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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닦아라

수신제가 치국평천하. ‘예기’에 나오는 말로 혼란한 시기에 서로 잘났다는 인물들이 나와 우후죽순처럼 권력을 잡으려 하니, 이에 먼저 자기 인품을 닦고, 가정을 잘 이루고 나라를 다스려야 비로소 세상에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말이다. 사람이란 인격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인격이 부족한데 돈과 권력이 있다고 리더가 되는 것처럼 세상에 불행한 일은 없다. 인류 역사는 그런 자들로 인하여 문명이 파괴되었고 분쟁이 일어났다. 우리 사회가 언제부터인가 인간의 도리와 분별력을 잃어버린 사람들로 온갖 추문에 휩싸여 있다. 성추행과 뇌물과 부정한 일들로 손가락질을 받는다. 나이와 배움도 소용이 없다. 제법 유명하다는 사람들이 비상식적인 못된 짓에 연루되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있어 온 일이었지만, 약자들의 울부짖음은 항상 권력에 묻혀버렸다.

 이제 세상이 달라졌다. 아니 달라져야만 한다. 정상적인 세상으로 가는 길이다. 너무 오랜 세월 왜곡된 의식 속에 갇혀 살았기에 이제는 그것을 벗고 정상적인 인간성 회복 운동에 나서야 할 때이다.

어느 집성촌에서 경험한 일이다. 온 마을이 집안이라 유교적인 위계가 있던 마을이었다. 그런데 마을이 개발되고 갑자기 땅값이 올라 졸지에 부자들이 생겨나고 개발이익에 눈 뜬 젊은층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나이 들어 재테크에 밝지 않은 어른들은 자연스럽게 소외되었다.

어느덧 재력 없는 어른들은 세상을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 취급받게 되었다. 마을이 발전하면서 개발로 인한 인간성의 타락도 볼 수 있었다. 경제적 능력이 없으면 어른 취급도 못 받는다는 어르신들의 넋두리가 현실이 되었다. 예전에는 어른이 있고, 인품만으로 충분히 존경받았다. 그분들의 인격을 따라 배우려는 마음들이 많았다.



지금의 교육 목표는 무엇인가? 자녀들 교육에도 인성을 키우는 것보다는 돈 잘 버는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되어 있고, 세상에서는 이를 성공이라고 말한다. 오늘날 우리들의 일그러진 사회상속에는 바른 인성교육과 실천을 제대로 하지 못한 우리 모두의 책임이 있다. 먼저 내 자녀부터 올바른 인성을 위해서 부모가 바른 삶의 태도를 가지고 살아야 한다. 가장 나쁜 교육 가운데 하나는 부모는 잘못 살면서 자녀에게 “너는 나 같은 인생을 살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이다.

요즘 교회에서 중독치유 모임을 한다. 알코올과 마약 등 여러 가지 현대사회에 만연한 중독들을 논하면서 결국은 부모와 가정생활로부터 후손들의 중독성이 습득된다는 말을 들었다. 한 사람의 잘못된 인격이 가족에게 유전처럼 전해진다니 무섭기까지 하다. 현대 사회는 편리함과 더불어 인간성을 파괴하는 요소들이 많다.

수많은 사람이 희망을 잃고 살아가고 있다. 지금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사람들이 배움이 부족하고 똑똑하지 않아서 그런 어리석은 죄악에 빠진 것은 아니다. 문제는 스스로 인격장애로 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자기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산다. 깨어서 나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람들이 종교나 각자의 노력으로 수덕(修德)생활을 하는 것은 재물의 복과 성공이 목적이 아니다. 나의 인성을 바르게 하기 위한 노력이다.

 성인이나 존경하는 분들의 인격을 배우며 거울로 삼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세상은 안전하고 평화로워질 것이다. 우리는 어느 정도는 수도자 같은 자세로 자기를 돌아보고 인격을 닦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문의: 410-818-8213

이완홍 신부/메릴랜드 성요한 성공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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