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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의 국제칼럼] 트럼프의 ‘분노’가 불러온 제2의 워터게이트?

‘머피의 법칙(Murphy’s Law)’이란 미국의 항공엔지니어 머피가 “잘못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항상 잘못된다”라고 언급한 일종의 확률 예측이다.

현재 미국뿐 아니라 온 지구촌의 정치계와 카지노를 달구는 ‘뜨거운 감자’는 단연코 ‘화요일의 대학살’이라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수사국(FBI) 코미 국장 전격 해임 사건이다. 무서운 속도로 번지는 후폭풍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패닉’상태에 빠지고 탄핵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지난 1주일(5월 9일~16일)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지난 9일(화)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국장을 전격 해임했다. 코미 국장은 4년 전에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했다. 일반적으로 FBI 국장은 정치적 독립을 지키기 위해 임기 10년이 보장되는데도 트럼프는 이 같은 불문율을 깬 것이다. 공식적으로 발표한 해임 이유는 “그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FBI를 효율적으로 지휘할 수 없다”였다. 일종의 문책론이다.

그러나 그다음 날(10일)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가 ‘러시아 커넥션’에 대한 강한 수사 의사를 표명한 것에 분노해서 그를 해임했다”라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예상치 못한 치명적인 ‘자충수’는 11일 저녁 NBC 방송 간판 앵커 레스터 홀트와의 인터뷰에서 발생했다. 첫째, 트럼프는 “(법무부 차관의) 건의에 상관없이 코미 국장을 (이미) 해임하려 마음을 먹었었다”라고 말했다. 이는 로즌스타인 법무차관의 건의를 받아 코미 국장을 해임했다고 전날 발표한 백악관의 공식 해명을 부인하고, 자신이 직접 코미의 해임을 결정했다는 얘기이다. 둘째, 트럼프는 이 인터뷰에서 또 하나의 예상치 못한, 본인만이 알고 있던 뜻밖의 사실을 폭로했다. 즉, 트럼프 본인이 어느 만찬에서 코미 전 국장에 “세 차례나 ‘내가 (러시아 커넥션 의혹 관련) 수사 대상이냐’라고 물었더니 코미 전 국장이 ‘당신은 수사를 받고 있지 않다’라고 답을 했다는 주장이다. NBC는 대통령이 FBI 국장에게 자신이 수사 대상이냐고 묻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행위로 FBI의 범죄 수사 규정에 어긋난다고 보도했다. 자칫 ‘수사 방해’라는 의혹이 생길 수 있다.

이 방송 내용이 알려진 다음 날(12일) 민주당 진영과 법조계의 분위기는 급변하기 시작했다. 이날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법무부 감찰관실에 서한을 보내 FBI의 ‘러시아 커넥션 수사’에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개입이 있었는지를 공개적으로 질의하고,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20개 주 법무장관들도 같은 날 “(러시아 연계설 의혹에 대한) 독립적인 특별검사 선임만이 대중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라는 내용의 서한을 법무부에 보냈다.

워싱턴 정가를 강타한 코미 국장의 전격 해임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거의 ‘패닉’ 상태에 빠진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신임 국장의 신속한 임명으로 이 위기 국면을 벗어나려 한다.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의 후임 인사를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결정할 것으로 본다.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도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이 예정된 오는 19일 이전에라도 신임 국장 인선이 결정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법무부 장관과 차관이 유력한 8명 후보의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민주당 슈머 상원 원내 총무는 지난 15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신임 FBI 국장의 신속한 임명 저지를 선언했다. “2016년 미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는지를 수사하는 독립된 특별검사를 임명하기 전에는 코미 전 국장의 후임자 지명을 저지할 생각이다. 왜냐하면, 누가 FBI의 신임 국장이 되느냐가 누가 러시아 대선 개입을 수사할 특별 검사가 되느냐와 직결되어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본인의 충격적인 폭로로 다시 불이 붙은 2016년 미 대선 중 ‘러시아의 선거 개입’과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당국의 연계설에 관련한 FBI 수사 또는 특별검사의 수사는 이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되고 있다.

찻잔 속의 미풍으로 끝날 수도 있고, ‘머피의 법칙’이 작용하여 트럼프 행정부의 ‘헌정 위기’라는 대형 참사로 번질 수도 있다. 오늘 칼럼의 결론을 워싱턴 포스트의 사설(5월 16일)로 대신한다. “신임 FBI 국장은 초당적인 인물이 되어야 한다. 이름 뒤에 R(공화당)이나 D(민주당)라는 꼬리표가 붙어서는 안 된다.”

박영철/전 세계은행 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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