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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로마 가톨릭과 한국의 인연

요즈음 세간의 많은 이에게 화제가 되고 있는 뉴스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 순방 중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1시간가량 단독 면담하면서 북한을 방문해달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획기적인 뉴스가 아닐 수 없다.

남북이 분단된 이후 처음으로 있는 일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로마 교황청과 한국 가톨릭의 인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지금으로부터 3백4십여 년 전인 1784년 이승훈이 자진해서 북경 천주당을 찾아가 영세(領洗)를 받고 돌아와 이벽, 정약전 등과 더불어 신앙공동체를 형성하고 교리를 연구하고 실천하였으며, 그 해 9월부터 신앙을 받아들이는 이웃들에게 세례를 주기 시작 하였다. 이렇게 로마 가톨릭과 한국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선교사가 입국하기도 전에 천주교를 자생(自生) 시켜서 씨앗을 뿌리기도 전에 싹을 틔웠으니 로마 가톨릭 전도사상(傳道史上) 이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던 것이다. 주로 정권에 참여하지 못한 남인 출신 양반과 중인들이 주로 천주교를 믿었는데, 점차 서민층, 특히 여성들을 중심으로 확산 되어 갔다.

이렇게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생겨나서 1795년 최초의 사제(司祭) 인 주문모가 한국에 들어오기 전까지, 불과 5년 만에 무려 4천 명의 신도(信徒) 가 생기는 놀라운 일이 벌여졌다. 이를 두고 천주교인들은 처녀회태(處女懷胎)라고 말한다. 그러나 ‘하느님 앞에서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가르침은 조선사회를 지배 하던 양반들에게는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종교 활동을 금지를 시키는 계기를 만든다. 이 상황에서 1791년 전라도 진산에 사는 양반 윤지충과 권상연이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신주(神主)를 불사르고 가톨릭 식으로 장례를 치렀다는, 소문이 서울에 까지 전해진다.



이에 사회도덕을 문란케 하고 ‘무부무군 (無父無君)’ 즉 “아버지도 모르고 임금도 모르는” 사악한 종교를 신봉하였다 하여 사형을 시킨다. 이 사건이 신해(辛亥)년에 일어났다고 하여 ‘신해박해’다. 계속해서 신유년, 기해년, 병오년, 병인년 등. 다섯 차례에 걸쳐 만 명이 넘는 신도들이 ‘새남터’에서 순교를 당하게 된다. 이런 보고를 받은 당시 로마 교황 비오 6세는 “말문이 막히도록 경탄한 나머지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한다.

그러나 이들이 박해를 받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천주교에 관대한 안동 김씨로부터 권력을 탈취하기 위하여 풍양 조씨 세력이 의도적으로 일으켰다고 역사가들은 말한다. 현재 한국에는 로마 가톨릭 성인이 모두 103명 있으며, 이들을 두고 1866년 박해 때 순교한 프랑스 의 베르뇌 주교는 “조선 민중의 성격은 단순 명료하여 성교(聖敎)의 진리를 가르치면 쉽게 감동하여 입신(入信)을 하고, 부나비처럼 어떤 희생도 불사하는 주님의 가장 가까이 있는 양들”이라고 평 했다.

북한은 1988년 평양에 천주교 성당이 한국 전쟁 이후 처음으로 세워 졌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의 말에 따르면 김일성 주석 은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교황의 방북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과연 김정은 위원장이 할아버지의 뜻을 받아들여 종교를 통한 외교로 남북통일을 위한 길을 진짜로 터놓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교황과의 만남이 과연 이루어질지 기대된다.


김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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