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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대학 입학 후 첫 단기선교를 마치고

김동현 | 존 브라운 대학교(John Brown University) 전자·전기공학 전공

나는 중학교까지 한국에서 졸업하고 영어를 배우고자 필리핀에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처음에는 부모님이 유학에 많은 반대를 했지만 결국 나의 의견을 존중하였고 나는 필리핀으로 공부하러 갈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나는 한국인 선교사님들 밑에서 학교에 다니게 되었고 이를 통해 하나님을 알게 되었다. 필리핀에 있으면서 영어와 필리핀 현지어인 따갈로그어를 배웠는데 당시에 영어도 잘하지 못하고 따갈로그어도 역시 못했기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고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했고, 그리고 선교사님 가정의 추천으로 미국의 기독교 대학 존 브라운 대학교(John Brown University)에 올해 입학하게 되었다.

특별히 나는 대학 입학 후 첫 가을 방학(Fall Break) 맞아 오클라호마(Oklahoma)주 콜코드(Colcord)로 단기선교를 다녀왔다. 학교를 통해 이루어진 이 3박 4일의 시간 동안 나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그곳 현지 목사님들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단기선교팀과 함께 매일 저녁 그날의 배운 점을 나누고 하나님께 기도하며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처음에는 어색한 부분도 있었지만 이러한 시간을 통해 내가 성장했음을 느꼈다.

우리는 ‘이웃과의 공감(listening to neighborhood)’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섬기는 시간을 보냈는데, 이를 통해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그들에게 큰 힘과 위로가 되어 줄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나는 그곳에서 여러 목사님을 만났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콜코드에 위치한 경찰서의 서장이자 목사님으로 섬기는 분이었다. 이 목사님은 경찰과 목사의 일을 동시에 하는 것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경찰은 항상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죄를 지은 사람들을 처벌해야 하지만, 목사라는 직업은 사람들을 포용하며 그들을 용서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나누어주었다. 많은 분 중에서도 이 목사님이 나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준 것은 나의 아버지 역시 경찰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 목사님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단기선교를 가기 전, 나는 콜코드가 가난한 동네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난한’이라는 말이 별로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왜냐하면 어느 곳에나 빈부격차가 존재하고, 내 마음속에 미국은 잘 사는 부자 나라라는 인식이 있어 미국에서의 가난은 다른 나라의 가난과 다를 줄 알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잘못된 내 생각은 콜코드에서 한 아주머니를 만나며 바뀌게 되었다. 이 아주머니는 돈이 없어 노숙인 생활을 하다가 지인의 도움으로 두 딸과 함께 콜코드로 이주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아주머니는 가난한 살림에도 불구하고 항상 밝게 웃으면서 지냈고, 콜코드에 많은 발전 가능성이 있다며 긍정적인 마음을 보였다. 내가 미국에서 본 그 어떤 사람보다도 힘들게 살고 있었지만, 그러한 환경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아주머니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고 하나님의 손길이 콜코드와 아주머니의 가정을 어루만져 주고 있음을 느꼈다.



단기선교 기간 중 나는 필리핀에서 했던 봉사활동이 생각났다. 나랑 같이 생활했던 선교사님들의 선교는 필리핀의 원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이었다. 나도 가끔 주말이나 학교가 쉬는 날에 선교사님의 일을 도왔는데 그때마다 항상 선교사님들이 나에게 이야기해주었던 것이 있다. “남에게 베풀 때는 대가를 바라지 마라”라는 말이었는데 “악인은 꾸고 갚지 아니하나 의인은 은혜를 베풀고 주는도다”라는 시편 말씀(시 37:21)도 함께 배웠다. 그 말을 듣기 전까지 나는 가는 것이 있어야 오는 것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 말을 듣고 사회에서 나누어지는 지식은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웃에게 대가 없이 베풀고 관계를 통해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을 나는 필리핀에서 배웠는데 미국에 와서 그 배움을 실천할 기회가 생긴 것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는 이번 단기선교를 통해 내가 가진 것이 없어도 다른 사람에게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주님은 나뿐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많이 사랑하고 항상 우리의 곁에 있음을 알았다. 대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번 단기선교는 내가 하나님 안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게 된 시간이자, 내가 미국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편협한 사고에서 탈피하게 해주었던 시간이었기에 하나님께 참으로 감사하다.

“형제들아 너희가 자유를 위하여 부르심을 입었으나 그러나 그 자유로 육체의 기회를 삼지 말고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하라. 온 율법은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 같이 하라 하신 한 말씀에 이루었나니 (갈 5:13-14).”

김동현 | 존 브라운 대학교(John Brown University) 전자·전기공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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