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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 태극기는 내려놓고 합시다

토니 채 | 텍사스 중앙일보 부사장 겸 편집국장

국기(國旗)는 한 국가를 상징한다. 그렇다면 국가란 무엇인가?

여러 학자들이 정치적·철학적 의미의 다양한 정의를 내리지만,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에 의하면 국가는 국민이다.

좌파든 우파든, 진보든 보수든 국민은 다양한 정치적 신념과 생각의 자유를 보장 받으며, 주권(主權)을 행사한다. 적어도 대한민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국기는 모든 국민을 대표하는 상징인 것이다. 국제 행사나 스포츠에서 한국을 대표할 때, 국경일을 경축할 때, 독립운동과 같은 구국(救國) 활동 등에서 태극기는 온 국민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를 상징한다.



지난 2일(수) 휴스턴에서 ‘문재인 퇴진·조국 감옥 촉구 궐기 대회’라는 집회가 열렸다. 휴스턴과 달라스에서 활동하는 ‘애국’ 단체들이 주최한 집회라고 한다.

이들은 ‘문재인 하야’, ‘조국 구속’을 외쳤다. 또 한기총이 주최하는 ‘문재인 하야 국민소환청원 서명운동’도 펼쳤다. 물론, 태극기도 등장했다.

타이밍상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라는 한기총 전광훈 목사 주도의 단체가 10월 3일(한국시간) 광화문에서 주최한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 대회’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들의 주장에 대한 옳고 그름을 따질 생각은 없다. 다만, 이들이 매번 집회에 들고 나오는 태극기에 대해서는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박근혜 탄핵 이후 이른바 ‘태극기 부대’가 생겨났다. 집회에 태극기를 들고 나와서 붙은 이름이다. 가끔 성조기와 이스라엘기도 등장한다는데, 그 취지는 아직도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이들은 진보 정권과 그 지지세력을 부정하고, ‘이승만-박정희-박근혜로 이어지는 건국역사 바로 세우기’ 등을 주장한다. 다 좋다. 어차피 이 또한 헌법이 보장한 권리 아니던가.

하지만, 자신의 정치적 주장이 마치 온 나라와 국민을 대표하는 듯, 태극기를 특정 세력 집회의 ‘소품’으로 전락시킨 발상은 이해할 수 없다.

이들의 손에 들린 태극기를 보면 군사독재시절 누군가 내린 국가에 대한 정의가 떠오른다.

“각하가 곧 국가다.”

박정희 경호실장 차지철이 했던 말이다.

굳이 옳고 그름을 논할 가치는 없겠으나, 당시 상당 수의 국민이 이 같은 생각 속에 살았고, 아직도 그러한 국민들이 있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이들에게 제안한다. 태극기 대신 박정희, 아니면 이승만이나 박근혜 초상화로 깃발을 만들어 집회에 들고 나올 것을.

무엇을 주장을 하든, 태극기는 내려놓고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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