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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한 목사의 목회칼럼: 하나님 나라의 자격

얼마전 우리교회는 교회창립 기념 축복성회와 제직임명예배가 있었다. 명예장로님두 분과 명예권사님 한 분, 권사님 한 분, 그리고 두 분의 집사님이 세워졌다. 교회의 풍파가 지나간 후 오래도록 기다렸던 시간이었다. 함께 고통을 짊어지고 오래도록 참아왔던 열매가 맺히는 시간이었다. 그동안 아무말 없이 묵묵히 동참해준 성도님들이 참으로 고맙고 감사했다.

과정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제직임명을 위해 성도님들께 말씀드릴 때마다 성도님들은 ‘자격’을 말씀하셨다. “제가 아직 부족해서 임명을 못 받겠습니다”, “제가 바빠서 임명 못 받겠습니다.” 좀처럼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제직임명을 준비하면서 하나님께 기도하던 중, 한가지 깨닫게 하시는 것이 있었다. 내 자신을 먼저 보게 하셨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목사가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부족했다. 전도사로 사역하기 시작할 때도, 목사 임직을 받는 순간에도, 지금 한 교회를 담임하면서도 부족함을 면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하나님은 왜 이런 나를 사용하셨을까?’ 기도하는 동안 부끄럽고 하나님께 너무 죄송했다.

몇 날을 몸부림치며 괴로워할 때 마음에 큰 위로를 얻은 찬양이 있었다. “오랫동안 모든 죄 가운데 빠져 더럽기가 한량 없던 우리들 아무 공로 없이 구원함을 얻어 하나님의 자녀 지금 되었네”(통찬 206장 / 새찬 284장)



생각해보니 구원을 받는 순간조차 여전히 부족한 중에 구원을 얻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롬 5:8). 구원 받을 아무런 자격도, 어떤 공로도 없었지만, 하나님을 알지도 못하고 믿지도 않던 죄인이었지만,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의 사랑이 죄인된 나를 먼저 사랑하시고 구원해 주셨다. 구원 받은 것도 감사한데, 주의 종으로, 일꾼으로 부르시고 사명을 감당하게 하셨다. 내가 하고 싶어서, 혹은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주의 종이 된 것이 아니었다. 부족한 중에 하나님이 부르셨고, 부족함 속에 거부할 수 없어서 그저 말씀에 순종했다. 지금도 부족함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 놀라운 은혜를 깨닫고 나니 성도님들께 담대히 권면할 수 있었다. “집사님, 이번에 직분 받으세요”, “목사님,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해서 제직임명을 못 받겠습니다.” 이번엔 담대하게 말할 수 있었다. “하나님은 완전한 자를 찾으시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중에 순종하는 사람을 찾으십니다. 우리 모두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우리는 자격도 공로도 없지만, 하나님은 부족한 것은 채우시고, 모자란 것은 더하셔서 우리로 하나님의 일을 이루게 하십니다.”

주께 얻은 것은 그 어떤 것도 우리의 행위와 노력으로 얻은 것이 아니다.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로 얻은 것이다. 우리의 행위와 노력이 아무리 완벽하다 한들 하나님의 완전하심에 감히 비교할 수 있을까? 여전히 부족하지만, 하나님께서 감당하게 하신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면, 부족한 것은 채우시고, 모자란 것은 더하시는 은혜를 경험하게 된다. 우리의 부족함을 자랑으로 여길 것은 아니지만,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다. 부족함을 깨닫고 그저 겸손히 순종하면 그 위에 하나님의 은혜가 채워진다.

직분을 받는 자격보다 더 중요한 자격 하나가 있다. 교회 안의 모든 성도들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자격이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요 3:5).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자격은 ‘물과 성령’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과 예수님을 나의 주로 모셔들이고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야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자격을 얻는다. 직분을 가진 자는 직분자이기 이전에 하나님 앞에 ‘성도’이다.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다.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아닌 자가 직분을 받는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세우는 것과 같다. 물론 그럴 일도 없겠지만.

예수님의 열 두 제자는 제자가 될 자격이 있어서 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어부였고, 세리였고, 여전히 죄인이었다. 그런데 주의 부르심이 있었다.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마 4:19). 베드로는 자신이 죄인이라며 예수님께 떠나시기를 간청했지만, 부르심에 순종하여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다. 베드로는 놀라운 믿음의 고백을 통해 교회의 열쇠를 가지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부족한 자였다. 예수님을 세번이나 부인하고 저주하고 도망쳤다. 이런 베드로를 부활의 주님이 다시 찾아오셔서 그의 사명을 회복시키시고, 오순절 마가다락방에서 성령을 받은 후에 위대한 사도로 쓰임받게 되었다.

하나님은 스스로 완벽하다 생각하는 사람을 철저하게 깨뜨리신다. 자신의 죄인됨과 부족함을 깨닫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을 사용하신다.

교회는 지속적으로 영적 건축중이다. 참석하신 목사님의 권면의 말씀처럼 교회의 기둥들이 세워지고, 교회의 지붕이 덮이고 있다. 여전히 부족한 것이 많다. 그러나 부족함을 탓할 것이 아니라, 부족함 때문에 더욱 주를 의지하고, 부족함을 채우시는, 모자람에 더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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