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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천국 백성: 빛과 소금으로 “존재”하는 삶

이동열 목사

예수님께서 공생애 기간 동안 제자들과 따르는 무리들을 향해 말씀하신 가르침의 핵심은 천국, 하나님 나라에 대한 것이었다. 복음서는 곳곳에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천국 복음 (마태복음 4:23; 9:35; 24:14) 혹은 하나님 나라 복음이라 (마가복음 1:15; 누가복음 4:43; 8:1; 16:16) 칭한다. 예수님의 길을 예비했던 세례 요한의 메시지의 핵심은 천국이 가까왔으니 회개하라는 것이었고 (마태복음 3:2) 예수님께서도 본격적으로 공생애 사역을 시작하신 후 처음으로 동일한 말씀을 전파하셨다. (마태복음 4:17) 이후로도 예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의 임박한 도래를 강조하시며 천국을 다양한 비유를 통해 가르치셨다.

특히 산상 설교는 천국 백성의 모습에 대한 가르침이다. (마태복음 5-7장)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빌립보서 3:20; 에베소서 2:19) 이 땅에서 어떠한 모습과 태도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말씀이다. 하나님 나라 백성인 우리는 이 땅에서 어떤 존재인가? 예수님께서는 천국 백성을 향하여 세상의 빛이요 소금이라 하신다. 세상과 구별되어 영향력을 끼치며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자들인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세상에 빛을 비추라 하지 않으시고 소금을 뿌리라 하지 않으신다. 그저 세상의 빛이다 소금이다, 빛으로 소금으로 존재한다 하신다. 세상에 빛을 비추고자 하면 어두운 세상과 나를 구별시키고 분리시켜야 한다. 세상에 소금을 뿌리고자 한다면 썩어가는 세상에서 발을 빼고 한 발 물러나야 한다.

결국 천국 백성으로서 우리 삶이 이 세상을 변화시켜야만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끊임없이 세상과 자신을 구별하고 나누려는 경향을 갖게 한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로 구별을 위한 외적인 명분을 세우게 하고 그 명분을 자기 열심으로 추구하도록 만든다. 



하지만 성경은 우리로 빛을 비추라고 소금을 뿌리라고 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는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빛으로 존재한다. 온 세상을 회복하러 이 땅에 오신 그리스도를 만나 소금으로 존재한다. 우리가 빛이고 소금이라면 우선 빛이요 소금인 나의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이 우선된다.

이전에 깨닫지 못했던 깊은 죄된 성품과 이 죄성에 대해 내가 무능함을 깨닫는다. 그리고 팔복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듯이 가난한 심령, 애통하는 마음, 의에 주리고 목마른 그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선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부터 하나님께서 변화시키신다. 우리의 상한 심령을 위로하시고 치료하시며 우리의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변화시키신다. 

변화는 내가 세상과 나를 나누려고 외적인 행위에 집착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외적인 몇몇 가지 명분에 집착하게 되면 결국 바리새인과 같이 겉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한 모습을 낳기 마련이다. 진정한 변화는 빛과 소금으로 나의 존재를 깨닫고 그 빛을 내면에 비추고 내 안에 부패된 죄성을 들고 가난한 마음, 애통하는 심령으로 하나님 앞에 설 때에 시작된다.

그럼 그렇게 빛과 소금으로의 나의 존재가 내 심령으로부터 내 주위 가장 가까운 곳으로 흐른다. 빛으로의 나의 존재가 가장 가까운 관계부터 비춘다. 온 세상이 죄로 부패되고 썩어 들어감에도 소금으로의 나의 존재로 인해 내가 머무는 곳의 부패를 막아 선다. 

이처럼 신자가 그의 믿음으로 이루는 변화와 개혁은 근본적으로 성별보다 성화가 우선된다. 성별과 성화 모두 거룩하게 한다는 의미이나 전자는 하나님을 위하여 헌신되어 구별한다는 의미를 갖지만 후자는 죄로부터 해방되어 깨끗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곧, 성별이 외적인 갱신을 의미한다면 성화는 내적인 갱신을 의미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서 시작되었으며 성령께서 이루시는 성화의 과정은 우리를 세상으로부터 분리시켜 종교적인 제도와 의식에 연결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내적(內賊), 우리 안의 죄된 성품으로부터 해방시켜 삶의 모든 영역 가운데 질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갱신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 가운데 자연히 우리의 존재는 세상과 구별된다.

2017년이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 간다. 종교 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해라 모두 하나같이 개혁을 외치며 교회가 이렇게 바뀌어야 하고 세상이 저리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여기저기 빛을 비추어 추한 모습을 들추었고 그렇게 발견한 곳마다 거칠게 소금을 뿌려 대기 분주했다. 하지만 개혁이 있어나 세상이 바뀌었는가?

개혁은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운동을 일으키고 세를 모으고 열심을 내고 따르지 않는 이들을 손가락질한다고 일어나지 않는다. 개혁은 빛으로 소금으로 신실하게 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일으키신다.

빛이기에 자신 안의 영적 무지를 깨닫는 이들… 소금이기에 자신 안의 영적 부패를 쓰라리게 느끼는 이들… 그렇기에 날마다 가난한 심령으로 애통하는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무릎 꿇는 이들… 바로 그 자리부터 하나님께서 변화시키신다. 상한 심령을 변화시키시고 변화된 심령으로 하루하루를 살게 하신다. 그들의 삶을 통해 가장 가까운 관계부터 빛이 비추인다.

가장 가까운 자리부터 죄가 더 이상 썩어 들어가지 못하고 부패가 끊어진다. 그렇게 신자가 이 세상 속에 빛으로 소금으로 신실하게 존재하며 하나님의 영향력으로 살아간다. 종교개혁 500주년, 나의 마음에 먼저 이러한 개혁이 시작되기를…

이동열 목사

총신대학교 기독교교육학 (B.A.)
합동신학대학원 목회학 (M.Div.)
South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기독교교육학 (M.A.C.E.)
South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기독교교육학 (Ph.D. Candidate)
(前) 성서유니온선교회 청소년, 어린이 매일성경 집필, 편집
(前) Syncwise 집필
(前) 중앙연합감리교회 교육부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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