려볼 수 있는 귀한 배움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 미국만큼 다양한 인종이 가진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은 없기에, 한인 학생들이 더 적극적으로 배움의 기회를 누렸으면 한다. 그리스도의 인품을 가지고 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이끌어 나아갈 수 있는 한인들이 미래에는 더 많아지기를 꿈꾸기에 필자는 오늘도 기도하며 학생들을 지도하는 바이다.


필자 소개: 송준석 교수(tsong@jbu.edu)는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고 2012년부터 존 브라운 대학(John Brown University)에서 전자·전기·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지역교회에서는 장로로서 현재 대학부를 섬기고 있다. 송준석 교수의 예전 칼럼들은 www.NextGenChristianEd.com을 통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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